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문승희 / Net Zero를 달성하기 위한 기후기술 기반 신사업 개발 전문가. 한국 기후기술의 성장을 이끌기 위한 다양한 시도와 논의에 참여하고 있다. 저서 <기후기술의 시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
기후기술에 주목하는 기업들
오스테드: 덴마크의 다국적 에너지 회사. 원래 석유와 천연가스를 생산했으나 해상풍력 중심의 친환경 에너지에 초점을 맞춰 변화해 그린 에너지의 세계적 변화에 발판이 됐다. / 출처 orsted.com
마케터와 소비 그리고 지구
끊임없이 새로운 제품을 홍보하고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해 구매로 이어지게 하는 마법을 부리는 마케터들에게 기후기술이란 어떤 이미지일까요? 점점 많은 관심과 돈이 모이는 세상의 논리를 읽어내 지구의 온도가 더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우리의 소비가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할 수 있게 명민한 시각으로 새로운 판을 만들어주세요. 기후기술은 꽤 직접적이고 삶에 가까운 곳 여기저기에 있습니다.
기후위기를 늦추고 해결하기 위해 기꺼이 더 비싼 제품을 선택하는 MZ세대의 선택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본인이 사용하는 제품으로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주체적인 그들이 선택하는 제품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향후 거대한 소비의 주체로 시장에 참여할 그들이 원하는 것, 지키고자 하는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MZ와 ECO가 결합한 엠제코(MZ-ECO)라고 불리는 이들. 건강을 위한 산책길에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음식 포장으로 발생하는 쓰레기를 줄이는 용기내챌린지, 폐기물 방지에 초점을 맞춘 제로웨이스트 등 최근 유행하는 각종 환경 캠페인을 이끌 뿐만 아니라 기업과 정부의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요구하거나 집회 및 청원을 주도하는 등의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팀쿡 CEO가 등장해 탄소발자국과 탄소배출 절감 전 과정을
그 누구보다 빠르게 달성하겠다고 약속하는 애플
이러한 세대의 관심을 반영하는 건 명품도 예외가 아닙니다. 프라다는 히트작을 만든 소재인 나일론을 ‘프라다 리나일론(Re-Nylon) 프로젝트’를 통해 무한정 재활용할 수 있는 재생 나일론 원사 에코닐(ECONYL)로 대체했습니다. 해양 쓰레기로 만드는 리나일론의 수익금 일부는 ‘Sea Beyond’ 프로젝트를 통해 패션산업이 해양환경오염 문제를 지속가능한 생산 과정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탐색하는 데 쓰입니다.
좌) 프라다는 리나일론(Re-Nylon) 프로젝트로 무한정 재활용할 수 있는 재생 나일론 원사 에코닐을 탄생시켰다. (우) 프라다 이터널 골드는 주얼리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스크랩 폐기물, 폐기된 전자기기에서 복원한 골드 등을 사용했다. / 출처 prada.com
기업의 진일보된 다양한 캠페인을 보며 가치 있는 소비로의 관심과 돈의 쏠림은 확실히 진행되고 있는 전 세계적인 트렌드이고, 소비자의 현명한 선택으로 그 시장이 더욱 커져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소비 주체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전 세계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긴 호흡으로 가는 그 길에 뛰기도 하고, 걷기도 하고, 잠시 쉼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기후위기를 해결하고 앞으로의 번영과 후대의 풍요로운 삶을 위해 ‘기후기술’의 도입을 통한 끊임없는 시도는 계속될 것입니다.
녹고 있는 빙하 속 북극곰을 가엽게 여기기에는 우리의 삶도 그 작은 얼음 위에 놓여진 상황으로 가고 있으니까요. 기후기술에 대한 이해가 새로운 제품의 시작이 될 수 있고, 또 다른 지평을 여는 도화선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빌려 쓰는 지구를 아낌없이 사랑하는 것은 기후기술을 통해 발현될 것이라 여겨집니다. 또한 그러한 노력을 알아봐주고 현명한 소비를 하는 우리가 더 지속가능한 건강한 삶을 이어가게 하는 주체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