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는 말이야...’
일명 꼰대들이 옛날을 향수하며 내뱉는 대표 레퍼토리입니다. 뭔가를 오래 한 사람일수록 회상하는 ‘라떼’는 더 많아집니다. 지금 사람들이 모르는 자신들의 ‘오늘’을 공유하고 싶어서죠. 하지만 지금을 살고 있는 젊은이들에겐 그저 오늘이 아닌 빛바랜 이야기일 뿐이죠. 그래서 사람들은 ‘오늘’을 논할 때 MZ 세대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오늘은 수많은 계층들이 모여 만들어 냅니다. 한 세대에 집중하는 이야기는 결국 다양성을 포용하지 못하는 결과를 만들어내죠. 오늘은 많은 것을 배려하고 생각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한쪽에 치우친 입장을 대변하지도 왜곡하지도 말아야 합니다. 모두가 오늘 중요한 이야기를 SNS에 올리고 공유할 수 있기에, 다양한 소리를 듣고 배려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 되었습니다. 즉각적으로 올라오는 비판과 반응은 브랜드들이 더 고민하고 숙고해야 한다는 뜻도 됩니다.
‘오늘’을 공유한다는 건 그 많은 목소리들을 듣고 고민해, 오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오늘 건넨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듣고 싶어 하는 오늘의 소리
이토록 오랜 기간 여행을 쉬어 본 적은 없습니다. 그래서 여행 관련 산업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죠. 많은 이들이 여행을 참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스웨덴의 엘리트 호텔은 다시 당신의 여행 본능을 자극하기 위해, 여행의 소리를 담아냈습니다. 마치 여행을 간 듯한 소리, 혹은 여행이 가고 싶어지는 소리. 호텔에 가면 늘 들리던 소리를 모아 캠페인을 만들었습니다.
리셉션 데스크의 벨 소리, 여행 가방 끄는 소리, 식당에서 식기 부딪히는 소리, 수영장에서 들리는 물의 움직임, 신문을 읽으며 에스프레소 마시는 소리, 룸서비스를 내오는 소리. 소리만 듣고도 사람들은 여행을 경험하게 되죠.
당신의 여행 감성을 이끌어내기 위해 엘리트 호텔은 10가지의 소리들을 정교하게 담았습니다.
레스토랑의 셰프들이 요리를 합니다. 치즈 가는 소리, 식기들 부딪히는 소리, 허브 뿌리는 소리, 음식 담아내는 소리... 맛있는 요리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소리로 차곡차곡 들립니다.
사우나의 물 떨어지는 소리와 돌에 뜨거운 물이 닿는 소리는 겨울 여행을 떠올리게 하고, 로비의 작은 웅성거림과 벨 소리,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와 여행 가방을 끌며 복도를 걷는 소리는 여행의 설렘을 연상시킵니다.
패션 포토그래퍼 출신 감독이 연출하고, 섬세한 소리를 담아내기 위해 전문 기술자가 녹음한 영상은 ‘호텔에서의 순간’을 효과적으로 살려내, 청각적인 위트를 만듭니다. 많은 이들이 듣고 싶어 하는 여행의 소리입니다.
맥도날드도 위트 있게 ‘소리’를 이용했습니다.
처음 들으면 숙면에 들게 하는 백색 소음인 고래의 울음소리 같습니다. 내레이터는 시종일관 담담하게 얘기합니다. ‘당신은 이 소리를 듣고도 왜 졸리지 않을까?’ 이유는 이 소리는 고래 소리가 아니라 당신 뱃속에서 들리는 ‘배고픈 소리’이기 때문이라고 하죠. 내레이터는 밤의 고래를 조용하게 만들기 위해, 밤에도 열려 있는 맥도날드로 오라고 합니다. 빅맥으로 고래를 잠재우라고 권하죠. 고래의 울음소리와 배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의 유사함을 활용한 위트입니다. 스웨덴의 맥도날드는 오늘도 밤에 열려 있음을 재미있게 알리고 있습니다.
오늘의 당신을 기념하는 뉴욕 타임즈
그동안 ‘Truth'캠페인을 펼쳐 온 뉴욕 타임즈. 뉴욕 타임즈는 1851년에 창간된 미국의 일간지로 긴 역사와 많은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서로에게 영감이 되고 성장의 시작이 되고 정보가 되었죠. 그들은 올해, 구독자에게 시선을 돌렸습니다. ‘Independent' 캠페인. ‘독립적인 삶을 위한 독립적인 저널리즘’을 표방하는 뉴욕 타임즈는 몇몇 평범한 구독자를 주인공으로 정했습니다. 구독한 지 2년 된 독자부터 1947년부터 구독해온 오래된 독자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재즈 뮤지션인 조단의 이야기는 그에게 영감을 주거나 관심을 뒀던 뉴욕 타임즈 헤드라인으로 시작합니다. “아침의 소울,” “위대해지기로 선택했다,” “바스키아 그림의 미스터리.” 등, 그의 삶과 관련 있는 뉴욕 타임즈의 헤드라인들입니다. 시종일관 조단의 목소리로 이어지는 헤드라인들. 트럼펫을 부는 조단의 모습과 일간지의 사진과 글씨들이 어우러져, 짧은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합니다. 리듬감 있게 울리는 재즈 음악까지 더해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만들어 내죠. 그는 2년 된 구독자입니다.
베라는 75년 된 구독자로 요리부터 책까지 다양한 주제와 관련된 헤드라인과 함께 등장합니다. 구독자의 목소리로 진정성을 더한 영상은 뉴욕 타임즈와 구독자의 단단하게 엮어진 삶을 보여줍니다.
뉴욕 타임즈의 미션은 진실을 추구하며, 사람들이 세상을 더 잘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번에는 진실과 그들의 노력이 구독자의 삶과 어떻게 이어져 왔는지 ‘관계’를 들여다보고자 했습니다. 그간 구독자가 늘어 2021년 2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는 뉴욕 타임즈는 예상보다 빨리 목표 가입자 천만 명에 도달할 걸로 예상돼, 2027년까지 천오백만 명의 가입자를 목표로 수정했다고 합니다. 영감을 주고받은 구독자와의 깊은 관계를 보여줌으로써, 다른 이들에게도 영감을 주고 구독자로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일방적인 매체의 이야기가 아니라 뉴욕 타임즈를 읽으며 살아온 구독자의 삶의 변화를 담은 캠페인. 진실을 추구해야 하는 진중한 의무만큼 구독자들 이야기 또한 웅장해 보이고 의미 있어 보입니다. 뉴욕 타임즈는 늘 해야 할 이야기를 멋지게 건넵니다.
오늘 당신이 찾아야 할 당신의 가치
오랫동안 ‘Because I'm worth it" 캠페인을 지속해온 로레알. 우리나라에도 ‘전 소중하니까요’로 번역돼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미국 배우 케이트 윈슬렛을 비롯해 많은 이들이 ‘자신의 가치에 대한 레슨’을 시작했습니다.
케이트 윈슬렛은 ‘I'm worth it'은 마법의 구절이라고 말합니다. 계속 되뇔 때마다 힘을 준다고 하죠. 하지만 사람들은, 그녀가 배우이고 많은 이들이 머리를 해주고 화장을 해주기에 그렇게 쉽게 말할 수 있다고 오해합니다. 그래서 그녀는 과감하게 화장을 지우기 시작합니다. 화장을 지우고 거울을 마주하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가치를 찾으라고 하죠.
모두 11명 유명인의 레슨으로 이뤄진 영상은 어떤 기교나 이펙트도 없지만 대신 진정성이 돋보입니다. 카메라를 끊지 않고 원테이크로 촬영해, 마치 배우들이 대본 없이 자신의 생각을 진솔하게 얘기하는 듯한 느낌을 주죠.
처음으로 남자 셀렙을 초대해 ‘우리의 가치’에 대해 얘기합니다. 왕좌의 게임에 출연한 덴마크의 배우, 니콜라이 코스테르발다우입니다. 그는 남자들에게 묻습니다. 여자들이 겪는 불평들을 보고도 가만히 있다면 ‘우리가 가치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우리 모두의 가치를 위해, 성 평등을 위해 연대하자고 말합니다. 평등은 희생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길이라고 강조하면서.
예전 우리가 캠페인에서 만났던 가치는 아름답게 가꾼 외형적인 모습에서 느껴지는 가치였습니다. 하지만 반복을 거듭해 로레알은 더 깊은 곳의 가치를 얘기합니다. 화장을 하지 않고도 발견할 수 있는 가치, 부정적인 이야기들을 이겨낼 수 있는 가치, 모두를 평등하게 이끌어낼 수 있는 가치. “Lesson of Worth”를 검색하면 많은 영상이 나오고 우리에게 익숙한 앤디 맥도웰이나 에바 롱고리아, 제인 폰다도 등장합니다. 그들의 생각은 어떤지 진솔한 이야기를 한번 들어 보세요.
오늘, 가장 가치 있게
오늘의 화두는 성 평등, 기후 변화, 환경 보호, 평화... 수많은 이야기들이 등장합니다. 그만큼 우리가 이뤄야 할 과제가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구글은 픽셀6 휴대폰을 내놓으면서 흑인도 뚜렷하게 찍힐 수 있는 사진 기능을 내세웁니다. 흑인의 피부색은 늘 어둡게 찍히거나 뭉개지기 일쑤였죠. 그들의 건강해 보이는 피부색을 제대로 표현하는 카메라는 드물었습니다. 다양성을 포용하는 구글 필섹폰은 그 컬러를 제대로 담아내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우리가 포용해야 할 다양성은 이렇게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한 카메라 기능 하나에도 적용됩니다. 그래서 세계 화두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람들도 오늘이 필요로 하는 가치를 공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게 오늘이 찾는 제품의 철학이 되고 가치가 될 테니까요.
오늘을 나누고 소중하게 만드는 이야기. 현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좋은 영감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