[Brand Marketing] 곰표 브랜드 캠페인 레트로, 콜라보레이션보다 본질적인 건 브랜딩의 지속 가능성
광고계동향 기사입력 2020.08.27 03:24 조회 10715
Brand Marketing
글 황재석 플랜힐앤컴퍼니 대표
 

 
곰표 브랜드 캠페인
레트로, 콜라보레이션 보다 본질적인 건 브랜딩의 지속 가능성
 


대한제분과의 첫 만남
 
2018년 대한제분을 처음 만났던 것은 정작 마케팅과는 상관없는 자리였습니다. 사담을 나누던 중 대한제분이 67년 만에 처음으로 마케팅팀이 발족되었고 마케팅 전략 수립을 위해 대형 광고대행사를 비롯해 다양한 업체들을 만나고 있다는 말을 듣게 되면서, 곰표 브랜드에 대한 개인적 호감으로 아이디어를 나눈 것이 일의 시작점이었습니다. 마침 당사의 마케팅사업부인 플랜힐이 현대자동차와 CJ를 비롯한 기업 고객들을 활발하게 대행하고 있던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당시 이야기를 듣던 중 BI가 변경되면서 기존 컬러인 초록색을 버리고 파스텔컬러인 민트색으로 바뀐 것이 아쉬웠습니다. 분명 세련돼졌지만 당시 BI 트렌드 관점에서 보면 모두가 세련되어지던 시기여서,역설적으로 결국 그 중에 하나가 되었다는 점에서 평범해졌다고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원색(Primary Color)은 소화하기 힘들지만 각인 효과가 분명하기에 이미 67년 동안 인지된 주색인 초록색을 다시 마케팅 컬러로 활용했으면 했습니다. 당시 아직은 레트로 유행이 끝나지 않았다고 봤기에 적어도 1~2년간은 기존 BI와 컬러를 살리되 키치함을 지양하고 모던하게 재해석된 뉴트로 캠페인을 했으면 좋겠다는 제안이 주된 대화 내용이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소비자 체험 가능 제품으로 밀가루 자체는 용도가 제한적이었기에 2030세대들에게 브랜드 접점을 늘릴 수 있는 레트로 굿즈를 제작해 온라인 캠페인으로 배포하는 안을 더했습니다. 사담으로 끝날 수 있었던 그 날의 에피소드는 수개월 후 대한제분이 플랜힐을 다시 찾았을 때 보다 구체적인 캠페인으로 이어지게 됐습니다.


 
 

곰표 ‘레트로하우스’ 캠페인 (2018년~2019년 초순)
 
첫 해 당시 파일럿 프로젝트였던 만큼 예산은 제한적이었습니다. 때문에 통상적인 방식으로 셀러브리티를 고용하거나 대형 매체에 예산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대행사 입장에서는 그만큼 힘들어지겠지만 순간적인 가시효과보다는 브랜딩의 기초를 닦는 것이 장기적으로 맞다고 판단해 효용성 높은 온라인 캠페인을 중심 거점으로 운영하기로 했고,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곰표 레트로하우스’입 니다. 당시 메인 타깃 중 특히 20대에서의 곰표 브랜드 인지도는 생각보다 낮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들과 추가적인 접점을 만들 수 있는 콜라보레이션은 처음부터 계획된 도구였습니다. 다만 제휴업체 관점에서 곰표가 좀 더 매력적으로 보일 필요가 있다는 문제점 또한 인지하고 있었기에 온라인을 통한 사전 확산은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우선 단독으로라도 곰표 레트로하우스의 인지를 높일 수 있어야 했기에 당시 파격적인 개념인 ‘럭키100’ 이벤트를 중심으로 곰표 디지털 브랜드 전시관의 노출과 유입을 최대화했습니다. 럭키100 이벤트는 선착순 일 100명에게 100원의 가격으로 레트로 감성으로 제작된 곰표의 굿즈를 랜덤으로 판매하는 방안이었습니다. 고액의 경품을 제한된 인원에게만 제공하는 방식은 원래부터 플랜힐이 선호하던 방식이 아니었기 때문에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다수에게 가치가 있는 물품을 제작할 수 있는 노하우가 있었습니다. 당시 배포된 포스트잇, 스케치 북, 3D페이퍼 아트, 에코백 등이 2030세대들에게 긍정적인 바이럴 효과를 부여했고 일 100명 선착순이라는 점과 역설적으로 원하는 제품을 고를 수 없고 랜덤 당첨이라는 중독성 요소 때문에 캠페인 끝까지 지속 가능한 유인 요소가 될 수 있었습니다.
  
콜라보레이션 첫 번째 아이템으로 곰표의 밀가루 이미지가 주는 미백 감성을 FUN 포인트로 삼아 쿠션 화장품을 기획했고 이를 실제 구현해 줄 수 있는 화장품 제조사를 역으로 찾기 시작한 것은 캠페인이 시작된 후였습니다. 콜라보레이션이란 양사의 보완적 관계가 일치될수록 파급력이 크기에 규모보다는 기술력과 진정성을 가진 업체를 찾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해당 판단은 결과적으로 그 해 콜라보레이션 제품으로는 이례적으로 곰표 밀가루 쿠션이 ‘겟잇뷰 티’ 쿠션 분야 1위를 차지하게 돼서 이벤트성 상품이 아닌 해당사의 대표 제품이 된 것으로 그 효용을 이어가게 됐습니다.
 
그렇게 2018년에 시작한 캠페인은 2019년 봄까지 곰표 브랜드를 시장에 다시 한 번 재인식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목표했던 2030에서 가장 호응도가 높았으며 브랜드 평판 조사에서도 경쟁사 대비 유의미한 결과를 냈고 무엇보다 한 단계 높은 제휴 마케팅의 인지를 확보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지속가능한 브랜딩의 첫 단추를 끼었다는 점에 의의를 둔 해였습니다.
 

곰표 ‘베이커리하우스’ 캠페인 (2019년 중순~ 2020년 현재)

 
 

곰표 마케팅을 주목하셨던 분들이 의외로 잘 모르시는 사실은 곰표 마케팅에 있어서 직접적인 레트로 키워드 사용은 첫 번째 캠페인과 함께 종료됐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현재 곰표가 하고 있는 어떤 마케팅에도 레트로만을 메인 키워드로 소구한 적이 없습니다.
 
2018년의 레트로 캠페인이 브랜드 인지 저변을 늘리는 활동이었다면 2019년 은 소비자 접점 가능성을 확인하는 해로 목표를 잡았습니다. 첫 번째로는 곰표가 제분 회사라는 것을 본질적으로 알리고 제분 회사로서의 경쟁력을 관계자들에게 인지시키고자 했습니다. 두 번째로는 제분 제품으로서의 곰표의 특성을 간접적으로라도 보다 많은 소비자들에게 경험하게 해드리고 싶었습니다.
 
그 첫 번째로 실제 대한제분 곰표 제품이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베이커리 카테고리를 알리고 불특정 다수가 아닌 제과제빵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캠페인을 설계했습니다. 때문에 레트로하우스를 베이커리하우스 테마를 바꾸고 세그먼트를 정확히 분리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해당 분야의 관계자 및 종사자에 게 브랜드 호감을 이끌어 내는 것은 결과적으로 B2B의 확장에도 유의미한 연결 고리를 만들어내기에 장기적인 영업 지원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다수의 일반 소비자들에게 곰표의 브랜딩을 어떻게 확산시킬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습니다. 가공품으로의 B2C 제품이 거의 없는 곰표의 제품 한계상 원료로서 소비자에게 인지되는 이미지 태그들을 조사해본 결과, 하얗다, 크다, 깨끗하다, 가성비가 좋다 등을 통해 가이드를 마련해 보다 직접적인 식품 카테고리에서의 콜라보레이션을 준비했습니다. 자사 제품은 아니지만 소비자들 이 곰표 브랜드 제품들을 실제 소비하고 있다고 느끼고 그것이 경쟁력있는 가치와 감성을 제공한다면 성공적인 접근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때문에 곰표 밀맥주의 경우도 기획부터 제작까지 실제로는 반년에 걸쳐 설계 된 제품으로 단순히 기성 제품에 로고만을 제공한 것이 아닌 기획, 타깃, 맛의 가이드까지 마케팅 요인을 논의해 만들어진 제품입니다. 현재 보고 있는 곰표 의 모든 콜라보레이션 제품은 최소 3개월 전부터 최대 1년 전부터 준비되고 있는 제품으로 단순히 브랜드를 전파하는 데만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닌 브랜드 속성 체험의 결과에 초점을 맞추고 설계된 제품들입니다.
 
실제 판매량을 보장하지는 못하는 이벤트성 레트로 마케팅 사례와는 달리 곰표 화장품, 곰표 팝콘, 곰표 밀맥주 등은 규모적으로도 유의미한 지속 판매를 이뤄냈기에 결과적으로 소비자에게 목표한 체험과 가치를 제공했고 한 편으로 협업 대상자에게 곰표를 선택하게 한 마음의 짐을 덜었다는 안도감을 줬습니다.
 
 


  
다음 캠페인을 준비하며
 
캠페인 3년차인 올해까지는 우리가 마케팅을 시작했다는 것을 알리고 곰표의 새로운 브랜딩을 구축하는 시간이었다고 봅니다. 목표한 기간을 벗어나면서까지 무리함을 추구해 반세기 넘게 이어져 온 곰표의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는 실수는 처음부터 경계할 부분이었습니다.
 
유의미한 콜라보레이션과 지속 가능한 캠페인은 일부 유지하되 2021년에는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새로운 장기 과제에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이미 만들어진 상품을 어떻게 마케팅할까 하는 기존의 관례와 달리 마케팅을 통해 얻어 낸 소비자 반응이 거꾸로 상품을 만들어 내고 산업에 영향을 끼치는 시도를 이끌어내고자 고민하고 있습니다.
 
사실 곰표 브랜드 캠페인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사용됐던 레트로 스타일이나 콜라보레이션은 당시의 필요에 의해 선택한 하나의 도구에 지나지 않습니다. 본질은 보다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브랜드를 인지, 체험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이냐에 대한 고민이었고 그 고민을 효율적으로 담아낸 캠페인을 수행하는 것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가진 능력에 비해 과분한 관심을 받았음이 부끄러운 순간이 있습니다. 또한 과정에서 더 깊은 통찰과 고민을 보여주신 대한제분 마케팅팀에 감사드립니다. (* 대한제분은 플랜힐 외식사업 관계사인 프랭크서울의 대표로 만나게 됐습니다.)
 
#곰표 ·  #브랜드 ·  #마케팅 ·  #대한제분 ·  #레트로하우스 ·  #베이커리하우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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