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DOM~~~”
영화 “BRAVEHEART”에서 주인공인 William Wallace(윌리엄 월레스, 배역 멜 깁슨)이 단두대 위에서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외친 소리를 기억하시나요? 이 영화도 이젠 꽤 오래된 고전이 됐네요.
▲영화 포스터 및 영화 속 장면(출처: IMDB)
BRAVEHEART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먼저 말씀드리면, 13세기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간 대립을 배경으로 스코틀랜드 왕이 후계자 없이 죽자 잉글랜드는 스코틀랜드까지 자신들이 통치하겠다며 폭정으로 스코틀랜드를 지배하려 듭니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스코틀랜드의 William Wallace는 월등한 군사력을 앞세운 잉글랜드에 저항하고자 군대를 모아 잉글랜드 군을 상대로 큰 승리를 거둡니다. 1297년 스털링 다리에서 벌어진 이 전투가 스코틀랜드의 1차 독립전쟁으로 기록됩니다.
그러자 잉글랜드는 휴전을 제의하지만 뒤로는 스코틀랜드의 귀족들을 매수하여 William Wallace를 잡아 들이고 결국 그를 교수형에 처하게 됩니다. 이때 그가 마지막으로 외친 절규가 바로 “FREEDOM!”입니다.
▲ 영화 속 한 장면
아시다시피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는 각각의 독립된 왕국으로, 구성 민족도 달라 오래전부터 서로간 갈등의 뿌리가 깊습니다. 그러한 갈등이 아직도 영국 내에서도 정치적으로 이어지고 있고, 여전히 스코틀랜드는 자치 독립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앵글로색슨 족의 잉글랜드와 비교하여 스코틀랜드를 대부분 켈트족(the Celts)이라 생각하고 있는데, 사실 스코틀랜드조차 오래 전에는 몇몇 다른 민족이 영토를 나누어 지배했던 지역입니다.
영화 속 주인공 William Wallace가 얼굴에 푸른색 줄무늬를 칠한 건 과거 스코틀랜드의 북동지역을 지배했던 픽트족(The Pict)을 재현한 것인데요. 픽트족은 스코틀랜드 지역 내 부족 중에 가장 용맹한 부족이어서 로마제국 군대가 브리튼 섬을 침략했을 때도 이 픽트족 때문에 스코틀랜드(당시 칼레도니아) 침략에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로마제국이 브리튼섬을 침공했을 때, 로마인들이 그들을 보고 부른 명칭이 the Pict였다고 합니다. 이유는 그들이 몸에 파란색을 칠하고 있어 로마인들이 “몸에 칠을 하고 있는 사람들(Prettanik?)”이라는 의미로 the Pict라 불렀다고 하는데, 이는 영어의 Picture와 어원이 같다고 합니다.
▲픽트족(the Picts) (출처: https://www.scotclans.com)
스코틀랜드에 거주하고 있던 민족은 크게 4개였다고 합니다. 방금 말씀드린 동북부를 차지하고 있던 픽트족(the Picts), 서북쪽을 지배하고 있던 현재 스코틀랜드 주류인 스코트족(the Scots) 조상인 게일족(the Gaels), 남서부의 브리튼족(the Britons) 그리고 지금의 독일지역에서 넘어온 앵글족(the Angles).
▲약 AD 600년대 스코틀랜드 민족구성(출처: https://www.pictart.org)
사실, 각 민족이 차지하고 있던 지역을 보다 보니 신기한 생각이 들어 이번 글을 쓰게 됐습니다. 이유는 각 민족이 차지한 지역이 현재 스코틀랜드 위스키의 지역적 분류와 매우 유사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거의 논문 수준이 될 것 같아 그 연관성까지는 확인해보지 못했습니다)
▲스코틀랜드 주류법에 명시된 위스키 지역 분류(출처: https://www.foodrepublic.com)
현재 스코틀랜드 위스키는 Highland, Speyside(Highland내 River Spey주변지역), Lowland, Islay(아일라), Cambeltown(캠블튼) 등올 5개 지역으로 구분되어 분류되고 있습니다. 픽트족 및 스코트족이 주로 거주한 Highland와 Speyside 지역 그리고 브리튼족과 앵글족이 거주한 Lowland와 그 주변 지역이 굉장히 많은 부분 겹치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스코틀랜드 위스키 지역 분류(출처: 스코틀랜드 관광청, https://www.visitscotland.com)
이들 각 지역의 위스키는 각자의 지리적 환경과 지역의 문화 등을 바탕으로 위스키의 맛과 향이 다 다릅니다 많은 분이 익히 들어본 싱글몰트 스카치 위스키들은 대부분 Speyside 지역 및 Highland 지역 제품이 많습니다.
- Speyside: Glenfiddich(글렌피딕), Balvenie(발베니), Macallan(맥캘란), Aberlour(아벨라워) 등
- Highland: Glenmorangie(글렌모린지), Glendronach(글렌드로낙), Balblair(발블레어), Glengoyne(글렌고인) 등
이들은 주로 달콤한 카라멜향과 과일향을 풍기며 부드러운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많이 들어본 싱글몰트 스카치 위스키로 Islay(아일라)섬 제품들이 많을 겁니다.
- Islay: Ardbeg(아드벡), Lagavulin(라가불린), Laphroaig(라프로익), Bowmore(보모어) 등
이 지역의 위스키는 굉장히 독특한 향과 맛을 지녀서 호불호가 강한 제품입니다.
소독약 냄새(Peat향, 이끼류가 탄화된 석탄류)가 강하게 나는 위스키를 경험해 보신 적이 있을 텐데요. 대다수가 아일라 지역 증류소 제품들입니다.
▲Peat(피트), 위스키의 훈연향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출처: https://www.thewhiskeytrail.ie)
그리고 Lowland 및 Cambeltown(캠블튼) 위스키들은 상대적으로 그리 유명하지는 않으나 대표적인 제품은 아래와 같습니다.
- Lowland: Auchentoshan(오큰토션), Glenkinchie(글렌킨치) 등
- Cambeltown: Springbank(스프링뱅크), Glen Scotia(글렌스코시아) 등
Lowland 지역이 스코틀랜드 내에서는 에딘버러 및 글라스고우 같은 대도시들이 있는 지역으로 좀 더 화사한 꽃향들이 더 강한 특징이 있으며, Cambeltown 지역 위스키들은 다소 스파이시하고 짠맛이 강한 특징이 있습니다.
이러한 스코틀랜드의 지역별 위스키들은 각각의 증류소에서 생산하지만, 일부 위스키 브랜드들은 자체 증류소가 없어 이렇게 개별 증류소에서 생산된 위스키들을 별도로 구매하여 자신들만의 브랜드를 붙여 판매하는 독립병입자(Independent Bottler)도 많습니다.
사실 스코틀랜드의 자유(Freedom)와 독립(Independence)를 주제로 시작하여 스코틀랜드에 있는 지역별 증류소뿐만 아니라 또 다른 형태로 자신들만의 개성을 부여하여 판매하는 독립병입자들까지 소개하려는 게 본 글의 취지였는데요. 분량 관계상 1부와 2부로 나누어 정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1부에서는 스코틀랜드의 지역별 위스키와 대표 증류소들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드렸고, 2부에서는 이러한 각각의 지역별 위스키들을 독립적으로 구성하여 판매하는 독립병입자들까지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목숨을 바쳐서라도 지키고 싶었던 스코틀랜드의 자유와 독립정신이 위스키에서도 느껴질 수 있도록…
(2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