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있는 브랜드의 이유있는 변신 원할머니 보쌈족발 IMC 캠페인
광고계동향 기사입력 2024.10.28 01:35 조회 239
 
전통있는 브랜드의 이유있는 변신
원할머니 보쌈족발 IMC 캠페인

글 김용태 대표 | 더에스엠씨 데이드


업계 1위,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국민 브랜드. 어쩌면 많은 브랜드들이 꿈꾸는 지향점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외식 산업에서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이름을 알린 후에 오히려 더 치열한 고민을 하게 됩니다. 외식업 특성상 특정 상권의 성행에 따라 작은 개인 식당이 핫플로 떠오르기도 하고, 마라탕이나 탕후루처럼 유행하는 카테고리가 계속해서 변화하기도 하는데요. 이런 신흥 강자들과 경쟁 구도에 놓였을 때, 소비자들에게 친숙해진 브랜드가 신선함이나 대세감에서 우위를 점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존재합니다.
보쌈 브랜드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원할머니 보쌈족발은 어떨까요. 보쌈은 유행을 타지 않는 스테디셀러 메뉴입니다. 외식 메뉴 트렌드는 물론이고 계절 변화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죠. 그만큼 유행을 좇는 것보다는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을 유지하되, 요즘 소비자들에게도 매력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원할머니 보쌈족발은 다소 파격적인 TVC를 제작했는데요. 이례적으로 유명 향수 브랜드처럼 프랑스어 메인 카피를 내세우고, 무용수가 격정적으로 춤을 추는 모습을 흑백으로 담아낸 겁니다.

49년 역사, 익숙함에 가려져 있던 호감을 되살릴 때
원할머니 보쌈족발은 론칭 49주년을 맞이한 전통 있는 브랜드입니다. 그런데 과거에 비해 외식 메뉴 카테고리가 다양해지면서 소비자들은 ‘핫플’, 즉 요즘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트렌디한 맛집을 찾아 나서고 있었습니다. 가치 있는 여가 시간을 가장 맛있는 한끼로 채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정보를 탐색하는 것인데요. 실제로 <DMC리포트 외식 문화 트렌드 리포트 2023>에 따르면 84.8%의 소비자가 외식하기 전 최소 10번 중 1번은 온라인으로 미리 검색해 본다고 답했으며, 5번 이상이라고 답한 소비자가 무려 29.4%에 달했습니다.

이러한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무수히 많은 맛집 정보 사이에서 이미 낯익은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강점을 확실하게 내세울 수 있는 필승 전략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전략이 소비자의 인식을 환기할 수 있는 ‘각인’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격변하는 푸드 트렌드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아는 브랜드인 만큼 이미 소비자들의 기억 속에 잠재된 특정 포인트를 자극해 관심을 끄는 것이죠.

내세워야 할 키워드는 명확했습니다. ‘보쌈 No.1’. “보쌈은 역시 원할머니지!”라는 인식 환기와 함께, 경험으로 기억하고 있던 보쌈의 맛을 상기시키는 것입니다. 트렌드가 아무리 빠르게 변화하더라도 꾸준히 업계 1위라는 타이틀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50년 가까이 지켜온 맛의 오리지널리티였으니까요. 그래서 가장 먼저 TV 광고를 통해 맛이라는 아이덴티티를 제대로 정의하고, 이야기를 만들고자 도출한 콘셉트가 “Peau, Ça me No.1”이었습니다.

“Peau, Ça me No.1”은 프랑스어로 “살결, 넌 내게 넘버원이야”
라는 의미입니다. 보쌈의 부드러운 맛이라는 USP는 은유적으로 드러내되, ‘No.1’이라는 브랜딩 포인트는 명확하게 소구하고, “보쌈”과 유사한 발음으로 언어유희 요소까지 더한 것인데요. 영상의 전체 내레이션 멘트 또한 프랑스어로 구성해 독특하고 이국적인 인상을 완성했습니다. 메인 콘셉트를 응용한 멘트인 “Oh! Peau, Ça me”는 여러 번 반복하여 전달력을 높였고요.

 
 



보쌈과 클래식의 조합이 주는 신선한 충격
각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기존 브랜드 이미지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에게는 생소한 이미지로 크리에이티브 요소를 구성했습니다. 기존 이미지가 친근하고 따뜻한 느낌이었다면, 이번 영상은 흑백 연출을 활용해 고급스러우면서 시크한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여기에 무용수의 점차 고조되는 춤사위, 그리고 격정적으로 치닫는 클래식 BGM까지 더해 강렬한 이미지를 각인시켰죠.

이처럼 유럽 클래식 공연을 연상시키는 영상은 보쌈 맛의 퀄리티를 위한 원할머니 보쌈족발만의 원칙을 하이엔드 브랜드의 화법을 차용하여 새로운 시선으로 해석한 것인데요. 전통있는 No.1 브랜드라는 키워드를 이색적으로 해석하고, 소비자들에게 낯선 자극을 전달함으로써 주의를 끌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메인 광고 모델로 발탁한 이찬원 역시 영상의 톤앤매너에 맞춰 팜므파탈 콘셉트로 등장시켰습니다. 기존 방송이나 타 브랜드 광고에서 자주 보여주던 귀여운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말이죠.
 
보쌈 브랜드에서 내놓은 향수 굿즈
TV 광고가 신선한 충격을 통해 브랜드에 대한 잠재 인식을 깨웠다면, 이것이 관심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더 많은 사람에게 확산될 수 있도록 하는 단계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택한 것은 향수 굿즈 출시였습니다. TV 광고 영상은 원할머니 리미티드에디션 향수 출시를 예고하며 마무리되는데요. 영상 기획 단계에서부터 이슈화를 위해 이색 굿즈를 고려했고, 이것이 실제 출시로도 이어져 폭발적인 반응을 모았습니다.
그중 보쌈 브랜드에서 향수를 선보이는 일은 드문 만큼 어떤 향일지에 대해 궁금해하는 소비자가 많았습니다. 바로 보쌈의 원재료 중 하나인 생강에서 영감을 받은 진저우디 향입니다. 제품의 원재료인 만큼 브랜드와의 연관성도 높고, 실제 향수 브랜드에서도 많이 사용하는 재료이기에 트렌디하고 호불호 없이 다가갈 수 있는
향이죠.

친숙한 보쌈 브랜드에서 향수를 내놓는 것이 꽤 파격적인 시도였던 만큼 향수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도 굉장히 뜨거웠습니다. 그덕에 기존에 제작한 한정 수량 이후 추가 제작도 염두에 두게 되었고, 원할머니 보쌈족발이 향수를 제작하는 이유를 소비자들이 인지할 수 있도록 향 스토리텔링 엽서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영타깃과의 접점 넓히기
또한 기존 브랜드 코어 타깃인 4060세대는 물론 영타깃 사이에서도 대세감을 형성하기 위해 유튜브 채널과의 협업을 진행했습니다. TV 광고에서는 ‘낯설게 하기’ 전략으로 브랜드를 강렬하게 각인시켰다면, 유튜브 PPL로는 기존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익숙하고 전통적인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상기시키고자 했습니다.
협업 채널 선정에는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커버리지를 중요하게 고려했습니다. 그래서 유튜브는 영타깃의 주목도가 높은 매체이지만, 코어 타깃인 4060세대에게도 인지도와 호감도가 높은 채널인 <르크크 이경규>와 함께했는데요. 해당 에피소드에는 음식 분야에 일가견이 있기로 유명한 성시경이 게스트로 출연했습니다. 이들이 함께 보쌈과 족발을 먹는 모습을 통해 맛이라는 USP를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었습니다.

‘No.1’을 공고히 하기 위한 이미지 변신
사실 이번 캠페인 이전 원할머니 보쌈족발에는 7년의 마케팅 공백이 있었습니다. 모든 업계가 그렇지만, F&B 업계는 유독 유행이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7년은 짧지 않은 시간이었죠. 그만큼 소비자들의 인식 속에 고착화되어 있던 것과는 다른 이미지로 접근했을 때 더 극적인 신선함을 부여할 수 있었습니다. 이 캠페인을 계기로 앞으로도 원할머니 보쌈족발이 국민 브랜드로 사랑받을 수 있으리라고 기대합니다.


adz ·  9/10월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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