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디지털 시장을 움직일 3가지 트렌드
“데이터 경제·커머스 시프트·콘텐츠 빅뱅”
1. DATA ECONOMY
다양한 정보로 이루어진 ‘데이터’는 디지털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되었다. 바야흐로 데이터가 곧 자원이 되는 ‘데이터 경제’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데이터 경제에서 디지털 산업과 미디어, 소비자는 어떠한 움직임을 보일지 살펴본다.
데이터 경제 시대의 도래개인 정보 관련 법규의 규제가 완화되면서 이를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 기술, 제품 등이 속속들이 등장할 전망이다. 2020년 8월 ‘데이터 3법’이 발효됨에 따라 개인 식별이 불가능한 가명 정보를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으며, 2021년에는 이에 기반을 둔 다양한 사업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가명 데이터를 활용하면 은행은 더욱 정확한 신용평가를 기반으로 대출 위험 관리, 맞춤형 마케팅을 전개할 수가 있다. 의료 기관에서는 유전 요인과 환경 등의 정보를 바탕으로 입체적인 진단과 치료가 가능하다. 수많은 개인 정보를 보유한 통신 사업자는 가명 데이터를 타사업자에게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사업을 전개할 수 있다. 데이터가 석유와 같은 ‘자원’이 되어 다른 산업의 발전을 촉진하고 후방 산업을 견인하는 데이터 경제가 펼쳐지는 것이다. 이제는 데이터를 활용하여 사업 추진력을 얻을 수 있는 ‘데이터 자원화 능력’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데이터 자원화 능력을 가진 전문가들은 데이터 경제 시대의 핵심 계층으로 분류할 수 있다. AI, 응용 프로그램 개발, 클라우드 컴퓨팅, 디지털 보안, UI/UX 디자인 등 정보기술 분야를 주도할 다양한 직업군이 이에 포함된다. IBM 최고경영자 지니 로메티는 이들을 ‘뉴칼라(New Collar)’라 칭하며, 4차 산업혁명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MISSION : 고객 데이터를 사수하라
데이터 수집과 활용이 수월해지면서 타사업자들이 자사 고객의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도 크게 늘었다. 무차별한 정보 수집은 사용 경험의 품질 저하로 이어지거나 고객을 빼앗기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기업들은 고객 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를 준비하고 있다. 데이터 경제 시대에는 디지털 펜스가 얼마나 더 촘촘해지고 튼튼해질 것인지, 주요 IT 기업들의 최근 행보를 통해 짐작할 수 있다.
데이터에 의한, 데이터를 위한 미디어 서비스
지금까지 미디어가 구축하는 고객 데이터는 이용 횟수, 비율, 금액 등 수치화된 정보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용 패턴과 감정 상태 등 비정형적인 정보까지도 데이터로 구축한다. 미디어는 다양하고 입체적인 데이터를 토대로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은 이에 만족을 느끼면서 서비스 체류시간이 증가한다.체류시간의 증가는 더 많은 데이터 누적으로 이어지고 이에 기반해 더욱 고도화된 사용자 경험이 제공된다. 이른바 미디어 서비스 순환 구조의 완성이다.
[그림 1] 데이터가 만드는 미디어 서비스 순환 구조
데이터로 진화하는 마케팅 미디어
마케팅은 비용을 투입하고, 이를 통해 매출의 증대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 데이터가 더해지면 타깃 공략은 더욱 정밀해지고, 성과 확보는 더욱 수월해진다. 이제 미디어는 데이터를 분석해 목표 소비자의 활동 지점과 광고 접점을 찾을 수 있고, 소비자가 지갑을 열게 하는 메시지를 제시할 수 있다. 이러한 데이터 기반의 퍼포먼스 마케팅 미디어는 보다 넓게 확장될 것이며, AI와 결합하여 더욱 효율적으로 매출을 늘리게 될 것이다.
데이터 경제 시대 소비자의 데이터 활용법
디지털 친화도가 높은 Z세대는 본인의 콘텐츠 이용 패턴과 액션에 따라 맞춤형 콘텐츠가 제공된다는 사실을 빠르게 습득했다. 그리고 이제는 콘텐츠뿐만 아니라 광고도 큐레이션 받기 위해 본인의 정보와 관심사를 브랜드에 제공하고 있다. 데이터 경제에서는 제품의 정보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얻기 위한 목적으로 본인의 정보를 데이터로 제공하는 소비자가 점차 늘어날 것이다.
2. COMMERCE SHIFT
급격하게 확산된 언택트 트렌드, 점차 세분화되는 소비자 니즈는 커머스 시장의 변화를 초래했다. 커머스 산업의 패러다임은 격변하고 있으며, 미디어와 커머스가 결합해 전에 없던 쇼핑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2021년의 소비자는 2020년과 다른, 더욱 고도화된 서비스를 원할 것이다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합하는 전통 유통기업들최근 몇 년 간 O2O 트렌드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해 왔다면, 이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완전히 ‘통합’되는 OMO의 시대로 변화 중이다. OMO(Online Merges with Offline) 환경이 구축되면 소비자들은 오프라인의 체험을 온라인에서도, 온라인의 편리함을 오프라인에서도 누릴 수 있게 된다.최근 전통 유통 기업들을 중심으로 온·오프라인 통합 움직임이 활발하다. O2O 시대에 이커머스 기업들이 호황을 누렸다면, OMO 시대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양방향으로 거점을 보유한 사업자가 보다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될지도 모른다.
영토 확장을 위해 연합하는 이커머스 기업들
2020년에는 비대면 소비 트렌드로 전자 상거래 이용률이 크게 증가했다. 가파르게 성장하는 시장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이커머스 기업들은 전략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동안 내재화된 자원과 기술, 경쟁력으로 승부하던 이커머스 기업들이 고심 끝에 선택한 패는 ‘동맹’이다. 동종업종과의 제휴를 통해 판매 상품의 경쟁력을 높이고, 이종업종과의 연합을 통해 물류 시스템의 효율화를 이루는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개발하고 있다.11번가는 아마존과의 협력 사업을 발표했다. 직구로 구매할 수밖에 없었던 아마존의 상품을 11번가를 통해 구매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직구의 접근성과 편의성이 높아지고, 관·부가세와 배송료에 대한 부담이 적어질 수 있다. 사업이 개시되면 해외 직구 소비자들이 11번가로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제휴, 물류 경쟁력을 강화한다. 24시간 당일 배송 체계를 구축하고, 스마트 스토어 판매자들에게 물류 일괄 대행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배송의 기동성을 확보한다.
콘텐츠와 결합, 미디어 커머스 기업으로 진화
비대면 트렌드가 유통산업과 결합하며 전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판매 방식이 트렌드로 자리를 잡고 있다. 최근 확산된 ‘라이브 커머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코로나19로 대면 판촉이 어려워지자, 기업들은 앞다퉈 라이브 커머스를 통한 비대면 판촉에 열을 올렸다. 고객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제품의 소구 포인트를 전달하는 시스템은 라이브 방송·인터넷 방송에 익숙한 MZ 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메조미디어 자체 조사에 따르면 50세 이상의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라이브 커머스 시청률과 구매 경험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메조미디어 타깃리포트, 2020.11)라이브 커머스의 확산은 ‘미디어 커머스’의 부상을 의미한다. 기존에는 제품의 기능, 특징이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사진과 텍스트로 구매 욕구를 자극했다면, 이제는 스토리텔링 콘텐츠를 통해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소프트셀 방식이 각광을 받고 있다. 구매 경험만을 제공하는 쇼핑 채널에서 벗어나 미디어 커머스 기업으로 진화하기 위해 커머스 기업에게도 콘텐츠 제작 능력이 필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키트를 완성하며 ‘소확성’을 느끼는 MZ세대
홈쿡 트렌드의 확산은 밀키트의 성장세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MZ세대가 자리하고 있다. MZ세대는 간편하게 조리하는 밀키트라도 ‘내가 만든 요리’라고 생각하며, 요리의 완성에서 ‘소소하지만 확실한 성취감’을 얻는다. 이처럼 완성의 경험을 통해 정서적 만족감을 얻을 수 있기에 반조립·반완성 제품에 대한 선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MZ세대는 제품과 함께 ‘성취감’을 구매한다.
3. CONTENTS BIGBANG
유튜브에는 3,700만 개가 넘는 채널이 있으며, 넷플릭스의 구독자는 2억 명을 돌파했다. 디지털 콘텐츠 시장의 팽창은 가히 빅뱅을 방불케 한다. 2021년에는 콘텐츠 소비자와 제작자의 경계가 무너질 것이며, 가상세계가 일상에서 펼쳐질 것이다.
콘텐츠 빅뱅을 주도하는 영상 콘텐츠 사업자 코로나19로 영상 콘텐츠 이용량이 크게 늘면서 영상 콘텐츠 사업자들은 어느 때보다 호황을 누리는 중이다. 여전히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기에 다양한 경쟁 전략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폭발적인 콘텐츠 생산과 공급, 소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양대 포털 미디어가 만드는 웹 콘텐츠 빅뱅
포털 양사는 콘텐츠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콘텐츠 제작과 유통 인프라를 정비하고 있다. 네이버는 웹툰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 확장 계획을 발표했으며, 카카오M은 다양한 모바일 맞춤형 콘텐츠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유튜브로 일기 쓰는 사용자들
디지털 네이티브를 중심으로 동영상 채널에 일상을 기록하는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 일상 경험을 영상과 이미지 등의 디지털 기록으로 남긴다는 사람들이 늘었다. 영상은 이제 블로그 포스팅이나 SNS 피드 게시물처럼 간편하고 일상적인 콘텐츠로 변하고 있다. 블로그를 통해 맛집 정보를 얻듯, 일반인들의 동영상 콘텐츠를 통해 맛집 정보를 얻는 시대가 되었다.이러한 트렌드의 배경에는 크게 세 가지 환경 변화가 자리한다. 첫 번째로 촬영 환경의 변화를 들 수 있다. 휴대폰 디바이스가 발전하고 핸디 카메라와 짐벌 등이 보급되면서 촬영이 수월해졌다. 두 번째는 영상 제작·편집 환경의 변화다. VLLO, 키네마스터, 인샷 등 쉽고 직관적인 콘텐츠 제작·편집
툴이 등장하면서 비전문가들도 고품질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미디어 채널의 확장이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접근성 높은 콘텐츠 미디어 채널은 누구라도 콘텐츠 제공자가 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간편한 업로드와 공유 시스템은 개인 콘텐츠 확산에 큰 영향을 미쳤다.
가상세계에서이루어진졸업식 미국의 UC버클리 학생들은 코로나19로 등교할 수 없게 되자 마인크래프트로 캠퍼스를 만들었다. 2020년 5월에는 이 가상세계의 캠퍼스에 모여 졸업식을 거행했고, 이는 트위치로 스트리밍 되었다. 총장과 초청연사도 캐릭터로 참여해 연설을 하는 등 완벽하게 진행된 가상세계의 졸업식이었다.
비대면시대의엔터테인먼트
2020년 11월 17일, SM엔터테인먼트는 신인 걸그룹 ‘에스파’를 공개했다. 에스파는 4명의 멤버가 방송에서, 그리고 각 멤버들의 아바타가 가상공간에서 함께 활동
한다. 아바타가 가상의 세계에서 팬들과 상호작용하는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라 할 수 있다.
메타버스공연,실공연보다높은수익성
미국의 뮤지션 트래비스 스콧은 게임 ‘포트나이트’에서 온라인 콘서트를 열었다. 콘서트가 진행되는 동안 1,230만 명이 동시 접속했으며, 5회 공연 동안 총 2,770만 명이 공연을 보았다. 공연은 투자 대비 10배의 수익을 벌어들였으며, 스콧의 공연 수익은 2,000만 달러(약 220억 원)라고 한다.
빠르게 팽창하는 가상세계 ‘메타버스’
비대면 트렌드가 장기화되면서 사람들은 소통과 관계의 유실을 경험하고 있다. 공연·전시·스포츠 등의 오프라인 엔터테인먼트는 관객을 유치하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가상세계인 '메타버스(Metaverse)’를 제시한다. 메타버스는 초월을 의미하는 ‘Meta’와 세계를 뜻하는 ‘Universe’의 합성어로, 3D 가상세계를 말한다.메타버스는 가상 캐릭터, 가상 공간, 교류 활동으로 구성된다. 메타버스에서는 사용자의 정체성이 담긴 아바타와 캐릭터가 활동한다. 가상 공간은 아바타가 활동하는 물리적인 공간, 월드맵을 의미한다. 목적에 따라 다양
한 공간 연출이 가능해, 얼마 전 미국 대선에서는 게임 내에 가상의 선거 캠프를 세워 유저들의 표심을 얻기도 했다. 메타버스 안에서는 다른 아바타들과 교류하는 사회 활동은 물론, 경제 활동까지도 가능하다. 메타버스 안에서 창조한 것은 저작권이 인정되는 개인의 창작물로 분류된다.2020년 한 해 동안 가상세계에 기반을 둔 다양한 콘텐츠와 엔터테인먼트가 등장했다. 그리고 이는 메타버스가 가진 엄청난 부가가치를 입증했다. 메타버스 산업은 비대면 트렌드와 접근의 편의성에 힘입어 더욱 빠르게 확산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