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타깃 접점이 된 라이브커머스,
광고회사의 방향
광고회사의 방향
90분 방송으로 1 억 4천만 원 매출
지난 4월 15일 배달의민족 라이브커머스 서비스,'배민 쇼핑라이브’에서 ‘BHC 배민 상품권’ 판매 라이브방송이 진행됐다. 90여 분간 진행된 이 방송 중 거래액은 1 억 4천만 원,누적 거래액은 2억 원을 돌파했다. 좋아요 수는 300만 개,실시간 채팅 수는 2만 2,000개를 기록했다. 짧은 시간에 기록적인 매출과 타깃들의 적극적인 참여 모두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라이브커머스의 힘을 보여준 사례다.
배민 쇼핑라이브 ‘BHC 배민 상품권’ 방송 화면(출처: 우아한형제들)
쇼핑의 뉴노멀이 된 라이브커머스
2?3년 전만 하더라도 중국 왕홍 마케팅의 일부로 여겨졌던 라이브커머스는 어느새 국내 유통,마케팅 업계의 뜨거운 화두가 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높아진 비대면 쇼핑에 대한 선호, 새로운 유통 활로를 개척하려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로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출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베스트 투자증권 리서치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은 2023년까지 약 8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교보증권 역시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가 2023년 10조 원을 넘기는 '메가 커머스’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시장 규모만 놓고 보더라도, 라이브커머스는 이제 마케터로서 반드시 이해하고 활용해야 할 분야가 되어가고 있다.
판매 상품군의 진화,넒어진 시장 기회
초기 라이브커머스는 뷰티/패션,식음료 상품 판매에 한정되어 있었지만,비대면 쇼핑이 일상화되면서 온라인 쇼핑이 익숙하지 않던 제품군까지 라이브커머스 통한 판매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가전제품은 물론,지역축제,자동차와 부동산까지 다양한 고관여 제품들이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진출하는모습이다.
티몬은 지난달 자체 라이브커머스 채널인 티비온에 매주 목요일마다 오피스텔 등 주거 상품을 판매하는 정규 라이브커머스 방송 ‘티몬홈 라이브’를 런칭했다. 고객들은 모델하우스를 방문하지 않고도 쇼호스트를 통해 매물을 확인할 수 있고 방송에 출연하는 분양 전문가를 통해 실시간으로 궁금한 점을 묻고,분양에 대한 정보를 전달받을 수 있다. 티몬에 따르면 최근 티비온을 통해 방송된 한 오피스텔은 시청자 중 60여 명이 계약금을 결제하거나 특별 방문권을 구매했다고 하니 라이브 방송을 통한 비대면 부동산 매매가 일상화되는 날도 그리 멀진 않은 듯 하다.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참여한 다양한 플레이어들
가능성 높은 시장에는 다양한참여자들이 모여들기 마련이다.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플랫폼 기업을 필두로 11 번가,쿠팡,티몬 등 이커머스업계 그립 (GRIP)과 같은 라01브커머스 전문 스타트업,MCN과 같은 인플루언서 마케팅 업체까지 자신들만의 경쟁력을 내세워 라이브커머스 시장에서 승기를 꽂기 위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참여한 다양한 플레이어들
(출처: 좌측부터 네이버 쇼핑라이브, 카카오 쇼핑라이브, 쿠팡 라이브, 그립 화면)
기술력와 인프라로 선두를 달리는 IT업계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네이버 쇼핑 라이브 거래액은 약 500억 원으로 이는 4,000억 원으로 추산된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의 10%를 웃도는 점유율이다. 네이버는 자체 개발한 ‘ULL(Ultra Low Latency 기술)’을 탑재한 ‘리얼타임모드’를 쇼핑 라이브에 적용해 10초대였던 기존 지연 속도를 2초대로 줄이고,딥러닝,인공지능(AI)기술을 접목한 동영상 인코딩 최적화 등 기술 개발에도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카카오 쇼핑 라이브는 일 1~2회 제작하던 콘텐츠 횟수를 1 일 5회 이상으로 확대하고,기존 직접 제작 기획하던 방식에서 일부 편성의 경우 브랜드에서 직접 방송을 제작하도록 변경해 콘텐츠 다양성을 노렸다. 더불어 카카오톡에 쇼핑 탭을 신설,앱 접속 시 가장 앞에 노출될 수 있도록 배치해 시청자 접근성을 높였다.
오픈형 서비스로 시장 확대 꾀하는 이커머스 업계
쿠팡은 자사 라이브커 머스 플랫폼 ‘쿠팡 라이브’ 베타 테스트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라이브커머스 시장 진출을 꾀했다. 특히 ‘크리에이터’ 제도를 통해 서비스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 눈에 띈다. 크리에이터는 판매자를 대신해 상품을 소개하며 판매 수익의 5%를 커미션으로 배분받는다. 일정 선정 기준을 충족 한다면 일반인들도 쿠팡 라이브 플랫폼을 통해 크리에이터 등록이 가능하기 때문에 쿠팡 라이브에 더 많은 사람들을 참여시킴으로써 시장 규모 확대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11 번가 또한 지난해부터 자체 라이브커머스 콘텐츠 *라이브 11 을 운영하고 있는 11 번가 역시 올 하반기부터 일반 판매자들도 참여할 수 있는 오픈형 라01브 커머스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소속 크리에이터를 필두로 존재감을 보이는 MCN 업체
라이브 커머스의 성패에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이들을 필두로 한 MCN업체들의 존재감 역시 커지고 있다. MCN 엔터테인먼트 기업 샌드박스네트워크는 자사 IP를 활용해 적극적인 라이브 커머스 사업을 펼치고있다. 자체 라이브 커머스 채널인 ‘쎈라이브’를 네이버 쇼핑에 개설해 운영 중인 샌드박스는 최근 소속 크리에이터 피식대학의 인기 콘텐츠인 ‘비대면 라이브’의 출연자 최준,‘한사랑 산악회’ 멤버들이 출연한 라이브커머스를 각각 기획해 방송 전부터 높은 화제성과 호응을 이끌어냈다. 뷰티인플루언서 비즈니스 그룹인 레페리는 소속 인플루언서와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라이브 방송 완판을 이끌어냈다. 레페리 소속 뷰티인플루언서 데이지와 아이오페가 ‘아이오페 5세대 에어쿠션’ 출시를 기념해 콜라보레이션한 라이브 방송은 약 26만의 시청자 수를 기록하며 방송이 끝나기도 전에 준비된 프로모션 물량 3천 개가 매진되었다.
한사랑산악회 라이브커 머스 방송 (출처: 샌드박스네트워크)
데이지 X 아이오페, 콜라보 (출처: 네이버 쇼핑라이브)
새로운 타깃 접점이 된 라이브커머스,광고회사의 방향
이렇게 유통, 플랫폼,인플루언서 등 다양한 업계가 라이브 커머스 비즈니스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광고회사는 어떠한 방향성을 가져갈 수 있을까? 라이브 방송을 위한 필수 요소인 플랫폼, 인플루언서, 판매 제품을 갖고 있지 않은 광고회사가 라이브커머스 비즈니스에서 어떤 무기를 가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제일기획은 헤라 블랙쿠션 ‘론칭 프레젠테이션 쇼’ 진행을 통해 본격적인 라이브 커머스 콘텐츠를 선보였다. 일반적인 상품 판매가 아닌,뷰티 인플루언서들이 경쟁마를 통해 제품 판매 대결을 벌이는 컨셉으로 진행된 이 방송은 35분 만에 완판됐다. 뿐만 아니라 신선한 컨셉으로 26만 명의 시청자에게 높은 호응을 이끌어 냈다.
헤라 블랙쿠션 라이브커머스 ‘론칭 프레젠테이션 쇼’(출처: 제일기획 제일매거진)
돌고 들아 결국은 콘텐츠의 힘
앞선 제일기획의 사례는 라이브 커머스에서 콘텐츠의 중요성을 상기시킨다. 라이브커머스라는 새로운 판매 ‘형태’가 주는 신선함은 고객에게 더 이상 혜택으로 느껴지지 않을 시기가 오게 될 것이다. 결국 최종적으로 남는 과제는 어떻게 지속적으로 시청자들을 락-인(Lock-in)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내느냐는 것이다.
벌써부터 업계에서는 게임과 예능 형태를 결합한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고객들의 참여도를 높이는 기획을 선보이기도 하고,커머스와 퀄리티 높은 콘텐츠 사이를 절묘하게 줄타기하는 융합형 콘텐츠도 선보이고 있다. 경계를 넘나들며 판매 이상의 재미를 줄 수 있는 콘텐츠 기획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는 온라인 북토크에 라이브커머스를 결합한 책방 라이브를 선보였다. 시청자들은 실시간으로 작가와 소통하면서 책을 구입할 수도 있다. 작가와 소통 하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의 니즈와 온라인 도서 판매의 활로를 뚫어보고자 하는 출판사의 니즈 모두를 만족시킨 영리한 기획이다. 앞으로 라이브커머스는 이러한 형태로 점점 그 영역을 확장해 나아갈 것이다. 시청자들은 마치 TV나 영화속 PPL처럼, 실시간 콘텐츠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라이브커머스를 즐기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우리 어떤 라이브 ‘커머스’를 할 것인가 보다 어떤 라이브 ‘콘텐츠’를 기획할 것인가를 더 고민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온라인 북토크에 라이브커머스를 더한 ‘책방 라이브’(출처: 네이버 쇼핑 라이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