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뭐 좋아해? 에디터 X가 된 대홍인의 취향 큐레이션
KITH가 뭐길래
6월의 첫날부터 Editor X의 인스타그램 피드는 KITH(키스)로 도배가 됐다. 나 빼고 다 같이 파티라도 했는지(실제로 함) 너나 할 것 없이 다들 KITH 방문 인증샷을 올렸다. 미국 뉴욕에서 시작된 패션 브랜드 KITH가 서울 성수동에 한국 첫 플래그십 매장을 오픈했다.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일본 도쿄에 이은 네 번째 해외 매장을 성수동에 열어 한국도 ‘KITH 보유국’이 됐다. 오픈 첫날 입장을 위해 전날 저녁부터 대기가 생기고, 오픈 한 시간 만에 대기줄이 700명에 육박했다고 하니 엄청난 인기다.
KITH는 2011년 신발 편집숍으로 시작한 브랜드로, 스트리트 브랜드이지만 차분하면서도 모던함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무엇보다 나이키, 아디다스, 몽클레르와 같은 패션 브랜드는 물론이고 BMW나 코카콜라, 스타워즈 같은 비패션 브랜드와의 콜라보를 통해 전 세계 패피들이 사랑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콜라보 장인답게 이번 KITH 서울 오픈을 기념한 한정판 ‘KITH 서울 캡슐 컬렉션’도 선보였다. 88올림픽의 태극부채가 떠오르는 후드와 티셔츠, 트레이, 키링 등에 더해 창립 100주년을 맞이한 진로 소주와의 컬렉션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100년 된 두꺼비 옆 KITH 네 글자는 힙 그 자체!
총 4층 규모의 KITH 서울은 전 세계 KITH 매장 중 최대 규모다. 신발과 의류, 라이프스타일, 키즈라인은 물론이고 뉴욕 소호의 브런치 맛집 사델스 앳 키스(Sadelle’s at KITH)와 블랙핑크 제니가 사랑하는 KITH의 자체 아이스크림 브랜드인 키스 트리츠(KITH Treats)도 만날 수 있다. 당분간은 웨이팅 지옥이 예상되지만, 조만간 깜짝 놀랄만한 브랜드와 협업한 KITH 트리츠를 맛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 키스(KITH)는 가족들과 친구들을 의미하는 스코틀랜드어인 ‘키스 앤 킨(Kith and Kin)’에서 유래했다.
한국 최초의 아트콜렉터, 전형필과 간송미술관
한국 최초의 아트콜렉터, 전형필과 간송미술관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 미술관인 간송미술관이 다시 문을 열었다. 1938년 설립돼 1971년부터 매년 봄, 가을 두 차례 관객을 맞이하던 간송미술관이 2022년 9월부터 1년 7개월에 걸친 보존공사를 마치고 재개장했다.
대부호의 아들로 태어난 간송 전형필은 일제강점기 귀중한 우리 문화재를 지키기 위해 미술품과 문화재를 수집한 한국 최초의 아트콜렉터다. 신윤복의 미인도와 김득신의 파적도, 동국정운 원본 등 미술에 관심이 없어도 누구나 알만한 수많은 콜렉션 중 간송의 최애는 바로 국보 제70호로 등록된 훈민정음 해례본이다. 우리말과 글의 사용이 금지됐던 시기, 호가의 10배를 주고 훈민정음을 플렉스한 간송은 한국전쟁으로 인한 피난 때도 이를 품속에 지녀 소중히 지켰다.
6월 16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의 제목은 <보화각 1938> 이다. 간송미술관의 전신인 보화각은 ‘빛나는 보물을 모아둔 집’이라는 의미로 간송 전형필의 콜렉션을 집대성한 보물창고다. 이번 전시에서는 수장고를 증축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발견된 보화각의 설계 청사진을 비롯한 최초의 설립과정과 간송의 초기 컬렉션을 만날 수 있다. 특히 기록으로만 전해지던 조선 후기 화가 고진승의 나비 그림과 국내 최초로 미국 풍경을 그린 강진희의 ‘화차분별도(수묵화에 기차라니!)’가 인상적이다.
Editor X의 기억 속 간송미술관은 성북동 자락 ‘여기에 미술관이 있어?’스러운 위치에 있는, 소박하지만 기품 있는 곳이었다. 나무와 화초가 우거진 정원에는 불상과 석상이 무심하게 놓여있었고, 좁은 길 끝에는 오랜 세월 묵묵히 같은 자리에서 우리 문화재를 지켜낸 미술관이 있었다. 정비를 마치고 현대화된 모습이 어딘지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이번 재개관전을 시작으로 다시 매년 봄과 가을 정기 전시를 연다고 하니 문화보국(文化保國, 문화로 나라를 지킴)을 이루고자 했던 간송의 마음이 더 많은 관객에게 전해지기를 바란다.
* <보화각 1938> 전시는 인터파크 사전 예약으로 한 시간에 100명씩 무료관람 할 수 있다.
** 올 9월에 대구 간송미술관이 개관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나 브리저튼 좋아해
나 브리저튼 좋아해
‘????’ 친구들과의 단톡방에서 브리저튼을 좋아한다고 했더니 다른 말 없이 물음표 4개를 받았다. ‘브리저튼이 왜?’라는 생각이 들지만 솔직히 말하면 좀 길티 플레저이긴 하다.
브리저튼은 19세기 초 영국 런던 사교계의 귀족 가문인 브리저튼 8남매의 연애사를 다룬 드라마다. 얽히고설킨 치정 관계와 정체가 알려지지 않은 레이디 휘슬다운을 중심으로 한 사교계 인사들의 가십과 비밀이 주된 내용으로 2010년대 라떼의 바이블인 미드 ‘가십걸’을 떠오르게 한다. ‘그레이 아나토미’와 ‘스캔들’, ‘범죄의 재구성(How to Get Away with Murder)’ 등 몰입을 넘어 흡입력 있는 시리즈들을 선보인 숀다 라임스의 작품이라 믿고 볼만하다.
뻔한 스토리와 예상되는 전개에도 빠져들게 만드는 스토리 자체도 매력적이지만 배우들의 연기력, 화려한 의상과 영상미, 더불어 사운드트랙도 빼놓을 수 없다. 19세기 영국 귀족들의 무도회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우아한 클래식 음악을 듣다 보면 나도 모르게 가사를 흥얼거리게 된다. 빌리 아일리시의 bad guy, 아리아나 그란데의 thank u next, 비욘세의 Halo 등 유명 팝송을 클래식 버전으로 편곡한 곡이다. 이번 시즌 3에는 현악 사중주로 연주한 BTS의 Dynamite도 들을 수 있다.
브리저튼 시즌 3는 총 8편 분량으로 2개 파트로 나뉘어 공개된다. 중간에 끊기는 게 싫어서 모두 나온 후 시작하려고 했는데, 긴장감 넘치는 예고편 때문에 하루 만에 정주행 해버렸다. 페넬로페의 사랑과 비밀, 그리고 아마도 비밀의 발각!이 이어질 브리저튼 시즌 3 두 번째 파트는 6월 13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 총괄 프로듀서인 숀다 라임스의 드라마는 ‘숀다랜드’라 불릴 정도로 세계적인 흥행 기록을 보유한다.
** 브리저튼은 미국 작가 줄리아 퀸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