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를 보았냐 -> 얼마나 몰입했느냐
유튜브에서 시작된 영상 콘텐츠 붐이 넷플릭스, 디즈니+, 티빙 등 구독형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너도 나도 이색 콘센트의 영상을 구상하는데 열과 성을 쏟고 있다. 시청자들의 시선과 시간을 잡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으며, 디지털 마케팅의 척도도 이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이전에는 “콘텐츠를 보았냐”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얼마나 몰입해서 보았느냐”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영상 시청 시간, 댓글 반응 등 다양한 지표들이 거론되며 여러 기업들이 영상 시청자 모시기에 열중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고객과 시청자의 마음을 공략하고 잡을 수 있을까?
일반 영상과 광고 영상의 경계가 없어지고 있는 요즘, 지난해 넷플릭스를 강타한 “오징어게임”에서 그 힌트를 얻어볼 수 있을 것 같다. 오징어게임의 성공 요인은 너무나도 많지만,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456억원의 상금을 내건 미스터리한 서바이벌 게임’이라는 콘셉트였다. “나라면 이렇게 할 것 같은데?”와 같이 마치 시청자도 게임에 참여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어 몰입도를 끌어낸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해외 유명 유튜버가 ‘실사판 오징어게임’을 실제 구현해 개최한 것도, 이러한 “이색 경험”에 대한 흥미가 직접 경험해 보고 싶은 욕구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색 시청 경험으로 눈길 끈 신한금융그룹 캠페인 영상
이색 경험을 통한 영상으로 몰입도 있는 참여를 이끌어낸 캠페인 사례로 신한금융그룹의 ‘기발한 시선 캠페인’을 들 수 있다. 총 5개의 시리즈로 제작된 본 영상은, ESG와 관련된 우리 주변의 다양한 사회 현상을 어른들이 아닌 아이들의 시선으로 기발하게 살펴보고 행동 변화까지 이끌어내는 캠페인으로, 총 1320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캠페인은 신한금융그룹 ESG 슬로건인 ‘Do the Right Thing for a Wonderful World’의 주요 키워드인 Green(친환경), Brave(스타트업의 도전), Fair (다양성 존중)를 테마로 5편의 영상으로 구성되었다.
신한금융그룹 캠페인 영상은 관찰 카메라를 활용한 실험 다큐 콘셉트로 유튜브 채널 ODG Studio, 제이키아웃 등과 콜라보해 제작되었다. 출연자들은 당일 처음 만나 본인들의 생각과 느껴왔던 부분을 진정성 있게 이야기하며 촬영에 참여하고, 시청자들은 관찰자, 시청자, 또는 참여자의 입장 등 다양한 시선으로 몰입하며 시청하게 하는 시리즈 영상이다.
리얼 현장을 담아내 엉뚱함과 진성성을 살리다
캠페인 영상 중 ‘“왜 아껴?” 환경파괴범 박정민을 만난 아이들’ 편은 배우 박정민이 실제로 출연해 아이들과 환경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반면 물은 계속 틀어 놓고, 물티슈를 수십 장 쓰는 언행불일치의 모습을 보여주며 아이들을 당황케 한다. 이를 본 아이들은 잘못된 부분을 짚어 내기도 하며, 때로는 잘못된 어른들의 행동을 여과 없이 받아들이는 등 순수한 반응도 보여, 어른들의 환경에 대한 행동을 다시 돌아보게 해준다. 이러한 아이들의 다양한 반응을 통해 환경에 대한 소중함을 기발한 시선으로 깨우치게 해준다.
또한 가수 윤미래가 등장해 본인의 스토리가 담긴 노래를 부르면서 아이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윤미래 노래 듣고 눈물 흘린 아이들’ 편은 편견과 고정관념을 이겨내고 성장을 이루라는 메시지를 감동적으로 전달한다. 해당 영상은 조회 수 544만회를 돌파하며 영상 중 가장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외에도 국내에 비걸(B-Girl) 장르를 개척한 브레이킹 국가대표 김예리 선수가 비걸을 꿈꾸는 후배과 깜짝 만남을 갖는 ‘비걸 롤모델 김예리를 만나다’ 편 등 시리즈 영상들도 인기를 얻고 있다.
댓글 1만 5,000개로 표현된 소비자의 진심
영상을 본 시청자들은 환경, 편견 등 주제에 대한 실천을 강조한 댓글은 물론,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노력했던 자신의 경험담, 영상을 통해 얻은 위로와 용기, 공감과 반성, 아이들을 통해 얻은 깨달음 등 다양한 생각을 장문의 댓글들로 남기고 있다. 총 1만 5,000만건의 자발적인 진정성 있는 댓글이 달리며 울림과 감동을 전파하고 있다. 출연자들의 느낀 점들이 시청자들에게 ‘전이’되고, 시청자 각자가 주제를 ‘다양한 시선으로 곱씹어 볼 거리’를 주는 영상이었다고 생각한다.
영상의 다변화가 필요한 이때,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시청 참여를 할 수 있는 동인을 주고, 진정성 있는 반응을 끌어내기 위한 마케팅적인 고민이 필요하며, 이 부분이 고객에게 더 다가가고 소통할 수 있는 열쇠라고 본다.
제일기획 이유리 프로 (디지털콘텐츠플래닝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