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타로 키무라(Kentaro Kimura)
하쿠호도·하쿠호도 케틀 인터내셔널 CCO
AI가 광고 영역을 전부 대체할 수 있을까? 애드아시아 203 서울의 많은 사람들이 논의한 주제이다. 허나, AI가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 존재한다는 의견 또한 존재했다. 하쿠호도(Hakuhodo)의 켄타로 키무라(Kentaro Kimura)가 그 중 하나다. 더 나아가 지역 문화를 기반으로 한 크리에이티브가 세계를 공감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지역적인 요소를 분석하고 CONTEXT를 이해해 이전에 없던 크리에이티브를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은 켄타로 키무라와의 인터뷰를 통해 확신으로 바뀌었다. 면밀히 분석하고 과감하게 도전하는 그의 생각을 들여다보자.
하쿠호도 케틀은 어떤 회사인가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하쿠호도(Hakuhodo)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creative and global divisions에서 책임을 맡고 있고 하쿠호도 케틀(Hakuhodo Kettle)에서 고객 운영을 이끌고 있는 켄타로 키무라(Kentaro Kimura)입니다.
4년 만에 한국을 방문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방문했을 때 어떤 인상을 받으셨나요?
많은 사람들이 웃고 있는 도시는 좋은 도시라는 생각합니다. 한국에 도착한 날 밤에 명동 거리를 혼자 걷고 있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웃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한국은 역시나 좋은 곳이라 생각했습니다. (웃음)
‘애드아시아 2023 서울’의 큰 주제는 ‘생성형 AI가 광고 작업의 대부분을 대체 가능하다’ 와 ‘AI가 대체 할 수 없는 크리에이티브는 존재한다’로 나뉘었습니다. 그 중 ‘AI가 대체 할 수 없는 크리에이티브가 존재한다’에 대해 말씀하셨는데요. 더 자세하게 듣고 싶습니다
우선 질문하신 두 의견에 모두 동의합니다. 예를 들어, AI를 “컴퓨터”나 “온라인 회의”로 대체해 봅시다. 컴퓨터의 등장으로 광고 산업의 일부 직무는 컴퓨터에 의해 대체됐습니다. 폰트를 조립하는 photo-typesetter(신문, 잡지 등 다양한 매체에 인쇄된 텍스트와 그래픽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기계), analog film developer(아날로그 필름 현상기)등이 컴퓨터에 의해 대체됐죠. 하지만 컴퓨터로 대체되지 않은 직무 중 하나가 바로 카피라이터입니다.
코로나 기간 동안 일부 대면 미팅이 온라인 회의로 대체되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일부 촬영 현장의 방향성이나 광고물의 편집 역시 온라인 회의로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결국 일부 회의는 직접 만나서만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 분명해졌습니다. 예를 들어, 중요한 아이디어 회의는 반드시 직접 만나서 진행해야 합니다. AI의 등장으로 메인 카피를 작성하고, 대량의 계획을 생성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최적화하는 작업이 AI로 대체될 수 있으나 적절한 AI 프롬프트를 작성하고 지시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팅 작업은 AI로 대체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컨퍼런스에서 언급한 것처럼, 지역 주민들이 마음 속 깊이 느끼는 자부심을 강화하는 것은 AI가 만들 수 없는 창의성이 필요한 작업임이 틀림없습니다. 즉, AI는 ‘컴퓨터’나 ‘온라인 회의’처럼 대체할 수 있는 직업과 대체할 수 없는 직업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AI는 말이나 데이터 형태로 기록되거나 인터넷에 저장된 명시적인 지식을 편집하고 최적화하는 데 뛰어납니다. 또한, 선행 사례를 모방하거나 개선하는 창의적인 작업에도 능숙합니다. 그러나 AI는 ‘잠재되어 있는 암묵적인 지식(latent tacit knowledge)’ 또는 무의식에 숨겨진 열망과 욕망을 다루는 데는 능숙하지 않습니다. 또한 선행 사례를 모방하지 않는 혁신적인 창의성에도 역량을 발휘하기 어렵습니다.
광고 산업은 이러한 잠재되어 있는 암묵적인 지식을 사업 기회로 전환하는 데 뛰어나며, 다른 것을 모방하지 않는 원본 아이디어가 상당한 시장 결과를 내는 산업입니다. 그러므로 AI가 할 수 없는 창의성을 만들어내는 한 필요성은 계속 남아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지역 문화를 기반으로 크리에이티브를 만들어도, 세계적으로 어필할 수 있다’고 말하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를 공감시키려면 보편적인 글로벌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데, 지역(local)을 더 깊게 탐구해야 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제가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전 세계 사람들을 기쁘게 할 요리 레시피와 가족과 친구들을 기쁘게 할 요리 레시피 중 어느 것이 더 맛있을 것 같나요? 전 세계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찾는 것보다 주변 사람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강력한 아이디어를 먼저 찾고, 그 아이디어 안에서 전 세계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요소를 고려하는 것이 더 쉽다고 생각합니다.
‘지역 문화를 기반으로 크리에이티브를 만들어도, 세계적으로 어필할 수 있다’고 말하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를 공감시키려면 보편적인 글로벌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데, 지역(local)을 더 깊게 탐구해야 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제가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전 세계 사람들을 기쁘게 할 요리 레시피와 가족과 친구들을 기쁘게 할 요리 레시피 중 어느 것이 더 맛있을 것 같나요? 전 세계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찾는 것보다 주변 사람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강력한 아이디어를 먼저 찾고, 그 아이디어 안에서 전 세계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요소를 고려하는 것이 더 쉽다고 생각합니다.
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면, 백만 명의 마음도 움직일 수 없습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세 가지 주제에 걸쳐 세계적인 통찰력에서 나오는 ‘기존의 글로벌 솔루션’ 사례와 구체적인 지역적 통찰력에서 나오는 ‘상상하지 못한 문화 해결책’ 사례를 비교했습니다. 예를 들어 뉴욕시 아이콘의 경우, 전자는 티셔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I♥NY’ 로고이고, 후자는 금융권의 성평등에 대한 염원에서 탄생한 ‘Fearless Girl’입니다. 컨퍼런스의 결론은 사회와 기업의 문제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어려워지면 단 하나의 올바른 해결책을 찾기 어려운 오늘날에는 지역 문화가 만들어내는 ‘상상 할 수 없는 문화적 해결책’이 더욱 효과적이며, 그것이 AI가 만들지 못하는 창의성이라는 겁니다.
지역 문화와 금기(Taboo) 등에 대한 이해를 위해 CONTEXT를 찾아내는 특별한 방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하쿠호도는 30년 이상 “세이카츠샤(Sei-katsu-sha) 사고”를 지지해 왔습니다. ‘세이카츠샤’란 일본어로 ‘사는 사람들의 삶(life of living people)’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세이카츠샤의 맥락에서 최상의 해결책을 발견하고 실행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하쿠호도는 30년 이상 “세이카츠샤(Sei-katsu-sha) 사고”를 지지해 왔습니다. ‘세이카츠샤’란 일본어로 ‘사는 사람들의 삶(life of living people)’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세이카츠샤의 맥락에서 최상의 해결책을 발견하고 실행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중심에는 세이카츠샤 연구를 위한 Think Tank인 ‘힐(HILL: Hakuhodo Institute of Life and Living)’이 있습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사회, 문화, 그리고 시대를 독특한 방식으로 조사하고 분석한 뒤에 이를 키워드, 데이터, 그리고 마케팅 기회로 변환합니다.
CONTEXT을 찾기 위한 한 가지 조언을 드리자면, 우리의 타깃인 고객을 단순히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아닌 먹고, 사랑하고, 배우고, 걱정하고, 양육하는 ‘살아가는 존재’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하쿠호도 케틀에서 제작한 시즈오카(Shizuoka) 시를 홍보하기 위해 도시 전체를 플라스틱 프라모델로 바꾸는 큰 규모의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과감한 크리에이티브 전략을 설정하고 추진 할 수 있는 힘은 무엇인가요?
하쿠호도 케틀은 설립 이후부터 ‘Method-Neutral(방법 중립)’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도시 홍보는 주로 그 도시의 특징을 담은 바이럴 동영상을 만들거나 도시를 위한 귀여운 캐릭터를 창조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기존의 광고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클라이언트의 문제에 대한 최선의 해결책을 중립적으로 생각하여 제안하고 실행하는 것이 우리의 근본적인 사고 방식입니다.
“프로젝트에 대한 중립적인(Method-Neutral) 아이디어가 있는가?”는 우리가 2006년 설립 이후부터 스스로에게 던져온 질문입니다. 이 질문은 좋은 캠페인을 만들고 실행하는 자신감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하쿠호도 케틀은 어떤 회사인가요?
하쿠호도는 본사와는 독립적인 전문 지식을 갖춘 여러 창의적인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 중 2006년 설립된 하쿠호도 케틀은 통합적으로 창의적인 PR 캠페인에 특화된 크리에이티브 부티크입니다. 하쿠호도 케틀은 단순히 광고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현상을 만듦으로써 클라이언트와 사회에 기여합니다. 저는 2019년까지 공동 CEO로 활동했고 현재는 40명의 직원들이 케틀에서 아이디어를 끓여내고 그 뜨거운 아이디어를 클라이언트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각 국가별로 검열이 달랐던 SKYN 캠페인처럼 금기에 대한 기준은 각 국가마다 다릅니다. 금기를 주제로 크리에이티브를 만들 때 어떤 기준을 가지고 제작하시나요?
각 국가별로 검열이 달랐던 SKYN 캠페인처럼 금기에 대한 기준은 각 국가마다 다릅니다. 금기를 주제로 크리에이티브를 만들 때 어떤 기준을 가지고 제작하시나요?
이것은 매우 어렵지만 중요한 문제입니다. 한 사람에게는 편안하고 유익한 광고가 다른 사람에게는 불쾌하고 해로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축구나 럭비에서의 골대로 비유해 볼 수 있을텐데요.
기업, 매체, 그리고 광고 회사들은 그러한 골대를 정의하는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결정을 내립니다. 그러나 골대는 나라마다, 사회마다 다양합니다. 그래서 여러 국가를 아우르는 캠페인을 만들 때, 우리는 글로벌 가이드라인과 각 국가별 가이드라인을 확인합니다. 또한, 골대의 폭은 시간이 지나면 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정기적으로 최근의 문제 사례들을 연구하여 골대를 최신화하고 가이드라인을 수정하며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본 광고는 독특하고 크리에이티브하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이또한 일본만의 지역 문화가 반영됐을 텐데요. 일본만의 문화적 맥락은 무엇인가요?
일본의 광고는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나는 간결하고 아름답게 디자인되고 제작된 광고입니다. 다른 하나는 혼돈스럽고, 에너지 넘치며, 디지털적이고 애니메이션적인 요소가 포함된 팝(Pop)한 광고입니다.
이 두 가지 광고 스타일은 두 가지 일본 문화적 배경에 영향을 받습니다. 전자는 Zen문화, 교토 거리, 무술과 같이 사물의 단순함을 추구하는 문화입니다. 후자는 애니메이션, 아키하바라, 비디오 게임 등을 통해 알려지는 미지의 감정으로 사물을 해석하는 문화입니다. 우리는 이를 “Zen meets Anime”이라고 합니다. 저는 이러한 상반된 문화의 융합이 일본의 창의성을 독특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저는 한국에서도 이러한 문화적 융합과 유사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일본과 비교하면 한국은 미래에 더 초점을 맞추고 새로운 기술을 더욱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것 같습니다.
좋은 인사이트를 전달해주어서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애드 아시아 2023 서울’을 방문한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앞서 말씀하신 대로, ‘생성형 AI가 광고업계의 대부분을 대체할 수 있다’와 ‘AI가 대체할 수 없는 창의적인 부분이 있다’는 핫한 주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제 생각과 아이디어를 그런 맥락 속에서 전할 수 있었다는 것이 영광스러웠습니다. 또한 많은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기쁜 경험이었습니다. 컨퍼런스 후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컨퍼런스를 들었던 광고 회사에 갓 입사한 분이 저에게 다가와 대화를 나눈 것도 매우 기억에 남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값진 것은 뉴스나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서울의 이미지와는 다른, 진정한 서울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던 점이었습니다. ‘애드아시아 2023 서울’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