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한 해도 이제 다음 달이면 마지막입니다. 추워진 날씨만큼 연말 분위기가 점점 더 느껴지는 하루하루인데요. 지인들과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즐겁지만 때로는 조용하게 나만의 시간을 즐기고 싶은 순간들이 있습니다. 디지털 콘텐츠 소비가 익숙해지고 일상이 되었지만, 종이책의 감성은 여전히 사람들에게 마음의 안정과 친근함을 주는 아이템이죠. 이런 소비자의 마음을 간파해 간단한 주류와 함께 즐기는 책 바가 사람들의 마음을 끌고 있는데요. 간판도 찾기 힘들어 아는 사람들만 알고 찾아간다는 공간, 오늘은 한 번 가보면 그 매력에 다시 꼭 찾는다는 숨겨진 아지트 같은 장소들을 공유합니다.
술과 글을 엮는 스토리가 있는 공간, 책바 (@chaegba)
여기는 책과 술에 진심인 공간입니다. 책과 술이 함께 하는 바, 말 그대로 책바인데요. 큐레이션 된 다양한 책들을 살펴보고 읽어보면서, 자체 제작한 주문 북에서 소설 속에 언급된 술을 마셔볼 수 있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공간이자, 퇴근길 혼자 술 한잔을 기울이며 독서를 하려는 직장인들에게 맞춤형 심야 책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칵테일과 위스키를 마실 수 있으며, 운영자가 선별한 책을 구매할 수 있고 약 천 권이 넘는 열람용 도서를 정해진 시간 동안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망원동 책바
위대한 개츠비에서 파티에서 마셨다는 칵테일 '진 리키'를 주문해, 좋아하는 작가의 에세이를 읽으며 하루를 마감하는 나만의 시간을 가져보는 경험이 가능합니다.
특히 혼자 온 사람들을 더 반긴다는 책바는 대화가 가능한 공간과 침묵을 권장하는 공간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공간의 한쪽 면을 차지하는 예술 관련 서적부터 에세이까지 책바만의 북큐레이션은 감각적인 공간을 완성하는 요소가 되고 있는데요. 기분에 따라 읽고 있는 책에 따라 취향에 맞는 음료 추천도 가능해 책과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을 거 같습니다.
어른들을 위한 서점, 그래픽 (@graphic.fan)
앞서 소개한 책 바가 조용한 사적인 공간을 표방한다면, 좀 더 자유롭고 편하게 더 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도 있습니다. 노트북 사용은 금지하는 오로지 책을 위한 공간이자 주류를 같이 판매하기에 어른들만 입장 가능한, 서점이자 북카페이자 책바 인 그래픽(Graphic)입니다.
조용한 주택가 골목 안쪽에 위치한 그래픽은 마치 두꺼운 책의 단면과 같은 외관부터 궁금증을 불러일으킵니다. 딱히 간판도 없어 긴가민가하면서 건물 옆쪽 철문을 밀고 들어가면 비밀스러운 공간으로 들어가는 듯한 조용한 복도를 만나게 되는데요. 이곳에서 방문객들은 카운터에 비치된 QR코드를 스캔하면 만화로 표현된 이용 안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심플하면서도 어딘가 호기심을 자극하는 건축적인 외관부터 층별로 비치된 다양한 스타일의 좌석과 서적들로 요구에 맞게 선택 경험이 가능한 그래픽 내외부 전경.
쉽게 원하는 편의를 찾을 수 있게 만들어진 공간들과 독서에 최적화된 다양한 좌석들이 돋보이는 그래픽 공간들.
총 세 개 층으로 이루어진 그래픽은 다양한 책과 여러 가지 스타일의 좌석이 구비된 공간으로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시간제한 없이 원하는 책을 자유롭게 읽어볼 수 있고, 마음에 드는 책은 구매도 가능합니다. 특히 다양한 종류의 아트북을 비롯해, 그래픽이라는 네이밍에서도 할 수 있는 DC코믹스 등 그래픽 노블 및 여러 만화책들을 구비하고 있죠. 편안한 체험을 위해 3층 냉장고에서 무료로 꺼내 마실 수 있는 음료 서비스를 기본으로, 원한다면 그래픽에서 엄선한 다양한 주류 메뉴를 주문해 책과 함께 즐길 수 있어, 마치 어른들의 놀이터와 같다는 생각이 드는 곳입니다.
나만의 오롯한 하루를 완성하는 곳, 마이시크릿덴 (@my.secret.den)
덕수궁이 내려다보이는 자연과 책 그리고 음악이 함께하는 공간을 표방하는 마이시크릿덴은 앞선 두 공간보다는 읽을 수 있는 책의 수는 적지만 낮에는 예약제 공유 서재이자 밤에는 와인 바로 낮과 밤이 다른 콘셉트로 운영하여 언제 방문해도 좋은 장소인데요. 전면 창을 통해 덕수궁 돌담길과 엄선된 플레이리스트에서 나오는 기분 좋은 음악과 함께 할 수 있는 마이시크릿덴은 은신처라는 뜻이 담겼다는 ‘덴 den’처럼, 바쁜 일상 속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 찾기 좋은 사색의 공간입니다.
낮 시간에는 개인 작업을 하거나 비치된 도서를 읽는 등 대화가 허용되지 않는 무인 서재로, 밤에는 가볍게 지인과 함께하거나 혼 술 할 수 있는 와인바로 바뀌는 마이시크릿덴.
낮에는 드립백 커피나 레드 컵와인을 셀프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고, 저녁에는 간단한 안주 및 커버차지로 외부 음식 반입도 가능해 방문객들이 목적에 맞게 자유롭게 경험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습니다.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덕수궁 풍경과 함께 낮과 밤으로 나눠 원하는 만큼의 시간대로 예약 가능하고, 창가석과 소파석 등 목적에 따라서도 선택이 가능해 각자 할 일에 따라 다양한 풍경을 만들어 내는 곳입니다.
작지만 안락한 공간에서 힐링으로 연결되는 시간
우리는 저마다 다양한 이유로 휴식과 힐링이 필요한 순간이 옵니다. 집도 좋은 휴식처이지만 때때로 나만의 공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순간의 안식을 만들어 주는 아지트 같은 장소가 필요한데요. 하루를 마치고 조용히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싶은 직장인들을 주요 타깃으로 만들어진 이런 이색 공간들이 주변에 더 많이 생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러분도 한 해의 마무리를, 또는 새해의 시작을 나만의 휴식처 같은 공간을 주변에서 찾아 해 보시는 것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