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치가 떠난 자리, 스트리밍 서비스의 대세 자리를 놓고 네이버의 ‘치지직’과 아프리카TV가 격돌하고 있다는 소식 알고 계실 텐데요. 주 시청자인 MZ 세대 사이에선 스트리머의 영향력이 웬만한 연예인급 이상으로 올라가고 있는 현실에서 마케팅 담당자들도 관심이 많을 것 같습니다.
두 플랫폼의 대결은 진행 중이지만, 치지직의 바람이 심상치 않습니다. 인터넷방송 순위 사이트 ‘소프트콘 뷰어십’이 이번 달 11일 집계한 바에 따르면, 아프리카 TV의 최고 시청자 수는 37만 4000여명, 같은 기간 치지직 최고 시청자 수는 22만 1000여명. 출시한 지 얼마 안 된 베타 서비스란 점을 감안하면 그 차이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죠.
치지직의 빠른 성장의 이유는 크게 2가지입니다. ‘초록색 트위치’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UI 및 UX가 트위치와 비슷합니다. 시청자와 크리에이터들이 쉽게 적응할 수 있었죠. 또 하나의 이유는 네이버와 연결된 후원 시스템 덕입니다. 네이버 페이를 통해 혹은 쇼핑 과정에서 쌓이는 포인트로 스트리머를 후원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
그렇다면 기업들이 콜라보 대상으로 관심 가질 만한 치지직 인기 스트리머는 누가 있는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 침착맨
#예능 #부캐 #팬조련
팔로워 22.8만명 (*24년 3월 기준)
설명이 필요 없는 대한민국 대표 스트리머다. 이제는 웹툰 작가 이말년이 아닌 스트리머 침착맨 쪽이 더 본캐로 여겨질 정도. 토크 방송과 게임 방송 등을 진행하는데, 게임 역시 본격적으로 집중하기보단 팬과의 소통을 위한 수단 정도로 활용한다. 팬 소통 분야에서 독보적인 실력을 갖고 있다. 무조건 팬들 비위만 맞추는 것이 아닌, 잘못된 것에는 호통도 치며 소위 ‘팬 조련’을 제대로 한다. 팬 수가 많기도 하지만 그보다 팬심의 깊이가 남다르다.
트위치의 상징과도 같았던 침착맨이 트위치 한국 서비스 철수 이후 어느 플랫폼으로 향하느냐, 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침착맨은 치지직과 아프리카TV 두 곳 모두 테스트 삼아 방송을 송출해 보았으며, “집 구하듯 하나하나 따져” 본 끝에 결국 생방송은 치지직으로 결정했다. 치지직이 트위터와 UI가 비슷해 기존 시청자들이 더 선호했다고 한다. 유튜브와 치지직에는 녹화/편집본을 업로드한다.
2. 다주
#털털한 #언니 #크루
팔로워 14.5만명 (*24년 3월 기준)
털털한 언니 컨셉의 게임 스트리머. 발랄한 성격에 뛰어난 입담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다른 스트리머들의 팬이 남성 위주인 것과 달리, 다주는 여성 팬도 꽤 많다. 초등학생들이 좋아하는 게임 ‘마인크래프트’ 방송으로 유명세를 타는 바람에 아주 어린 팬 역시 다수다. 선정성 및 유행성 논란의 여지도 적어 알파 세대 대상 브랜드 콜라보를 고민할 경우 잘 어울리는 스트리머다.
게임 스트리머 세상에도 ‘세계관’이 있는데, 다른 인기 스트리머들과 게임 크루를 맺어 온라인 게임 속에서 다양한 상황 연출한다. 방송 프로그램 ‘놀면 뭐 하니’의 게임 캐릭터 버전으로 보면 쉽다. 가짜로 다투고, 일부러 재난 상황을 연출하는 등 게임 속에 다른 스크리머들과의 설정 놀이로 자칫 반복적일 수 있는 게임 방송의 형태를 넓혀 가고 있다.
3. 풍월량
팔로워 17.7만명 (*24년 3월 기준)
바람과 달빛을 벗삼으며 노는 한량이란 뜻의 스트리머 풍월량은 게임 전문 스트리머다. 2008년 아프리카TV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방송으로 시작해 벌써 16년째 스트리머 생활 중이며, 트위치 시절엔 팔로워가 60만명을 넘을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특징으로는 ‘게임 스트리머계의 유재석’이라 불러도 될 정도로 어떤 게임을 하든, 부담 없이, 준수한 재미를 준다는 점이며, 긴 활동 기간에도 사건사고가 유독 적은 스트리머이기도 하다.
게임 자체를 정말 즐기는 ‘즐겜러’라, 보는 사람도 부담 없이 함께 즐거워지는 경향이 있다. 게임 방송을 통해 만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유저와 결혼했는데, 풍월량은 “나는 여자가 아닌 한 명의 와우저(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게임 유저를 치칭하는 별명)와 결혼한 것”이라고 농담 삼아 이야기했다. 기업들이 스트리머와의 콜라보를 떠올릴 때 가장 자주 언급되는 인물이다.
4. 녹두로
#은근한 #개그캐 #독특함
팔로워 11.5만명 (*24년 3월 기준)
우리 주변에도 은근한 개그 캐릭터가 있다. 무심한 듯 던지는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묘하게 웃기는 그런 친구 말이다. 게임 스트리머 녹두로가 딱 그런 캐릭터다. 대단한 기획은 없는데, 묘하게 자꾸 보게 된다. 기획형 유튜버들과 스트리머들의 차이를 가장 잘 드러내는 크리에이터이기도 한데, 방송마다 특별한 스토리가 있는 것이 아닌 게임 하며 보이는 허당짓과 중간중간 드러나는 개그가 재밌다.
게임 자체도 독특하게 플레이한다. 요즘엔 자유도 높은 게임이 많다. 예컨대 적이 경비를 서고 있을 경우 몰래 지나쳐 갈 수도, 정면으로 맞붙을 수도 있다. 녹두로는 자기 모습을 살짝 보여준 후 따라온 적 옆으로 달려서 도망가는 등 게임 속에 가능한 다양한 방법을 보여줘 시청자의 재미를 더한다.
제일기획 편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