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 방유빈 프로 (방유빈 CD팀)
초등학생 때부터 스마트폰을 갖는 것이 당연한 요즘 세대는 누구보다도 온라인 게임에 익숙하다. 하지만 어른들은 아이들의 스마트폰 중독에 대해서는 걱정하면서도 온라인 불법도박의 심각성은 잘 인지하지 못한다. 도박은 문제 있는 아이들이나 하는 것이라 여기며, 온라인 불법도박을 단순한 모바일 게임 정도로 치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10대 청소년 중 40%는 온라인 불법도박의 경험이 있으며, 도박을 시작하는 평균연령이 점점 어려지고 있다는 실태조사 결과가 있을 정도로 현재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은 무방비로 온라인 불법도박에 노출되어 있었다.
결코 가볍지 않은 10대들의 온라인 도박중독
청소년기의 도박 경험은 성인보다 훨씬 중독으로 빠지기 쉽고, 또래집단으로 퍼질 위험성도 높다. 또한 어린 시절 제대로 된 금융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큰 빚을 지게 되면, 스스로 감당하지 못하고 잘못된 선택을 할 가능성마저 있다.
이런 온라인 불법도박의 심각성을 어떻게 아이들과 부모님들에게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을까? 10대 청소년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온라인 금융앱이자 대한민국의 올바른 금융문화를 지향하는 토스는 경찰청과 함께 온라인 불법도박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캠페인을 집행하고자 했다. 다만, 뻔한 공익광고나 도박 예방 교육영상이 아닌 보다 파격적인 형식과 방법을 통해서.
SNS에 올리는 약 한 달 간의 일기
우리는 토스팀과 함께 16세의 ‘박도영(거꾸로 하면 Zero도박)’이라는 AI 휴먼을 만들어, 평범한 고등학생이 온라인 도박에 중독되는 과정을 10대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SNS를 통해 보여주기로 했다. 가상의 인물이라는 점을 숨긴 채 만들어진 박도영의 SNS 계정 초반에는 일반적인 10대 청소년처럼 친구들과 축구나 댄스 챌린지를 하는 모습, 여자친구와의 데이트 사진 등이 올라오며 실제 평범한 고등학생처럼 보이도록 했다.
하지만 도박에 빠지기 시작하면서 SNS 계정에도 조금씩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고등학생이 사기 힘든 비싼 브랜드의 신발과 물건들을 자랑하거나 여자친구에게 명품 선물을 사주고, 친구들에게도 재력을 과시하는 게시물이 올라온다. 점차 도박에 중독되어 갈수록 그의 변화가 드러나는데 친구들과 놀러 가서도 휴대전화만 바라보고 있거나, 좋아하던 운동도 나가지 않고 수업 시간에도 손에서 휴대전화를 놓지 못한다.
그리고 도박중독의 말기로 갈수록 분위기는 더욱 어두워진다. 아끼던 물건들을 중고로 급하게 판매하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모습 등이 올라온다. 결국 빚 독촉을 암시하는 메시지를 캡쳐해 올린 뒤 모두 그만두고 싶다는 의미심장한 글을 끝으로 박도영은 계정 운영을 멈춘다.
마침내 밝혀진 박도영의 진실은?
그로부터 사흘 뒤, 마침내 도영이의 진실을 밝히는 영상이 공개되었으며, SNS 계정의 아이디도 dy_gamblingdieary로 바뀐다. 영상을 통해 16세의 평범한 고등학생처럼 보였던 박도영은 사실 도박 중독에 빠져 피해를 본 실제 10대 청소년들의 얼굴을 AI로 합성하여 만들어진 가상의 인물임이 밝혀진다. 또한 이 영상이 온에어 됨과 동시에 SNS 계정 역시 도박중독의 과정을 보여주기 위한 캠페인의 일환이었다는 것이 알려지자, 반전 있는 내용과 치밀한 형식에 충격을 받았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다행히도 AI 휴먼을 내세운 캠페인 취지에 공감해 주시는 분들이 많았고 청소년들의 온라인 도박중독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AI 휴먼 박도영이 탄생하기까지
이 캠페인 속 ‘박도영’이라는 도박중독에 빠진 10대 청소년의 페르소나를 만들어내기 위해 기획 단계부터 토스팀은 실제로 도박중독으로 피해를 본 학생 다수를 심도깊게 인터뷰하며, 그들이 도박중독에 빠졌던 과정과 패턴을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New테크솔루션팀과 함께 협업해 수많은 테스트를 거친 끝에 ‘박도영’의 캐릭터가 탄생하게 되었다.
평범한 아이들의 평범하지 않은 문제
이 캠페인의 주인공이자 평범한 10대인 박도영을 통해 소위 문제아만이 아닌, 누구나 온라인 도박에 중독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 그렇기에 도박중독을 아이들 잘못만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점과, 어른들 역시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자 했다. 또한 토스는 캠페인의 연장선으로, 언뜻 보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일상의 모습 속에서도 도박의 징후를 발견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발행하고, 도박 활용 의심 계좌를 바로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실질적으로 청소년들의 불법도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캠페인을 진행하기 위해 온라인 도박중독의 피해사례에 대한 다양한 케이스들을 접하며 그동안 잘 몰랐던 청소년 도박중독문제의 심각성을 깊이 공감하고, 그 위험성을 주변 학부모들에게도 진심으로 전파하게 되었다.
박도영의 SNS 계정과 캠페인 영상으로 조금이라도 이 사회에서 온라인 불법도박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보호책이 늘어났으면 하는 마음과 함께, 나아가 10대 청소년들이 보다 더 안전한 세상에서 밝고 건강한 미래를 누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