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그 나라의 문화 척도다”
Q. 술그리다를 간단하게 소개해 주세요!
술그리다는 우리나라 전통주를 비롯 세계의 다양한 술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맥주, 소주로 획일화되고 상품화된 주류문화는 진정한 술에 대한 맛, 의미, 가치를 훼손하고 있습니다. 지방마다, 집마다, 술은 자기 본연의 특징과 맛이 있고 그걸 살려 제대로 된 주도 문화를 이끌어가고 싶은 마음을 담아 ‘그리다, 그리워하다’라는 중의적 의미의 이름을 지었습니다. 여러 가지 술을 시음을 하면서 자기 입맛을 찾고, 술에 대한 기본지식을 습득하고 조언해주는 곳으로 ‘사람 냄새’ 풍기는 아지트 같은 곳을 만들어 갑니다.
Q. 고은 시인이 애정 한다는 휴동 막걸리, 어떤 술 인가요?
휴동 막걸리는 오롯이 쌀로 만들어진, 도수 8%의 즐거움이 있는 막걸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산울림의 김창환 씨와 소주파 고은 시인도 막걸리 중 유일하게 찾았던 녀석입니다. 휴동은 수원 광교에서 자선 농원이라는 곳에서 여주 이천쌀로 만들어진 탁주로, 김정수 대표님이 청국장집을 하는 어머님의 손맛을 닮았는지 기존의 막걸리와는 또 다른 깊은 맛을 냅니다.
Q. 휴동 막걸리는 어떻게 먹어야 할까요?
막걸리도 마주앙 잔 같은 작은 와인잔에 즐기면서 먹으면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어요.
마트에 파는 유통기한 짧은 막걸리는 안되고, 도가에서 나오는 휴동, 송명섭, 금정산성 같은 막걸리들은 막걸리는 김치 같은 스타일이라 초기에는 겉절이, 성숙기가 되면 묵은지의 맛이랄까? 시간이 지나면 산미가 ‘멋있어’ 집니다. 시간이 지나면 발란스가 더 잘 맞아지는 종류들이 있어요. 막걸리(탁주)를 맛있게 먹으려면 병을 흔들지 않은 상태로, 양은잔 말고 작은 와인잔에 윗부분(청주)부터 음미하면서 드셔 보시길 권해 드립 니다. 새로운 맛의 세계를 발견하게 되실 겁니다. 여기에 다른 것 필요 없이 살짝 데친 두부에 들기름만 싹 찍어서 먹으면 환상의 마리아주를 느끼실 수 있습니다.
"와인잔에 막걸리를 따라보세요. 막걸리 맛이 달라집니다."
Q. 약주와 청주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Q.외국인들에게도 추천할 만한 우리 술이 있을까요?
일본은 술을 빚을 때 대부분 효소를 사용하고, 우리는 누룩을 사용합니다. 누룩을 쓰면 약주, 효소를 쓰면 청주라 부릅니다. 그렇지만 익히 알듯이 약주는 청주이기도 합니다. 대구 칠곡의 신동 막걸리는 바나나를 섞은듯한 느낌이 드는 맛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이 누룩의 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Tip. 술의 종류
- 탁주 : 쌀 물 누룩으로 빚은 술을 침전물 그대로 막 거른 아이보리 빛깔의 술로 대표적으로는 막걸리가 있음.
원주는 알코올 도수가 15~18%로 높고, 우리가 사 먹는건 원주에 물을 희석한 제품으로 알코올도수가 5~7%로 낮아지며, 종류만 1천종류가 있음
- 약주(청주) : 한국식 청주(맑은술) 잘 빚은 탁주를 가라 앉혀 위에 뜨는 맑은 술이 청주 (또는 용수를 박고 가라 앉혀서 위에 뜬 맑은 술).
알코올 함량은 13~19% 가량으로 맛은 달짝 지근함
약주라 부르는 이유는 예로부터 귀한 음식에는 약과, 약식, 약념(양념)과 같이 약을 붙여왔고,
술도 귀한 음식이라 약을 붙여 약주라는 설이 있으며,
일제시대 조선에 청주를 일본 청주와 같은 이름이라 하여 약주로 구분했지만 청주라 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이 있음.
*누룩함량 1%이상을 청주, 1%미만을 약주라 함 (정종은 일본 사케회사 이름임)
- 소주: 탁주 또는 청주(약주)를 증류시켜 만든 술.
우리가 흔히 마시는건 희석식 소주로 95%의 주정에 물과 감미료를 첨가 묽게 희석한 소주
Q. 쥔장님의 추천 청주는 무엇인가요?
삼양춘을 추천합니다.
Q. 쥔장님의 추천 청주는 무엇인가요?
삼양춘을 추천합니다.
삼양춘은 달콤하면서 살짝 백세주 같은 술에서 나는 인삼향이랄까,
우리가 익히아는 약주 같은 느낌의 향이 아주 부드럽게 있어서 초심자도 즐길 수 있는 맛이에요.
"삼세번에 빚는 깊은 맛, 삼양주"
삼양춘*은 농업법인 송도향에서 주조한 술로, 알코올 15% 이지만 부드러운 맛이 특징입니다.은행원 출신 강학모 대표님이 천비 향을 만드신 이석준 셰프에게 배움을 받아 만들었는데, 청출어람이란 이런 것일까요? 인천의 소규모 지역 특산 주로 송도를 기반으로 한 송도 향주 조의 삼양춘은 ‘세 번 빚은 술(삼양주)’란 의미와 ‘겨울에 빚에 봄에 마시는 술(춘)’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한 번에 빚는 술을 단양주로 맛과 향은 떨어지나 서민들이 즐겨 먹었고, 대표적으로는 동동주로 지칭되는 ‘부의주’가 있고요. 두 번 빚은 이양주는 덧술의 발효기간이 10일 이상인 술을 뜻합니다.
삼양주법으로 만들어진 삼양주는 세 가지가 좋아지는데 ‘술의 깊은 맛’, ‘향기’, ‘빚 깔’이 좋아집니다. 삼양주는 조선시대 서울, 경기, 인천 지역의 사대부 양반들이 즐기던 술로, “아스파탐 같은 인공첨가물 없이 물, 전통 누룩, 강화섬쌀 100% 이렇게 세 가지 재료만 가지고 ‘세 번 빚어 옹기에서 100일 저온 숙성’ 과정을 거쳐 완성되는 술이 삼양춘”이에요.
(*삼양춘은 2018년 ‘대한민국 주류대상’에서 약주부문 최고상인 ‘베스트 오브 2018 우리 술 약주 부분’을 수상했습니다.)
“저평가 우량주, 해방주”
“저평가 우량주, 해방주”
Q. 탁주, 청주에 이어 마지막으로, 가격대가 비싸지 않지만 추천할 만한 소주가 있을까요?
‘해’안가에 나는 ‘방’풍잎을 첨가해 만든 포항 영덕 주조의 ‘해방주’를 시음해 보실까요? 18.8도이지만, 아주 깔끔한 맛을 내는 술로, 황금보리주를 능가할 술이라 생각됩니다. 요즘 한국 술의 아쉬운 점은 너무 대중을 의식해서 단맛 위주로 간다는 것인데요. 토끼소주가 그나마 본질에 가깝다고 할까요? 외국에 잘 나가는 연예인들이 주류회사를 많이 가지고 있듯, 최근 박재범 님이 만든 원소주는 용기가 있다고 생각하고 박수 쳐주고 싶어요. 강원도 원주의 모월이라는 양조장과 협업해 만들었는데, 이번을 계기로 외국과 경쟁할 수 있는 한국 술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Q.외국인들에게도 추천할 만한 우리 술이 있을까요?
우스갯소리로, 아랍의 갑부가 한국 명인이 만든 최고의 술을 가져오라 했는데, 낮은 가격표 보고 이거 말고 좋은 술 가져와라 했다는 썰이 있어요. 멕시코의 데낄라를 우습게 보지만, 몇 천만 원짜리 데낄라도 있고요. 중국술 역시도 흙이 좋아서 좋은 술이 꽤 있습니다. 오크통에 있는 와인은 증발되지만, 중국은 흙으로 빚은 도자기가 좋다 보니 증발이 되지 않는 술도 있습니다. 감홍로, 이강주, 중력고 같은 3대 명주가 있지만, 한국의 문화재는 면천두견주, 문배주, 교동법주로 이 술이 나쁘진 않지만 명인이 만든 술이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앞서 말했듯 외국처럼 주세계산을 도수로 하면 좋은데, 여러 날 여러 해를 거쳐 빚어진 명주들이 낮은 가격과 저평가되는 현실은 좀 아쉬움이 있습니다. 라면을 하나 끓일 때는 수프 하나를 통째로 넣지만, 여러 개를 끓일 때는 수프량의 조절이 필요하듯 오랜 기간의 숙성된 노하우로 만들어지는 것이 우리 술이고, 그만큼 매력의 깊이가 있답니다. 이참에 우리 술을 한번 만나 보시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에도 공항에 자신 있게 내놓고 팔만한 술로 이기순 명인의 감홍로, 조미담 선생님의 미담주, 연엽주, 송화주 등을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술은 도가의 명인이 맛있는 술을 담기 위해 애써온 세월에 균이 착상되는 느낌이랄까요? 술은 쌀의 미학이지만, 물의 미학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술은 좋은 물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해외와 견주어도 손색없는 자랑스러운 것이기도 합니다.
"우리 술을 이해하려면 양조장 투어를!"
보여주기 식 양조장 투어가 아니라, 허름해도 도가의 매력이 있는 양조장 투어를 한번 경험해보시기를 바랍니다. 술그리다에서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중에 하나로, 수익보다 진정한 우리 술의 가치를 알리고자 하는데요. 그 집 마당에서 밥과 사온 고기를 삶아 우리 술과 함께 먹는 재미를 담아보고자 합니다. 치즈처럼 막걸리도 먼지의 균들이 착상돼서 빚어지는 것인데, 허름해도, 작아도 맛이 있답니다.
와인은 우리가 흔히 느끼는 서양의 이미지처럼, 포장의 역사라면, 우리 술의 매력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솔직함’이라고 할 수 있어요. 외국인들이 한국을 좋아하는 이유도 직설적이고, 간단명료하기 때문이고, 막걸리 한잔에 담긴 동질감과 털털함이 한국인의 민족성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 술만큼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술이 없습니다. 후배 세대들이 봉준호, 박찬욱, 김기덕 감독이 칸과 베니스에 입성했듯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우리 술의 세계화에 앞장서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술맛이 그 맛이 그 맛이라 생각될 때 우리 술 한잔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