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스토어는 오프라인 공간을 이야기할 때 늘 인기 있는 분야였지만, 요즘은 그야말로 팝업의 호황기입니다. 일보다는 개인의 삶을 더 우선시하고, 늘 새롭고 재미있는 경험을 추구하는 MZ에게 팝업스토어로 일컬어지는 경험 공간은 그야말로 브랜드가 제공하는 매력적인 놀거리인데요. 초기 팝업이 MZ를 중심으로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하였다면 이제는 세대를 넘나드는 하나의 놀이터로서 확장되고 있음을 느끼고 있는데요.
투자 비용 대비 높은 효과 창출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다양한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한 달에도 수십 건의 팝업이 기획되고 오픈되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비상설, 임시 팝업 형태의 스토어 대여가 상권 발달의 하나의 주요한 꼭지가 되었는데요.
작년과 올해, 서울 시내 팝업 성지로 거론되는 지역은 단연 성수와 여의도의 더현대 서울입니다. 오늘은 두 장소에서 몇 달간 일어났던 팝업들을 살펴보고 두 곳이 왜 팝업 성지가 되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떠오르는 팝업 성지, 더현대 서울
3대 명품(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의 입점으로 성공을 가늠한다는 백화점 유통업계에서 더현대는 일명 에루샤 없이도 잘 나가는 백화점으로 개장 2년 만에 독보적 입지를 만들어가고 있는데요. 특히 더현대의 성공에는 초기부터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한 다양한 팝업 이벤트로 팝업 성지로 부상하는 이미지 확보도 큰 영향을 끼쳤다는 평입니다. 기존의 유통,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에서 진행되는 팝업스토어들은 판매에 중점을 둔 임시 매장이나 신제품 프로모션에 가까웠다면, 더현대 서울에서는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목적성을 두고 조금 더 경험에, 그리고 체험의 한정성과 유니크함에 포커싱 한 팝업스토어 형태를 운영한다는 점이 달랐는데요.
그 결과 지난 2년간 더현대에서 진행된 여러 팝업들이 대중 이슈화에 성공했고, 이러한 흥행들이 쌓여 MZ세대들의 새로운 만남의 장소로 더현대가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지하 2층 Creative GROUND의 ‘더 퍼스트 슬램덩크’ 팝업
탄생부터 MZ세대 전문관으로 만든 지하 2층 크리에티브 그라운드에는 팝업 전용 공간만 3곳이 있습니다. 지하철 입구와 연결되는 동선으로 젊은 세대의 접근성도 좋은 이 공간에서는 특히 재미난 콘텐츠의 팝업들이 많이 열렸었는데요. 얼마 전 끝난 ‘더 퍼스트 슬램덩크’ 팝업도 슬램덩크 극장판의 인기와 더불어 덕후 문화를 잊고 있던 3040세대까지 이끌어내, 팝업스토어가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친구 만남과 팬심에서 나오는 덕질을 같이 할 수 있는 팬덤 문화의 장으로 활용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국내에서 처음 열린 슬램덩크 관련 공식 팝업스토어로 한정판 피규어 및 캐릭터별 유니폼까지 다양한 한정판 굿즈들을 소개했습니다.
팝업스토어 입장과 포토매틱 대기 번호를 따로 운영하고, 입장을 기다리는 시간 동안 다른 공간들을 즐길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역할도 하는 유통 입장에서는 일석이조의 팝업 스토어.
지하 1층 Tasty SEOUL의 ‘잭 다니엘 잭애플’ 팝업
요즘 하이볼 열풍 등으로 2030의 위스키 사랑이 대단합니다. MZ세대의 위스키 사랑이 높아지면 젊은 소비자를 팬으로 만들고자 헤리지티가 있는 위스키 브랜드들이 그들의 핵심 제품을 가지고 다양한 콘텐츠의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 모습을 요즘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최근 미국 테네시주 버번위스키의 대명사인 잭다니엘스도 신제품 ‘잭 애플’의 출시에 맞춰 더현대 서울 지하 1층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였습니다. 작년 원소주 팝업으로 대히트를 친 더현대 서울은 지하 1층의 Tasty SEOUL관을 중심으로 다양한 주류의 팝업을 이어서 선보이고 있는데요. 주류 브랜드 팝업의 계보를 올해는 잭다니엘스의 잭애플로 이어가는 모습이었습니다.
한정판 굿즈와 함께 인증샷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는 포토존.
전체적으로 브랜드 컬러와 잭애플에 맞춰 동일한 톤과 컬러로 구성하여 브랜드를 직관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현장 구매자 대상으로 원하는 문구를 새길 수 있는 인그레이빙 서비스와 전문 바텐더가 잭애플로 만든 칵테일 4종을 시음해 볼 수 있는 잭애플바. 기본 40분 이상의 대기가 발생할 정도로 사람들의 발길을 사로잡았습니다.
1층 Exclusive LABEL의 ‘샤넬 코코크러쉬’ 팝업
백화점 1층은 주로 첫인상을 담당하는 공간인 만큼 럭셔리 브랜드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죠. 더 현대 서울 1층 중앙에 위치한 유리월 공간은 상시 팝업 공간으로 운영되진 않지만, 전시 등 아트 이벤트가 열리진 않을 때는 주로 하이엔드 브랜드의 이벤트 팝업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이 공간에서 샤넬의 주얼리 팝업인 코코크러쉬가 오픈하였는데요. 전담 도슨트 체계의 세미-프라이빗 형태의 운영을 통해 고가의 제품을 직접 체험하고 브랜드 개별 스토리를 충분히 알 수 있도록 하여 개별 방문객의 만족도를 높였습니다.
브랜드 앰버서더 제니를 활용한 브랜드 스토리 애니메이션을 감상하고,
관심 있는 라인을 개별적으로 착용해 보는 상담존으로 구성한 코코크러쉬 팝업.
같은 장소에서 직전에 진행된 국내 처음으로 선보인 프랑스 하이엔드 브랜드 크리스찬 루부탱의 ‘루비월드’ 팝업스토어.‘루비월드’라는
테마 아래 ‘PARIS’, ’LA SEMELLE ROUGE’, ’L’ATELIER’, ’ALL LOUBI’까지 총 4가지 콘셉트로 꾸며진 룸으로 구성하였습니다.
5층 Sounds & FOREST의 ‘레고 BTS Dynamite’ 팝업
더현대 서울의 상징적인 공간인 5층의 1000평 규모의 실내 정원 사운즈앤 포레스트 또한 시기별로 다양한 이벤트와 더불어 다양한 브랜드의 팝업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테라스 구조와 돔 형태에서 오는 높은 천정고로 규모감 있는 전시와 이미지 체험존을 만들 수 있어 브랜드 기획자에게 매력적인 장소로 여겨지는 곳이죠.
최근에는 레고코리아에서 운영하는 방탄소년단의 'Dynamite' 뮤직비디오를 테마로 꾸며진 팝업 공간이 오픈하였는데요. 탁 트인 공간을 활용해 중앙 무대를 설치하고, 실제 콘서트장을 모티브로 한 초대형 레고 디오라마를 전시하고 다양한 체험 이벤트들을 연계해 다양한 세대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터 공간을 조성해 고객들을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중앙 무대에 대형 스크린이 설치되어 레고로 구현되는 BTS의 다이너마이트 뮤직비디오와 레고 제품 소개 영상이 나오며,
그 아래로는 실제 콘서트장을 모티브로 한 초대형 레고 디오라마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모습을 레고로 구현한 미니피겨 포토존과 준비된 레고를 활용해 나만의 피규어를 만들어 볼 수 있는 '커스텀 레고 미니피겨 존'. 완성된 미니 피규어는 내 미니피겨가 BTS 콘서트의 관객이 될 수 있게 BTS 콘서트 디오라마에 자유롭게 부착할 수 있습니다.
2. 취향 저격 팝업 콘텐츠 집합소, 성수
요즘 핫한 MZ 트렌드를 알려면 성수동을 가봐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어느 순간 성수 상권은 처음 팝업을 열려는 브랜드들의 진출 1순위 고려 지역이 되었는데요. 부동산 전문 서비스 컨설팅 기업 Cushman & Wakefield가 발표한 22년 4분기 서울 리테일 마켓 리포트에서 팝업스토어 전성기를 맞아 성수가 브랜드 격전지로 부상하였다고 밝히며, “코로나19의 여파로 서울 주요 상권의 유동 인구는 2019년 대비 2022년 약 26% 감소했지만, 성수는 오히려 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서문에서는 “성수는 신선한 콘텐츠를 찾는 MZ세대의 유입이 특히 두드러져, 팝업 스토어를 방문한 소비자가 인근에서 체류하며 상권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등 성수 상권과 팝업 스토어는 선순환을 창출하며 뗄 수 없는 관계로 자리 잡고 있다”라고 분석하였는데요.
이처럼 그야말로 요즘 가장 ‘힙’한 동네가 된 성수는 붉은 벽돌을 트레이드마크로 한 지역색과 함께 예술가, 기획자, 소셜벤처들이 모인 문화와 혁신의 커뮤니티라는 이미지에 다양한 팝업스토어들로 의외성이 넘쳐나는 공간들이 모여 MZ에게 매력적인 장소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정비소 및 준공업 지역이었던 지역에서 열리는 자동차 팝업, ‘포르쉐 나우 성수’
브랜드 회춘, 젊은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은 럭셔리 하이엔드 브랜드도 예외는 아닙니다. 슈퍼카 브랜드인 포르쉐도 고객 경험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 각인을 위해 팝업 스토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는데요. 포르쉐 나우는 포르쉐가 전 세계에서 각 지역 특색에 맞춰 가치와 테마를 나누는 새로운 브랜드 공간을 지칭하는 경험 공간 브랜드로, 이번에 한국에서는 3번째이자 세계에서는 27번째로 문을 연 포르쉐 나우 성수는 ‘Driven Youth, Driven by Inspiration’이라는 테마 하에 다양한 영감을 제시하는 도심형 브랜드 공간을 표방하였다고 합니다.
공업사와 정비소가 즐비했던 지역의 역사 때문인지 성수는 특히 자동차 업계의 러브콜을 많이 받는 핫플인데요. 포르쉐 또한 제주와 부산에 이어 서울의 첫 팝업 장소로써 성수를 픽 했습니다.
과거 공장으로 운영된 벽돌 건물을 리모델링해 성수 지역의 특색을 살린 포르쉐 나우 성수.
그래픽 아티스트 샘바이펜(SAMBYPEN)과 협업한 그라피티가 외관에 적용되었습니다. / 출처: 포르쉐 나우 공식 웹페이지
차주들의 지원을 받아 주기적으로 바뀌는 브랜드 헤리티지를 보여주는 포르쉐 클래식 존과
지속가능성과 혁신적인 미래를 향한 브랜드의 방향을 담고 있는 포르쉐 이노베이션 존.
팝업 콘텐츠로 N차 방문 유도, 누데이크의 'OMG! 누+진스' 팝업
비상설 임시 매장을 뜻하는 팝업스토어이지만, 상설 매장에서도 콘텐츠 변화와 N차 방문을 유도하기 위해 팝업 이벤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성수에서 운영 중인 핫플레이스에서 진행하는 팝업 이벤트를 확인하는 재미도 쏠쏠한데요. 지난 연말과 올 연초에 걸쳐 가장 핫했던 장소 중 하나였던 누데이크 성수의 'OMG! 누+진스'도 콘텐츠 변화를 위해 팝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사례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콘텐츠테인먼트(콘텐츠+엔터테인먼트)'가 뜨면서 브랜드와 엔터 업계의 협업이 활발한데요. 아이돌 뉴진스는 지난 데뷔 당시에도 더현대 서울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어 큰 화제를 일으켰던 적이 있습니다.
이번 팝업 또한 소셜을 중심으로 큰 화제가 되었는데요. 아트피스 같은 디저트로 유명한 만큼, 스토어에는 뉴진스를 상징하는 토끼 케이크 5종을 비롯해, 2층 건물 높이의 초대형 토끼 케이크 조형물을 설치하여 인스타그래머블한 공간을 형성하였습니다.
팝업 기간 동안 데뷔곡을 작업한 250과 프랭크가 팝업스토어를 위해 리믹스한 뉴진스의 곡들이 배경음악으로 사용하고,
다양한 관련 협업 MD를 판매한 누데이크의 'OMG! 누+진스' 팝업.
같은 장소 다른 느낌 X 프로젝트 렌트, 매일유업 어메이징 오트카페
성수에서부터 시작해 성수동에만 5개의 지점을 운영하는 프로젝트 렌트는 브랜드에게 팝업이 가능한 공간을 제공해 주는 플랫폼입니다. 특히 프로젝트 렌트 공간에서 만난 여러 재미난 팝업 스토어 중 식품 업계의 팝업이 기억에 남는데요. 지난 10월에 프로젝트 렌트 공간 중 가장 규모가 큰 올드타운점에서 열린 '오트+친환경’을 콘셉트로 한 매일유업의 어메이징 오트 카페도 그런 케이스입니다. 운영 기간 동안 약 1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다녀갔다는 어메이징 오트 카페는 이곳의 경험을 좋아하는 고객들의 요청에 따라 매일유업에서는 인기 상품과 굿즈를 후속으로 기획세트로 출시했다고 하는데요.
플래그쉽 스토어보다 적은 투자 비용으로 타깃에서 어필함과 동시에 적극적인 바이럴을 만들어내는, 비용 대비 효과성이 높은 팝업스토어의 장점을 느낄 수 있는 사례라는 생각이 듭니다.
2층 규모로 핀란드 오트밭 분위기를 내기 위해 갈대, 볏짚 등의 소재를 활용한 인테리어로 포토존을 조성하고, 2층은 굿즈 판매와 쿠킹클래스 공간으로 구성하였습니다. 특히 친환경 콘셉트에 충실하기 위해, 성수동 공장에서 버려지는 제품을 재활용한 가구부터 나무, 볏짚을 활용한 의자까지 모든 제품을 친환경 소재로 만들었으며, 매장 내에서 일회용기를 사용하지 않고 판매하는 굿즈도 플라스틱을 배제하였습니다.
팝업 전문 플랫폼 프로젝트 렌트 올드타운점에 설치된 어메이징 오트 카페 외관(좌)
작년 동일한 장소에서 열렸던 가나 초콜릿 하우스 외관(우)
지금 한국은, '팝업스토어 전성시대’
글로벌 어느 나라보다도 현재 한국은 팝업스토어 전성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팝업스토어에는 국내 고객들이 좋아할 만한 여러 가지 요소가 맞아떨어집니다. 한정된 시간 동안 즐기는 특별한 콘텐츠라는 점은 유행에 민감하고 나만의 취향을 찾기 위해 늘 새로운 트렌드를 모색하는 국내 MZ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매력적인 놀거리죠. 얼마 전 찾은 더현대 서울에서 파란색 후드와 캡을 맞춰 입은 어머님들이 지하 2층의 영탁 스튜디오 팝업스토어 앞에서 길게 줄을 서 있는 모습을 보면서, 팝업스토어의 세대 확장의 현장도 목격하였는데요.
Back to Normal 시대를 맞아, 한동안 팝업의 인기는 더더욱 이어지지 않을까 싶은데요. 앞으로 더 심화될 경쟁 속에서 기업은 우리 브랜드가 목표하는 타깃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더욱 이색적인 콘텐츠와 스토리로 색다른 공간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만큼 소비자들은 브랜드가 제공하는 놀이터를 찾아보는 재미는 쏠쏠하리라 기대되는데요. 이런 시장 경쟁 속에서 HS애드에서도 다양한 경험 공간들을 꾸준히 기획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