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한 치어리더가 입에 담지 못할 악플에 시달리다 악플러를 고소했는데, 알고 보니 초등학교 남자아이였다는 소식이 전해서 우리 사회에 충격을 준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미 우리 사회에서 악플은 비단 어른만의 문제는 아니게 된 것이죠. 디지털 기기 보급으로 초등학생 고학년의 90%가, 저학년의 58%가 자기 폰을 가지고 있으며 코로나 19로 인한 온라인 수업 진행의 영향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시간이 늘면서 초등학생들이 악플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시간도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올해부터 포털 사이트들이 자정을 외치며 댓글 닉네임과 활동 이력을 공개하고 연예 뉴스의 댓글을 폐지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악플’ 없애기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초등학생들의 언어 습관이 인터넷 악플에 물들고 오프라인에서의 행동으로 이어질 소지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 어린이들을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시급한 때
디지털 기기의 보급에 맞춰 올바른 정보 수용 태도와 판단 능력, 건강한 인터넷 사용 윤리 등을 가르치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의 중요성이 커졌습니다. 특히 코로나 장기화로 온라인 수업이 계속 늘어날지 모르는 환경에서는 더욱 절실하죠. HS애드와 문화체육관광부가 만든 게임 형식의 교육 콘텐츠 <타이핑 히어로>는 이러한 취지에서 아이들에게 올바른 온라인 정보 수용 태도와 건강한 소통 에티켓을 배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 재미있게 플레이하며 배우는 건강한 소통 매너
▲초성암호몬 스테이지
<타이핑 히어로>는 보편적 접근성을 고려해 인터넷(www.typinghero.kr)에 접속하면 누구나 체험 가능한 무료 게임으로 개발되었습니다. 게임은 상처입은 SNS마을, 위기의 Video마을, 엉망진창 News마을에 나타난 7가지 악플몬을 물리치고 디지털 세상을 구하는 히어로가 되는 이야기로 전개됩니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의 외모를 평가하는 ‘외모차별몬’을 만나면 일침을 놓는 글을 남겨 악플몬을 반성시키고, 이유 없이 특정인을 비난하고 저주하는 ‘저주조롱몬’을 만나면 외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신고 버튼을 눌러주는 자세를 배웁니다. 대댓글을 달며 분노하는 악플몬을 만나면 갈등을 예방하기 위해 차단하는 지혜도 배우고, 가짜 뉴스를 퍼트리는 악플몬을 만나면 3가지 팩트 체크 요령도 배울 수 있습니다.
▲존엄훼손몬 스테이지
HS애드는 게임에 등장하는 악플몬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네이버 뉴스 댓글과 아동 및 청소년 대상 유튜브 크리에이터 채널의 댓글을 수집해 빅데이터 분석을 진행했으며, 이중 어린이들이 미리 알고 대비하면 좋을 7가지 악플러의 유형을 클러스터링, 텍스트 네트워크 분석을 기반으로 캐릭터를 기획하였습니다. 악플몬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초등 교육 및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전문가 그룹의 자문을 거쳐 세심하게 구성했으며, 어린이 눈높이에 맞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전국 40여 명의 어린이 자문단을 모집, 3차에 걸친 온라인 수업과 베타 테스트를 통해 난이도 조정을 하여 완성했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유투버인 마이린TV의 마이린 군이 나레이션을 맡아 친근감을 더했으며, 온라인 교육이나 홈스쿨링을 원하는 교사나 학부모들이 아이를 지도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연계 학습 자료도 사이트에서 함께 내려받을 수 있도록 준비되었습니다. 3~4학년 어린이가 게임을 모두 완료하기까지 최장 30분 정도 소요됩니다.
▲'타이핑 히어로'가 되어 아이들이 구하게 되는 마을의 모습
게임을 성공적으로 완료한 어린이들은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자신의 이름이 적힌 ‘타이핑 히어로’ 임명장을 받게 됩니다. 이 임명장에는 디지털 세상을 아름답게 지키는 히어로가 되겠다고 자신의 손으로 직접 입력한 선서문이 새겨지죠. 아이들이 스스로 약속을 되새기며 자긍심을 갖도록 액자에 넣어 책상 한 켠에 놓아둘 수 있도록 하였으며, 단순한 일회성 게임으로 그치지 않고 진짜 긍정적인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어 아이들을 지켜줄 작은 이정표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