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은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전통 의상입니다.
그렇기에 중국이 자신의 소수민족 옷이라고 주장하며 올림픽 개회식에 한복을 등장시키고 문화 공정을 만들어갈 때, 많은 한국인들은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외국인들은 그 사실을 얼마나 알까요?
미국의 대표 일간지인 뉴욕타임스는 4월 9일 한복 특집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제목은‘역사를 통한 의복 여행’입니다. 드라마 파친코에서 선자의 의상으로 주목받은, 한복의 역사를 되짚고 아름다움과 실용성을 칭찬하는 내용입니다. 대한민국의 2000년 역사와 함께 변천해온 ‘한국의 옷’ 임을 알렸습니다. 아무리 한복은 우리 것이라고 주장해도 세상에 쉽게 닿지 못했던 목소리, 그 어려운 일을 파친코가 효과적으로 해낸 겁니다.
이렇게 콘텐츠는 힘이 셉니다. 수많은 한국인들이 바로 잡으려고 노력한 일을, 좋은 콘텐츠 하나가 거뜬히 힘을 실어줍니다.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데 많은 이들의 노력과 시간과 피땀이 들어가는 만큼, 그 파급력도 어마어마해지는 거죠. 상상도 못 한 힘을 갖게 됩니다.
꾸준히 ‘진짜 아름다움’을 얘기하고 있는 도브의 콘텐츠
사람들은 요즘 수많은 SNS 피드를 보고 삽니다. 그 어떤 콘텐츠보다 일상화됐죠. 그 중엔 걸러지지 않은 위험한(?) 내용들도 많습니다. 도브는 그래서 ‘자존감을 지키는 캠페인’을 새롭게 시작했습니다.
먼저 엄마와 딸을 초대했습니다. 그리고 SNS의 영향력에 대해 물었죠. 부모들은 장점도 있다고 생각하며 크게 걱정하지 않습니다. 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어서 영상이 시연됩니다.
영상엔 인플루언서들이 등장하다 갑자기 엄마가 나타납니다. 엄마는 딸에게 라면 하지 않을 위험한 얘기들을 하죠. ‘어릴 때 맞는 보톡스가 얼마나 좋은지, 배고픔을 느끼지 않는 파우더로 아침과 점심을 거르는 법, 화학적인 피부 각질 제거의 장점, 고르지 않은 치아를 손톱 손질용 파일로 갈아내는 법 등...’ 엄마라면 딸에게 권하지 않을 위험한 충고들을 당당히 얘기합니다. 하지만 함께 보고 있던 엄마는 당황합니다.
영상에 등장한 엄마들은 딥페이크 기술로 재현한 겁니다. 이렇게 위험한 뷰티 어드바이스를 딸들은 일상적으로 접하고 있다고 경고하기 위해 만든 영상입니다. 어린 여성들은 잘못된 피드로 인해 자존감을 잃고, 위험한 충고에 빠져들죠. 충격받은 엄마에게 딸들은 그제야 고백합니다. 이런 뷰티 피드들을 볼 때마다 자존감이 떨어졌다고. 도브는 잘못된 아름다움을 얘기하는 피드에 대해 경각심을 줍니다. 도브가 새롭게 전개하고 있는 ‘피드 정화하기(#DetoxYourFeed) 캠페인입니다.
도브의 힘은 꾸준함입니다. 한 번으로 끝나는 일시적 캠페인이 아닌 ‘진정한 뷰티’에 대해 오랜 시간, 끈질기게 파고듭니다. 올해도 멈추지 않고 뷰티 피드의 위해성에 대해 얘기를 꺼냈습니다. 도브는 이렇게 꾸준한 콘텐츠로 진정한 뷰티의 관점을 바꿔가고 있습니다.
애플 스토어에서 애플 고객을 훔친 백 마켓
애플 스토어에 아이폰을 사러 들른 고객, 어떻게 하면 내 고객으로 훔쳐올 수 있을까요? 이미 새로운 제품을 사기로 마음먹은 이의 마음을 쉽게 돌릴 수 있을까요? 프랑스의 재활용 전자제품 판매 업체인 Back Market. 그들은 4월, ‘지구의 날’을 맞아 기발한 생각을 해냈습니다.
새로운 기술에 열광하는 사람들은 재활용품보다는 새 제품을 선호합니다. 핸드폰은 특히 그렇죠. 아무리 공공 메시지를 던져도 꿈쩍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Back Market과 에이전시 Marcel은 새로운 해킹을 시도했습니다. 매장에 들른 고객이 새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찰나, 메시지를 보내는 겁니다. 애플의 기능인 에어드롭을 사용해서.
새로 출시된 아이폰을 들여다보던 사람들은 난데없이 백 마켓으로부터 에어드롭 요청을 받습니다. 그걸 클릭하면 ‘시큐리티가 보고 있으니 빠르게 움직이라’는 메시지가 뜹니다. 지금은 재활용 폰을 보러 갈 시간이라고 말하죠. 더 저렴하고 환경 친화적인 모델을 보러. 같은 아이폰12를 더 싸게 구입할 수 있다고 강조하죠. 이어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백마켓으로 연결됩니다. 이 캠페인은 런던, 파리, 베를린에서 진행됐습니다.
백 마켓은 어떤 메시지로도 소비자를 설득하기 어렵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장 설득하기 좋은 ‘순간’을 찾았습니다. 구매 여정 중 제품을 사려는 바로 그 찰나에 메시지를 보내는 거죠. 이 캠페인은 마케팅적으로 얼마나 효과를 거뒀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지구의 날을 맞아 진행된 효과적인 PR이 됐습니다. 이 재미있는 콘텐츠는 Back Market의 건강한 메시지를 인식시키는 데 성공했으니까요.
사람이 아닌 또 다른 고객을 생각한 이케아
이케아는 사실 쉽게 사고 버리는, ‘패스트 퍼니처’입니다. 예전에는 가구를 한번 사면 평생 쓰는 일이 다수였지만, 이젠 저렴해진 가격만큼 쉽게 사고, 쉽게 바꿉니다. 어쩌면 이케아는 환경과 가장 먼 브랜드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들은 환경 친화적인 콘텐츠를 끊임없이 만들고 있습니다.
이케아의 시그니처 푸드인 미트볼. 이어서 베지테리언을 위해 플랜트볼을 만들더니 이번에 또 새로운 볼을 출시했습니다. 이른바, Seedball. 이 볼은 야생화 씨앗과 점토와 흙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고객은 사람이 아니라 잔디로 인해, 또한 생물다양성 부족으로 인해 위협받고 있는 곤충입니다. 시드볼을 사서 화분이나 잔디에 두면 국화나 양귀비 같은 야생초로 자랍니다. 곤충이 살기 좋은 환경으로 바뀌어가는 거죠.
이 상품은 덴마크와 WWF의 협업으로 “덴마크의 야생 정원(Denmark's wild gardens)'캠페인의 일환입니다. 그들에 의하면 잔디는 곤충의 입장에선 사막과 같다고 합니다. 사람에겐 깨끗하고 편할 수 있으나, 곤충이 살아가기엔 척박한 환경이 되는 거죠. 시드볼은 이런 곤충에게 생물다양성이 확보되는 야생 가든으로 자라는 변화가 되는 겁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이케아는 ‘가구에는 감정이 없으니 더 자주 바꾸라’고 권유했습니다. 하지만 환경 문제가 대두되면서 관점을 바꾸고 꾸준히 환경 친화적인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들의 캠페인이 쌓여가면 이케아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데도 큰 역할을 하겠죠. 한정판으로 판매된 시드볼 캠페인이 끝나면, 집에서 직접 만들 수 있는 방법도 공개하겠다고 합니다.
본질은 더 깊게 표현은 색다르게
세계는 엔데믹으로 향해가고 있습니다. 팬데믹으로 2년간 휴식했던 뮤직 페스티벌이 곳곳에서 열리고 다시 사람들은 오프라인에서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의 대표 록 뮤직 페스티벌인 코첼라 밸리 뮤직 앤 아츠 페스티벌도 다시 재개돼 사람들을 끌어 모았습니다. 다른 점은 NFT로 2인용 평생 이용권을 경매에 붙인 겁니다.
또한 코첼라 페스티벌에서 공연됐던 음악 디지털 소유권을 NFT로 제공하고, 티켓, 굿즈, 선공개 음악, VIP 전용 행사, 시크릿 파티 등도 NFT로 살 수 있게 했습니다. 페스티벌 참가자는 Bloom NFT를 다운로드합니다.
이 NFT는 거대한 사이키델릭 플라워 씨앗으로, 페스티벌 동안 금요일 아침마다 피어납니다. 이 꽃을 보여주면 한정판 상품이나 식음료 바우처를 받을 수 있고, 전용 진입로로 드나드는 통행권이 됩니다. 그리고 운 좋게 ‘rare flower'를 받으면 그에 상응하는 혜택을 받게 되죠.
음악을 즐기고 페스티벌을 즐기는 흥은 같으나, 이용하는 방법 나아가 우리가 살아가는 방법은 끊임없이 바뀌고 진화합니다. 이젠 블록체인이 예술을 사고파는 방식을 바꾸고 이렇게 뮤직 페스티벌을 즐기는 방법까지 바꾸고 있습니다. 코첼라는 NFT로 새로운 즐거움을 누리는 콘텐츠를 만들었습니다.
콘텐츠의 방향은 정해져 있습니다. 본질엔 더 깊게 다가가고, 공유하는 방식은 계속 새로워지고. 크리에이터들이 세상에 관심을 가져야 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깊고 동시에 새로워지는 순간 콘텐츠는 마력을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