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Insight 2
글 김영신 HS애드 Hybrid미디어바잉 1팀 책임
OTT서비스 대전(大戰),
광고의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PPL 전략
코로나19가 가속화시킨 미디어 연합 간 OTT서비스 대전
세상을 뒤흔든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없었다고 해도, 2020년 미디어 업계의 화두는 ‘OTT서비스’였을 것이다.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제작사/방송사, 디지털 동영상 회선과 서비스 플랫폼을 제공하는 통신사, Youtube/Netflix로 대표되는 글로벌 OTT서비스까지, 다양한 주체들이 수직적-수평적인 연합을 구성하여 방송의 미래라고 여겨지는 OTT 사업의 주도권을 획득하기 위한 전쟁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9년 하반기부터 지상파 방송 3 사와 SK 텔레콤의 OKSUSU가 연합한 ‘Wavve’를 시작으로, CJ E&M과 JTBC의 연합 OTT 서비스인 ‘티빙(TVING)’ 등 방송사-통신사 중심의 연합체들의 경쟁구도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Wavve는 강력한 글로벌 OTT 서비스에 대항하기 위해 TVING에 공개적으로 합병 의향을 나타내어 이슈가 되었다. OTT 대전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경쟁자도 오늘의 동맹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생존을 위한 동맹의 대상을 국내로 한정할 필요는 없다. LG유플러스는 가장 먼저 Netflix와의 제휴를 시작하여 신규 가입자 유치에 성공하였으며, 곧 KT 올레TV 셋톱박스로도 Netflix를 볼 수 있을 예정이다. 국내의 대표적인 방송클립 VOD 제공업체인 SMR도 네이버TV, 카카오TV를 넘어 Youtube에도 방송클립을 제공하기 시작하였다. 단 이런 합종연횡의 와중에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사람들에게 OTT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충분한 재택 시간을 제공하였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었던 3 월 국내 Netflix 사용자는 2월 대비 22% 증가했으며, 총 사용시간 또한 2월 대비 34%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외부 활동에 투여되었어야 할 여가비와 여가시간이 OTT서비스를 통한 ‘시리즈 몰아보기’로 집중되었음을 알 수 있다. 친구들과의 채팅 대화방에서 ‘Netflix에서 볼만한 시리즈 뭐 없어?’는 이제 흔한 인사말이 되었다.
이런 현상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더 두드러진다. 해당 기간 Netflix의 글로벌 유료 구독자는 계속 증가하여 현재 1억 9천만 명을 넘기고 있으며, 북미에 이어 유럽 등 일부 지역에서 먼저 론칭한 Disney+는 4개월 만에 5천만 명이라는 유료 구독자를 확보하였다. 디즈니는 디즈니 오리지널, 마블, 폭스, 스타워즈까지 보유한, 그야말로 글로벌 콘텐츠 재벌이며, 이미 OTT 강자 중 하나인 Hulu를 미국 최대 케이블 방송 배급사인 컴캐스트로부터 인수한 상태였다. Disney+의 한국 론칭이 당초 계획 보다 1년 늦은 2021년으로 연기된 것은 아직 자생력을 갖추지 못한 국내 OTT서비스 사업자들에게는 조그마한 위안이 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론칭 연기 이유가 ‘보유한 콘텐츠가 너무 많아 현지 자막 작업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으니... 거대 디즈니가 참전할 이 전쟁은 2021년 에 더욱 격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돈으로 광고를 회피하는 시대,
OTT서비스가 불러올 광고의 위기
이미 수년 전부터 Youtube, SMR 등 Clip VOD OTT서비스의 광고매출은 동영상 광고 경쟁자인 TV 광고 매출을 잠식해오고 있다. 과거 수십 년 간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미디어의 침체와 신규 미디어의 등장은 광고 미디어 담당자에게는 당황스러운 과제이다. 하지만, 결국 그 과제는 해결되었고, 현재는 Youtube도 동영상 광고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일상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오히려 한정적인 재원과 인기 프로그램 스팟을 가지고 치열하게 경쟁했던 과거 TV 시장보다 재원의 확보/관리 측면에서는 더 수월한 부분도 있다.
그러나 TV와 동일하게 Full VOD를 제공하는 OTT서비스의 도전은 지금까지와는 차원을 달리한다. Netflix, TVING(CJ, JTBC), Wavve(KBS, MBC, SBS), Watcha, 그리고 2021년에 등장할 가장 강력한 도전자 Disney+까지, 이들 Full VOD OTT서비스는 기본적으로 ‘광고가 없다.’Full VOD OTT서비스는 광고가 없기에 미디어 플랜 안에 넣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심지어 Clip을 주로 소비하는 Youtube 내에서도, 광고 없이 Youtube를 이용할 수 있는 ‘Youtube Premium’ 상품이 빠르게 가입자 를 늘리고 있다.
아이러니한 점은, 트렌드에 민감한 광고인들이 이런 변화에 가장 먼저 적응한다는 것이다. 후배들에게 ‘우리는 광고 트렌드를 모니터링해야 하니 Youtube Premium을 해지하라’는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이다. 광고인이 광고를 보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물론, 코로나19로 인한 경제불황이 장기적으로는 OTT서비스 유료 구독 의향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하지만, 코로나 19 사태를 통해 그동안 Netflix나 Youtube Premium이 광고나 1개월 무료 프로모션을 통해 이루고자 했던 목표가 상당 부분 달성되었다는 점은 부정할 수가 없다. 자사 서비스에 접근할 수 없었던 많은 시청자가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을 통해 이용 경험을 얻게 되었다. 향후 경제 불황이 오더라도, 콘텐츠의 다양성과 시청 편리성에 충분한 지불 여력이 있는 소비자들은 이미 발을 들여놓은 서비스를 쉽게 해지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렇게 지불 여력이 있는 소비자들이 사실 불황에서도 가장 가치 있는 광고 타깃이라는 점은 광고 미디어 담당자를 더 큰 고민에 빠지게 만든다.
OTT서비스를 통해 더 많이, 더 명확하게,
더 넓고 빠르게 확산하는 PPL
광고 없는 매체 속으로 숨어들어가는 프리미엄 타깃에게 어떻게 우리 브랜드를 노출할 수 있을까? 브랜드가 직접 제작한 ‘오리지널 브랜디드 콘 텐츠(Original Branded Contents)’를 유통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Full VOD OTT서비스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만에 하나 서비스 내에서 유통된다고 하더라도, 브랜드 제약이 없는 수천 개의 웰메이드 콘텐츠 속에서 시청자에게 선택받을 확률도 거의 없다. 수많은 브랜디드 콘텐츠가 유통되는 Youtube에서조차 ‘Youtube Premium’ 구독자에게 오리지널 콘텐츠를 유통시키는 것은 매우 어렵다. 오리지널 브랜디드 콘텐츠의 조회수는 대부분 광고를 통해 획득하기 때문이다. OTT서비스 유료 구독자에게 접근하기 위한 광고 수단은, 콘텐츠 제작사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웰메이드 콘텐츠에 브랜드를 심는 방법이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바로 우리가 PPL(Product Placement) 이라고 부르는 방법이다.
물론 OTT서비스 대전 이전에도 PPL은 효과적인 광고 수단이었다.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중간에, 프로그램 속 등장인물을 통하여 브랜드 및 제품을 드러내는 PPL은 Engagement 측면에서 임팩트가 월등한 광고 수단이다. 집행 비용 측면에서도 매우 효율적인데, 한정된 예산 내에서도 광고모델, 광고제작, 매체집행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고, 본방 외에도 재방, IPTV VOD, 무허가 VOD 등을 통해 추가적인 광고 노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PPL은 자신이 확산할 수 있는 채널 목록에 OTT서비스를 추가하게 되었다. 이것은 단순히 확산 채널이 하나 늘어나는 것을 넘어서는 의미를 가진다. OTT서비스의 보급은 다양한 시청방식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콘텐츠 시청량 자체를 증가시킨다. OTT서비스 시청자는 본인이 원하는 시간, 장소에서 본인이 가장 편한 방법으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Youtube나 네이버TV 같은 Clip VOD OTT서비스는 Full VOD 를 잘게 쪼개어 제공하기 때문에, 어느 장소에서나 1분 내외의 짧은 시간만 있어도 PPL이 포함된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다. 그리고 OTT서비스 시청이 일반화되면서 VOD의 합법적인 소비 행태가 자리를 잡아, 기존에 양적으로 환산할 수 없었던 PPL의 VOD 노출량을 더 명확하게 측정할 수가 있다.
또한 Netflix를 비롯한 글로벌 OTT서비스는 PPL을 활용하려는 글로벌 브랜드들에게 이전에 없던 기회를 제공한다. 물론 이전에도 K-드라마, K-예능 등은 동남아, 일본, 남미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 활발하게 판매 되었다. 하지만, 판매에서 방송까지의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에, PPL이 포함되어 있는 콘텐츠가 특정 브랜드의 한정된 마케팅 기간 내에 해외에 방송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사실, 해외 방송 이전에 해당 드라마의 업무 및 정산이 종료되는 경우가 많아, 해외 어느 지역에 언제 방송되는지 알지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사 랑의 불시착>, <이태원클라쓰> 같은 한국의 인기 드라마가 한국 방영과 동시에 일본 및 동남아 각국의 Netflix 순위에서 1~2위를 석권하는 장면 을 지켜볼 수 있다.
(자료출처 : JTBC)
사례1
글로벌 OTT서비스를 통해 공간의 제약을 극복한 PPL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이하 MBK)는 이렇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MBK는 2020년 상반기, Netflix에 공급 된 JTBC <이태원 클라쓰>에 PPL을 집행하여 자사의 브랜드와 제품을 성공적으로 노출시켰다. JTBC <이태원 클라쓰>는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를 잡은 콘텐츠였고, 특히 캐릭터들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어,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에서 방영 기간 내내 국내 최고의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극 후반, 주인공 박새로이(박서준 분)는 메르세데스-벤츠의 ‘더 뉴 EQC(The new EQC)’를 타고 등장한다. 세상의 어두운 질서에 맞서 자신의 신념을 가지고 성공한 젊은 CEO와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 관련 브랜드 EQ의 첫 번째 순수 전기차의 이미지가 잘 매칭되는 장면이다. ‘더 뉴 EQC’는 이후 자동차 추격 씬에서도 일반차량에 밀리지 않는 출력을 보여주며, ‘새로 이 차’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의 반응도 뜨거웠다. <이태원 클라쓰>는 대만·홍콩·싱가포 르 Netflix 종합 순위에서 1위에 올랐으며, 일본에서는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방송 광고만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OTT 유료 구독자에게 효과적으로 도달하였으며, 동시에 글로벌 시청자들에게도 광고 노출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Full VOD OTT서비스는 광고가 없는 매체이지만, 오히려 광고 혼잡도 없이 브랜드를 노출할 수 있는 프 리미엄 광고 플랫폼이 될 수 있다.
사례2)
Clip VOD OTT를 통해 시간과 메시지의 제약을 극복한 PPL
방송 PPL은 임팩트가 매우 강하지만, 브랜드 메시지가 제한적이고 일회성이라는 단점이 있다. LG전자의 ‘LG 퓨리케어 360 공기청정기 펫’(이하 펫 공청기)는 Youtube를 비롯한 CLIP VOD OTT서비스를 활용하여 이러한 제약을 극복하였다. LG전자는 SBS 〈동물농장〉과의 연간계약을 통해 지난 1년 동안 일정한 주기로 반복되는 PPL을 진행해오고 있다. 반려동물의 털과 냄새로 고생을 하는 사연자가 등장할 경우, LG전자 펫 공청기가 솔루션으로 등장하여 문제를 해결해 준다.
SBS<동물농장> 프로그램 자체가 반려동물 소유자를 타깃팅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긴 하지만, TV로 해당 방송을 찾아서 볼 수 없는 반려동물 소유자들도 많다. 다양한 시청환경으로 콘텐츠를 접하는 시청자를 위하여, 해당 PPL 영상은 네이버TV, 카카오TV의 통상적인 SMR클립 외에도, Youtube 및 Facebook 클립으로 별도 제작, 유통되었다. TV방송과 SMR클립은 방송 이후 3일 이내 의 노출량이 전체 노출량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하지만, 동물 농장 클립이 업로드되는 Youtube 채널 ‘애니멀봐’는 Youtube 에서만 33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채널로, 해당 채널에 업로드 된 Youtube 클립은 지속적으로 반려동물 콘텐츠를 원하는 시청자들에게 노출될 수 있다. LG전자는 이렇게 방송PPL과 PPL 클립 유통을 2개월 단위로 반복 진행하면서 1년 내내 반려 동물 영상 시청자에게 브랜드와 제품을 노출시킬 수 있었다.
Clip VOD OTT서비스는 정교한 타깃팅이 가능한 프리롤 광고를 집행할 수 있기 때문에, PPL이 가지고 있는 약점 중 하나인, ‘제한된 브랜드 메시지’도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동물 농장> 콘텐츠 타깃팅 광고를 통해, 시청자들이 네이버TV, 카카오 TV, Youtube에서 해당 PPL 클립을 시청할 때, 펫 공청기의 기능을 상세하게 소개하는 프리롤 광고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더해, 해당 PPL 영상을 시청한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펫 공청기의 적극적인 광고메시지를 전달하는 리타깃팅 광고도 병행하였다. OTT서비스는 이처럼 PPL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
OTT서비스 전시 상황에서 한국 마케터에게 떨어진 레어템
한국은 Netflix, Disney+ 등 글로벌 OTT서비스 업체들에게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단순히 콘텐츠 시청 시장으로서가 아니라, 아시아 전역을 커버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 시장으로서도 중요도가 매우 크다. Netflix는 2019년 하반기 CJ E&M의 드라마 제작사인 ‘스튜디오 드래곤’ 및 JTBC 의 프로그램 IP 보유 자회사인 ‘JTBC콘텐츠허브’와 연달아 3년간의 콘텐츠 유통 파트너십을 체결하였다. Disney+의 ‘만국공통’, ’남녀노소’ 콘 텐츠에 맞서기 위하여 Netflix는 ‘로컬’, ‘장르’적인 콘텐츠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한 듯하다. 게다가 Disney+가 북미, 유럽, 호주 등에서 가입자를 폭발적으로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Netflix에게 아시아는 반드시 수성해야 하는 지역이다. 한국 드라마는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및 동남아 대부분의 국가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에, Netflix의 한국 콘텐츠 제작/유통 관련 협업은 향후에도 지속되리라 생각된다.
Netflix의 투자가 만들고 있는 ‘한류 콘텐츠 제작 붐’은 <태양의 후예> 이후 텐센트, 유쿠, 아이치이 같은 중국계 OTT서비스에 한국 콘텐츠가 인기리에 공급되었던 2016~2017년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한국 드라마가 중국 OTT에 게재될 경우, 해당 드라마에 삽입된 PPL의 비용효율성이 수십 배 이상 증가하였다. 여기에 더해, 중국 OTT에 전달되는 드라마 클린 본에 PPL 제품을 설명하는 중국어 가상광고를 삽입하여, 중국 내에서 수 천만 view를 획득하는 효과를 얻기도 했다.
한국 마케터들은 작은 내수 시장, 고립된 공간, 독자적인 언어가 가지는 제약 때문에 글로벌 마케터들을 부러워할 일이 많았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아시아권을 좌지우지하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동시 유통할 수 있는 지금은 어떨까? 한 번 휘두르는 것만으로 전 아시아권에 영향력을 미치는 무기가 있다면, 다른 나라의 마케터들도 충분히 부러워할 만한 레어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레어템을 안방에 모셔두고, 먼지만 쌓이도록 할 이유는 없다.
시청자들은 PPL 광고주를 싫어한다?
최근 MBC <백파더: 요리를 멈추지 마!>에 LG전자 듀얼정수기 PPL을 진행하였다. 정수기의 세척 수로 토스트 요리에 사용 할 청양고추를 씻는 내용의 PPL로, 난이도가 높다고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백파더〉는 방송과 네이버TV로 동시에 생중계 되는 콘텐츠이기 때문에, 생방송 중 액션이나 대사에서 실수가 나올 것을 우려하여, 사전에 몇 번이고 주요 포인트를 반복하여 점검했다. 생방송이 시작되고, 드디어 청양고추를 씻어야 할 타이밍, 아니나 다를까, 믿었던 백파더가 ‘이거 이미 씻은 거야~’ 라고 말하면서 바로 청양고추를 썰기 시작하였다. 담당자들의 얼굴이 창백해진 그 순간, 우리의 영웅 양세형은 기지를 발휘하여, ‘대표님 우리 그거? 해야해요’하면서 PPL을 완벽하게 시연해주었고, 무사히 PPL이 끝난 이후에는 ‘대표님 때문에 우리 제작비 날아갈 뻔 했잖아요~’라고 능청을 떨기도 했다.
생방송이 끝난 후, PPL 담당자로서 사실 많은 우려가 있었다. PPL 임을 생방송 중 공식적으로 선언하는 것이 광고주나 시청자에게 반감을 사지 않을까? 불과 3~4년 전만 해도, PPL은 시청자의 시청흐름을 방해하는 ‘사악한 광고’였다. 노골적인 PPL이 이슈화될 때마다 시청자들의 항의는 빗발쳤다. 그에 따라 방송 심의 기준이 강화되어, 진행하고 있던 프로젝트가 취소된 경험도 많았다. 하지만, 생방송 다음 날 이러한 걱정은 안도를 넘어 기쁨으로 바뀌었다. 양세형의 능청스러운 PPL이 오히려 이슈화가 되어, 다양한 언론에서 자발적으로 PPL에 대한 기사를 생성하고 있었고, 시청자들의 반응도 대부분 긍정적이었다. 광고주의 만족도도 매우 높았다.
OTT서비스 시대의 시청자들은 PPL 광고주를 싫어하지 않는다. 시청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의 제작을 재정적으로 지원해주는 PPL 광고주를 응원하며, 심지어는 자신의 최애 프로그램에 PPL을 집행해달라고 관련 광고주에게 요청하기도 한다. 이러한 경향은 OTT서비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크리에이터들이 콘텐츠 제작에 도움을 준 PPL 광고주들에게 감사를 표시하면서 자연스럽게 전파된 것으로 생각된다. PPL 광고주들은 ‘내가 이 콘텐츠에 돈주고 PPL했다!’고 자신있게 외쳐도 된다. 오히려 재정적 지원을 받은 PPL을 ‘내돈내산’으로 포장하여 시청자들을 기만하는 행위가 더 큰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