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커뮤니케이션의 새로운 패러다임 B T L
대홍 커뮤니케이션즈, 2009년 07-08월, 203호 기사입력 2009.07.21 10:13 조회 10250
WRITTEN BY 주석 (BTL본부프로모션팀 사원)

미국의 과학철학자 토머스 쿤은 그의 저서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기존 패러다임에 익숙한 사람이 모두 죽으면, 다음 세대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역설(力說)한다. 이는 사람들의 인식 속에 무의식적으로 자리한 특정한 신념이나 태도가 변화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의 명제는 현재 광고 트렌드에도 그대로 접목할 수 있다. 흔히 말하는 ATL(Above the Line)은 기존 패러다임이고, BTL(Below the Line)은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광고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BTL이 매체 환경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예전보다 점차 커진다는 사실에 동의한다. 지금 광고업계에서는 ATL에서 BTL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하지만 주지해야 할 점은 따로 있다.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기존 4대 매체의 기능 상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그 기능이 모두 BTL로 전이되는 것을 뜻하지도 않는다.
 
최근 매체 환경에서 주목 받는 BTL은 사실 ATL과는 필연적으로 상호 보완 작용을 한다. 예를 들어 여성이 많이 다니는 쇼핑가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화장품 샘플을 나눠주는 행사를 한다고 하자.

기막힌 프로모션 기획을 통해 크게 성공한 화장품 샘플링 행사를 신문광고나 TV광고를 통해 색다르게 재구성한다면 어떨까? 성공한 프로모션은 광범위한 전달이 가능한 4대 매체를 통해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질 것이다.

또 이를 본 많은 사람은 그 프로모션을 주목할 것이다. 그러므로 BTL을 ATL과 다른 독자 영역으로 생각하기보다는 통합마케팅(IMC) 관점에서 ATL과 긴밀하게 연계하는 마케팅 툴의하나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BTL 마케팅이 갈수록 증대

매체의 발달로 다매체 시대가 도래하면서 소비자가 정보를 수집하는 채널도 다양해졌다. 따라서 4대 매체에 기반한 매스 마케팅만으로는 원하는 효과를 내는 데 한계가 있다. 인터넷의 발달로 소비자는 굳이 신문이나 잡지가 아니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쉽고 빠르게 획득할 수 있다.
 
또한 케이블TV, DMB 등 새로운 영상 채널의 등장으로 TV를 시청할 때 광고를 보지 않으려고 채널을 돌리거나 TV를 잠시 끄는 재핑(Zapping) 현상이 늘고 있다.

따라서 소비자와 접점을 찾기 위한 타깃 마케팅 활동이 주목 받고 있다. 호불호가 다양한 소비자군이 생기면서, 고객의 성향이나 기호를 분석하고 세분화하는 마케팅 조사 기능은 점점 발전하고 있다. 그 결과, 소비자를 특성에 따라 여러 군으로 나누는 작업이 가능해졌다. 줌마렐라나 골드미스 등의 신조어는 여성 트렌드를 분석한 마케팅 조사의 결과물이다.

BTL은 이렇게 세분화된 타깃을 공략하고 더불어 고객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며,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매체 환경에서 중요한 마케팅 툴로 인식된다. 선호도가 다른 소비자에게 적합한 방법으로 제품과 서비스, 나아가 브랜드를 알릴 수 있다는 점 이외에도, BTL은 브랜드 간 질적 차이가 감소함에 따라 발생한 소비자의 불안을 다양한 방식으로 최소화하는 역할을 한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직접적인 세일즈 프로모션(Sales Promotion, SP), 가치 확대(Value-up) 활동인 전시, 이벤트, 스포츠 스폰서십, 다이렉트 메일(Direct Mail), 텔레마케팅(Tele Marketing), 간접광고(Product Placement, PPL), 고객관계유지활동(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CRM) 등을 통해 기업은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계기로 브랜드와 관계를 맺게 하며, 결국 그 제품에 대한 선호도를 높일 수 있다.

자동차 회사가 자동차를 팔기 위해 사전에 시승 행사를 하는 것을 보면 이 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당신이라면 제품을 구매할 때 실제 쓰고 경험한 제품과 수없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기만 한 제품 중에 무엇을 선택하겠는가?
 
단순한 옥외광고를 넘어서 최근 기업들이 펼치는 다양한 BTL 마케팅 사례는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라는 말보다 ‘백문백견(百聞百見)이 불여일험(不如一驗)’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의미한다.

세분화된 타깃별로 다양해진 BTL 전략


BTL의 마케팅 성과가 높아짐에 따라 기업과 광고회사는 ATL과 더불어 다양한 형태의 BTL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 4월 롯데면세점은 비,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등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활약하는 한류 스타를 중심으로 콘서트를 개최했다. 대홍기획 프로모션팀이 진행한 ‘제7회 롯데면세점 콘서트’로 롯데면세점은 1,500여 명의 동남아시아인과 일본인 관광객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롯데면세점 콘서트는 기업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일반적인 콘서트와 달리 면세점이라는 기업의 특성을 잘 살린 프로모션 성공 사례다. 면세점은 기업 특성상 우리나라를 방문하거나 해외로 가는 관광객의 소비 규모가 기업의 매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롯데면세점 콘서트는 주요 고객인 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또 그들의 나라에서 인기몰이 중인 스타를 내세워 고객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했다. 이 콘서트가 성공한 이유는 기업이 타깃으로 삼은 소비자가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정확히 파악한 데 있다.

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프로모션 활동의 일환으로 롯데면세점이 개관한 ‘한류 스타 거리 스타에비뉴’프로모션 역시 또 하나의 성공 사례가 될 것이다.

대홍기획은 점차적으로 확대되는 공공 이벤트 시장(2008년 기준 연간 1천여 건, 약 7천억 원 규모)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공공마케팅팀을 신설했다. 공공마케팅팀은 서울시 도시 마케팅 전략의 대표 행사인 ‘2009춘계 패션위크’를 성공적으로 수주했다.



또 기업 이미지를 높이는 데 효과적인 마케팅 툴로 각광받는 스포츠마케팅 부문에서 ‘롯데자이언츠’라는 스포츠 자산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사직구장 잔디를 활용한 그라운드 페인팅 광고는 종전에 볼 수 없던 광고매체를 개발한 좋은 사례다.

고객과 직접 대면하는 BTL 마케팅에서 ‘공간’은 매우 중요한 소비자 ‘접점’이다. 대홍기획 BTL 본부 내 스페이스팀은 소비자가 브랜드와 대면하는 ‘공간’을 살아 숨 쉬는 기업 마케팅 현장으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 대홍기획 스페이스팀을 비롯해 최근 기업들은 고객이 제품과 서비스를 만나고 구매하는 공간을 기업의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장소가 아닌 고객이 직접 참여하는 상호 커뮤니케이션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이러한 공간 연출 트렌드에 발맞춰 스페이스팀은 오는 7월 24일 개막하는 ‘2009울진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 주제전시관 연출 시 전시 공간에 친환경적인 메시지를 담아 고객이 직접 체험하고 교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또한 롯데그룹 차원에서 독립관 형태로 참여한 인천세계도시 축전 ‘롯데 파빌리온(LOTTE Pavilion)’을 ‘미래 환경 도시’라는 테마로 자연과 도시가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연출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나뚜루, 엔제리너스커피, 보네스뻬 등 여러 브랜드의 매장 인테리어 기획 및 디자인에 참여하고 있다.

BTL 미디어 역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맞춰 고객과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단순한 간판 형태나 정해진 장소에 바둑판처럼 배열하던 기존 옥외광고와 달리 최근 옥외광고는 다양한 크리에이티브 요소를 가미한 형태로 집행되고 있다.

롯데월드가 지하철 스크린도어에 집행한 할로윈 파티 광고는 고객의 직접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데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지하철을 기다리는 고객이 스크린도어에 설치된 할로윈 파티 거울광고에 자신의 모습을 비추면 할로윈 의상을 입은 것처럼 보이도록 만든 것. 이 광고를 본 시민들은 단순히 보는데 그치지 않고 거울광고 앞에 자신의 모습을 비추고 사진을 찍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소비자 중심의 마케팅 관점 필요

BTL 전략을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브랜드와 소비자를 둘러싼 환경 변화를 이해해야 한다.

첫째, 마케팅 환경은 소비자가 중심이 되어 시장을 주도하는 환경으로 변화했다. 소비자는 더 이상 정보를 수용하는 개체가 아닌 정보를 직접 생산하고 유통하는 주체다. 인터넷의 여러 사이트에서 자신이 새로 구매한 물건의 장단점, 구매 가격 등을 꼼꼼히 비교·분석함으로써 제품 개발과 유통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프로슈머(Prosumer)의 활동이나 최근 인터넷에서 흔히 볼 수 있는 UCC가 그 사례다.

둘째, 정보 선택의 다양화로 매스미디어의 영향력이 과거보다 약화되었다. 기존 매스미디어와 다른 뉴미디어가 등장함으로써 개인이 정보에 접근하는 방법이 더 다양해졌다. 개인은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최적화된 미디어를 통해 가장 쉽고 빠르게 획득할 수 있다.

셋째, 사회 경제 규모의 성장과 소비자 소득 수준의 향상으로 개인의 욕구가 과거보다 다양해졌다. 또 소비자의 지식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브랜드 정보 이해도 높아졌다. 미디어의 확산으로 소비자는 브랜드에 대한 품질·서비스 등을 쉽게 비교할 수 있으며, 생산자는 이러한 소비자의 수준을 맞추기 위해 정교한 마케팅 툴을 개발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 세 가지 변화의 중심에는 항상 소비자가 있다. 지금까지 기업이 시장을 주도했다면, 이제는 소비자에게 시장의 주도권이 넘어가고 있는 추세다. 따라서 효과적인 BTL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는 소비자 중심으로 마케팅 관점을 바꿔야 한다.



또한 브랜드 가치를 실생활로 가져오는 창조적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데 박차를 가해야 한다. 타깃을 하나의 대중으로 보아서는 안 되며, 세분화된 타깃별 특성을 철저히 파악하고 타깃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유도하는 접근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BTL 전략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ATL과 결합해야 한다. 그럴 때 BTL 전략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과거보다 영향력이 많이 줄었지만, ATL은 여전히 다수의 소비자에게 손쉽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매체기 때문이다.

따라서 BTL 전략을 효과적으로 수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ATL 기능을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만 소비자의 다양한 성향과 기호에 맞는 최적의 BTL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다.
ATL ·  BTL마케팅 ·  매체환경 ·  통합마케팅 ·  IMC ·  BTL전략 ·  롯데면세점콘서트 ·  스타애비뉴 ·  옥외광고 ·  소비자환경변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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