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노멀이 이끈 광고 시장의 성장
이러한 경제 성장의 흐름을 반영하듯, 21년 광고 시장 역시 전년대비 큰 폭 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7월, 제일기획은 2월 초 예측했던 4.6% 성장을 12.2% 성장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중 중간광고 시행과 콘텐츠 경쟁력 강화로 실적이 호전된 방송광고 시장과 디지털 광고 비즈니스 집중 투자로 광고 상품을 확대한 디지털 광고 시장이 큰 성장을 이끌 것이라 내다봤다. (그림1참고)
더불어 21년 모니터링 광고비는 21개 업종 중 수송 기기와 관공서 단체를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광고비가 상승해 전년 대비 17.3% 성장을 보여줬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으로 침체를 겪었던 패션과 서비스업, 화장품 및 보건용품 분야가 큰 폭 상승해 코로나 발생 이전 이상의 광고비를 기록했다. 여기에 코로나 팬데믹 특수를 맞은 식품과 가정용품, 건설 및 부동산업 광고비는 21년에도 꾸준히 상승해, 21년의 광고비는 코로나 이전인 19년과 비교해도 4% 성장한 수치다. 코로나 충격에 따른 회복과 반등을 고려하더라도 이전 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광고 매체들의 신속한 디지털 전환 대응 및 콘텐츠 경쟁력 확보, 다양한 연계 광고 상품의 출시 등으로 광고 시장의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표 1 참고)
21년 순풍 달고 훨훨 난 방송 광고 시장
매체 대부분의 광고비가 늘어났으며. 특히 방송과 디지털, 양 매체가 큰 성장은 전체 광고비의 성장을 이끌었다. 이중 코로나 팬데믹 충격으로 광고비가 크게 감소한 방송 광고 시장의 활약은 매우 눈에 띈다. 모니터링 광고비에 따르면, 21년 방송 시장은 전년 대비 26%의 성장을 기록했으며, 이는 19년과 비교해서도 12%나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2 참고)
지난 5년간 방송 광고 시장은 지속적인 하락세에 놓여있었다. 2016년 전년대비 5% 하락을 기점으로 2017년에는 4조 시장이 무너졌으며, 2018년에는 디지털 광고 시장에 추월당하고 2020년에는 코로나 팬데믹 충격으로 전년 대비 8.5% 감소한 3조 5천억 수준에 머물렀다. 회복 없이 지속된 방송 광고 시장의 암울한 성적표는 방송 광고 시장에 비관적 전망만을 내놓게 했다.
그러나 21년 방송 광고 시장에 순풍이 불어왔다. 지난해 7월, 제일기획은 상반기 총 광고비 발표를 통해 방송 광고 시장이 약 3조 9천억에 이를 것이라 전망했다. 이는 전년대비 약 14%에 가까운 성장이다. 성장의 근거는 매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이하KOBACO)가 발표하는 광고경기전망지수(KAI)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21년의 각 방송매체 별 전망 지수와 동향 지수는 100을 상회하는 등 매우 긍정적이었으며, 나아가 지상파 TV는 전망 지수보다 동향 지수가 다소 높아 실 집행이 더 많았다. 월별 동향 지수를 보더라도 지난 21년 1월의 지상파 TV 동향을 제외하면 모두 100 이상을 기록했다. (그림 3 참고)
중간 광고 허용으로 늘어난 광고 시간
이와 같은 방송 광고 시장 성장의 배경엔 코로나 이후 장기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인한 재택 시간 증가와 가구 미디어인 대형 TV 구매 및 이용 활성화, 그리고 1983년 방송법 개정 이후 48년 만에 재개된 지상파 중간 광고 시행이 있었다. 특히 지상파 방송 규제 완화로 프로그램 광고 재원이 증가해 다양한 광고 상품이 기획되어 서비스되었고, 이에 더해 방송 시장의 악재로 풀이된 국내 OTT 서비스의 급성장은 콘텐츠 경쟁을 심화시켜 방송사의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강화시켰다. 그 예로 지난해 최고 시청률 10%를 상회한 드라마 프로그램(일일드라마 제외)은 총 14개였으며, 이중 지상파 프로그램은 총 8개(펜트하우스 시즌2, 시즌3(SBS) 원더우먼(SBS), 모범택시(SBS), 암행어사:조선비밀수사단(KBS), 홍천기(SBS), 옷소매 붉은 끝동(MBC), 연모(KBS))였고, 케이블과 종편이 6개(철인왕후(tvN), 빈센조(tvN), 슬기로운의사생활 시즌2(tvN), 경이로운 소문 (OCN), 마인(tvN), 결혼작사이혼작곡 시즌 2(TV조선))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방송 시장의 급격한 성장을 이끈 것은 방송 광고 환경의 개선이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7월, 48년 만에 지상파 중간광고를 전면 허용하면서 광고 총량도 기준 18%에서 편성 시간의 20%로 확대됐다. KOBACO는 지난해 5월 KBS2와 MBC의 주요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를 통해 중간광고 도입 시 프리미엄 CM(PCM)에 비해 중간 광고 용량은 평균 26%, 시청자의 광고 시청 시간은 평균 9.5%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고, 지난해 1월에는 2021년 KBS와 MBC의 지상파 광고비가 20년보다 1,000억 원 증가한 7,3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6,762억 원을 넘어선 수치다.
즉, 프리미엄 급 광고 재원의 확대와 방송사의 공격적인 광고 상품 출시가 시너지 작용을 해 좋은 성과를 낸 것이다. 다시 말해 21년의 두 자릿수로 예측되는 방송 광고 성장은 코로나 팬데믹 충격에 의한 기저 효과와 방송 규제 완화라는 외부적 요인에 의한 효과가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분명 방송 광고 시장이 개선되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21년 성장을 기점으로 방송 광고 시장이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견은 조심스럽다.
코로나 팬데믹 직후 증가한 TV 시간은 코로나 이전으로 회귀하고 있고, OTT 서비스 이용은 증가 및 지속 유지되는 한편, TV 디바이스를 통한 OTT 서비스 이용이 그 영향력을 점차 증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그림 4 참조)
이 같은 시청 행태의 전환 속에서 다행인 점은 22년 역시 방송 광고 시장은 호재들로 가득하다는 것이다. 2월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시작으로 3월은 대선이, 6월은 지방 선거가 기다리고 있으며, 9월엔 아시안 게임, 11월엔 카타르 월드컵까지 있어 방송 특수기를 맞이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연초 시작한 MBC의 <트레이서>와 SBS의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시청률 10%에 근접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고, 지난해 큰 성과를 얻은 CJ ENM도 노희경 작가와 대형 스타를 앞세운 <우리들의 블루스>를 비롯해 <스물다섯 스물하나>, <킬힐> 등의 드라마 라인업을 공개한 바 있다.
지난해 작품성에서 호평을 받았지만 아쉬운 성적을 거둔 JTBC 역시 손예진 주연의 <서른, 아홉>과 하반기 송중기와 이성민을 앞세운 <재벌집 막내아들>을 준비해 방송사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했다. 방송 광고 시장의 긍정적 환경이 마련된 만큼, 이제 방송 광고 시장의 성장은 어떻게 하면 시청자들을 다시 방송 콘텐츠에 빠지게 만드느냐에 달린 것이라 볼 수 있겠다.
극장가의 침체로 여전히 고전 중인 OOH 시장
전년대비 27% 감소라는 2020년의 수치를 회복하기엔 여전히 역부족일까, 21년 방송 광고 시장과 디지털 광고 시장의 두 자릿수 성장이 전망되는데 반해, OOH 광고 시장은 3.2% 성장 전망에 그치고 말았다. 특히 OOH 시장의 제한적 성장은 극장의 영향이 가장 크다.
극장은 21년에도 전년대비 30% 수준의 감소가 전망되는데, 이는 코로나 발생 이전인 19년 극장 광고비의 20% 수준밖에 안된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KOFIC)의 극장 영화 관객 수 추이를 살펴보면, 20년 전년대비 74% 급감한 관객 수는 21년 더 이상 감소하지 않은 채 소폭 증가했으며, 매출액은 전년 대비 15% 상승했다.(표 2 참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장 광고 집행이 감소한 이유는 기존 극장에서 소비되던 영화가 온라인 시장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실제 2019년 472억 달러이던 세계 디지털 영화 시장은 20년 682억 달러로 증가했고, 국내 영화 산업 주요 부분에서도 극장 외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42.9%로, 비중만 보았을 때 19년 20.3%와 비교해 2배이상 증가했다(KOFIC, 21년 영화 온라인 시장 전망).
즉, 실제 극장의 관객 수와는 상관없이 극장이 더 이상 영화 소비의 주요 플랫폼이 아니라고 광고주들이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단적인 예로 이제 극장의 관객 수는 코로나19 발생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해 극장 방문자 수의 증감 패턴은 확진자 수와는 별개로 극장에 볼만한 영화가 있는가에 따라 달라졌다. 확진자 수가 급증하던 21년 7월~8월에도 블록버스터 영화의 개봉으로 극장 관객 수가 증가했고, 12월엔 18만 명을 기록했음에도 극장 관객 수는 증가하는 패턴을 보인다.(그림 5 참고)
즉, 실제 극장의 관객 수와는 상관없이 극장이 더 이상 영화 소비의 주요 플랫폼이 아니라고 광고주들이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단적인 예로 이제 극장의 관객 수는 코로나19 발생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해 극장 방문자 수의 증감 패턴은 확진자 수와는 별개로 극장에 볼만한 영화가 있는가에 따라 달라졌다. 확진자 수가 급증하던 21년 7월~8월에도 블록버스터 영화의 개봉으로 극장 관객 수가 증가했고, 12월엔 18만 명을 기록했음에도 극장 관객 수는 증가하는 패턴을 보인다.(그림 5 참고)
즉, 영화를 보기 위해 무조건 극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던 소비자가 극장에서 봐야 할 영화가 있는가를 따지는 깐깐한 소비자로 변모한 것이다. 한번 바뀐 영화 소비 습관은 다시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긴 어렵다. 이럴 때일수록 변화한 극장 이용 행태에 맞는, 극장과 콘텐츠의 결합을 고려한 광고 상품 다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물론 OOH 광고 시장의 현주소가 극장의 자체적 문제 때문 만은 아니다. OOH 시장에 긍정적 시그널이었던 지난 11월 위드 코로나 시행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더불어 한 달도 안 되어 폐지됐고, 지난해 12월 시행된 4단계 사회적 거리 두기는 22년 1월 현재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4천명을 상회해 연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매체 전환과 극장 콘텐츠 강화로 성장을 노려볼 때
반복되는 방역 지침 강화로 인해 공항/철도 및 쇼핑몰의 옥외 광고는 여전히 답보 상태로 큰 폭의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다행히 버스 및 지하철 광고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고, 아파트 LCD등의 생활 접촉 매체의 꾸준한 성장과 세로형 전광판과 같은 신형 DOOH가 강세를 보여 옥외 광고 시장이 코로나 이전 수준을 상회하는 등, OOH 광고시장의 성장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코로나 뉴노멀로 대표되는 비대면 생활이 정착된 탓에 대면 생활 매체로 구성된 OOH 광고가 코로나 이전의 수준으로 돌아가기까지는 코로나 종식의 시간만큼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광고 시장의 성장 모멘텀, 22년에는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까?
코로나 팬데믹은 분명 광고 시장에 위험 요소였다. 그러나 현재 시점에서 광고 시장은 충분한 동력을 토대로 성장하고 있다. 과거 98년 IMF 외환위기의 35% 감소 이후 99년 10%, 2000년 15% 성장을 기록한 바 있으며, 글로벌 금융 위기인 2009년에도 전년대비 5%대의 감소 이후 2010년 17% 증가하는 등, 위기 이후 역 성장의 기저 효과가 발현된 사례는 있다(제일기획, 광고연감).
그러나 코로나 이후 총 광고비가 1% 미만 감소한 상황에서 1년 만에 두 자릿수에 가까운 성장이 전망되는 것은 광고 매체 시장이 빠른 디지털 전환과 디지털 연계 광고 상품 출시 및 상품 다양화로 비대면 시대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볼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여전히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위협이 존재하고, 금리 인상과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최고치를 웃돌아 시장 불안이 가중되고 있지만, 아직까진 광고 시장의 성장 모멘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만한 위협은 보이지 않는다. 이제 관심은 22년에도 광고 시장이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다. 물론 아무도 확신할 순 없겠지만.
그러나 코로나 이후 총 광고비가 1% 미만 감소한 상황에서 1년 만에 두 자릿수에 가까운 성장이 전망되는 것은 광고 매체 시장이 빠른 디지털 전환과 디지털 연계 광고 상품 출시 및 상품 다양화로 비대면 시대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볼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여전히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위협이 존재하고, 금리 인상과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최고치를 웃돌아 시장 불안이 가중되고 있지만, 아직까진 광고 시장의 성장 모멘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만한 위협은 보이지 않는다. 이제 관심은 22년에도 광고 시장이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다. 물론 아무도 확신할 순 없겠지만.
이혜미 프로 (미디어 퍼포먼스 3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