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소비자들은 과거와 다르다고 한다. 그동안 사회 각 분야에서 특정 전문인들에 의해 독점되었던 정보들이 인터넷이라는 막강한 미디어를 통해 일반인들까지 접근이 가능해지는 정보의 공유시대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글 | 이상경 기자
헬스 커뮤니케이션 영역도 마찬가지다. 건강과 관련된 특수한 분야임에도 소비자들은 보다 현명한 결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정보를 검색하고,병원을 선택하고 의료인을 찾아 나선다. 광고계동향에서는 파맥스 오길비 헬스월드(이하 파맥스)의 송명림 대표와 헬스로그의 양광모 대표를 만나 변화하고 있는 국내 소비자들의 특성 및 향후 헬스 커뮤니케이션 시장의 전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송명림 대표는 약대 출신으로 1997년 파맥스 리서치&컨설팅을 설립했다가 2007년 오길비 그룹에 매각, 이후 파맥스 오길비 헬스월드의 대표이사로 재임 중이고, 비뇨기과 전문의인 양광모 대표는 의료인들이 주축이 되어 의료정보에 대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헬스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 헬스케어 분야 소비자들의 특징은 어떠한가?
송명림 대표(이하 송 대표) 최근 파맥스의‘WPP(Wise Prosumer Panel) 옴니버스 서베이’의 결과에 의하면, 성인 여성 5명 중 3명은 질병에 관한 궁금증이 있을 때 네이버, 다음과 같은 인터넷에서 검색해본다고 한다.
또한 성인 여성 10명 중 8명은 약을 처방받는 의사를 무조건 신뢰하지만, 병원에 가기 전 1명은 인터넷에서 전문의약품을 검색한다고 한다. 바로 스마트 페이션트를 설명해 주는 데이터라 할수 있다.
스마트 페이션트(Smart Patient)란 어떠한 의미인가?
송 대표 헬스 케어 업계의 특징상 과거의 환자들은 수동적인 위치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 일반 소비재의 경우, 제품의 선택과 비용의 지불이 소비자 본인의 선택으로 결정되지만, 헬스 케어 분야는 다르다. 환자들은 병원을 방문하여 질환에 대해 진단을 받고, 의료인의 처방을 통해 조제, 복용, 의료비 보험 상환 과정 등의 복잡한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많은 결정을 필요한 데, 과거의 환자들은 의사나 약사 등 전문가들의 결정을 신뢰하고 따랐다. 하지만 지금은 환자들의 결정이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배경은 바로 전문 의약 정보의 확산과 공유이다. 그 동안 일부 전문가들에 의해 전문 정보가 독점되었다면 지금은 인터넷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공유되고 있기 때문이다.
양광모 대표(이하 양 대표) 과거에는 의사가 의학이라는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임상적 경험을 통해 환자에게 일방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며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해주는 사람으로서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인터넷의 발달은 과학 분야에도 영향을 미쳐 전문 정보를 누구나 제공받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인터넷에서 누구든지 의사와 똑같이 논문을 볼 수 있고, 임상적 데이터도 찾을 수 있다.
예로 질병과 관련된 대규모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다양한 전문적인 의학 정보와 관련 병의원에 관한 정보까지 볼 수 있다. 여기에서 의사의 역할에 변화가 필요해졌다. 즉, 여러 창구를 통해 얻게 되는 정보들 속에 소비자들이 합리적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이해시키는 역할이 필요하게 된 것이고, 그것이 바로 헬스 커뮤니케이션의 한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다.
보다 현명해지는 환자들을 타깃으로 한 커뮤니케이션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송 대표 헬스 커뮤니케이션은 일반적 커뮤니케이션과 다르다. 헬스 케어는 인간의 생명과 직결되는 산업분야이기에 증거 중심의 결정을 내리게 된다. 따라서 어느 분야보다 객관적 데이터가 바탕이 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이에 파맥스에서는 지난 8월‘WPP 옴니버스 서베이’를 런칭했다. 이 조사는 의약품과 관련된 소비자의 인식조사로 처방약에 대한 대규모 조사가 들어간 것은 국내 처음이다. 일반적인 조사들과 달리, WPP 옴니버스 서베이는 불특정 패널이 아닌 스크리닝이 된 패널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보다 전문적인 조사라 할 수 있다. 파맥스에서는 향후 2개월에 1회씩 서베이를 진행하여 소비자 인식 변화와 마켓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추적해나갈 계획이다.
헬스 케어 관련 클라이언트들이 특별히 관심을 보이는 리서치 분야가 있는가.
송 대표 전문 의약품 중에 일부 제품군에서 치료 목적이 아닌 삶의 질을 높여주는 약들이 시장에 출시되고 있다. 비만치료제, 발기부전치료제, 골다공증과 같은 노화 관련 질환등에 대한 제품들은 그 동안 시장이 형성되어 있지 않았던터라 제품에 대한 리서치를 굉장히 중요시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제품 개발부터 런칭, 마케팅 서비스까지 전과정에 대한 총체적인 컨설팅에 대한 요청이 많다. 파맥스에서는 리서치를 통한 객관적 데이터를 토대로‘360도통합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래에 주목해야 할 키워드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양 대표 헬스 케어 분야에서도 향후 소비자 중심의 소비가 중요해질 것이다. 그 핵심은 웹이다. 최근 육아·성형·화장품만 하더라도 웹에서 수많은 정보들을 얻을 수 있다. 문제는 웹을 통해 어떻게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느냐 하는 부분이다.
헬스로그는 그러한 문제의식에서 시작했다. 헬스로그에는 20~30명의 의사들이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고, 의료·건강·영양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인 80여명이 메타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향후 인터넷을 통해 의료인을 비롯하여 권위를 인정받은 전문가들이보다 활발하게 참여하여, 소셜 네트워크(social network)를 통한 객관적인 정보의 공유가 이루어졌음 한다.
송 대표 앞서 언급한 스마트 페이션트와 함께 정부관계도 중요한 키워드이다. 최근 국내외 의료분야 전문 보고서를 보면 정부 관계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헬스 케어 산업은 공공의 이익이 걸린 분야이기 때문에, 정부의 예산 및 규제 등이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향후에는 정부의 의사결정권자를 대상으로 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부분이 될 것으로 본다.
마지막으로 헬스 커뮤니케이션 시장의 발전을 위한 의견을 말해 달라.
양 대표 정보의 유통 구조가 바뀌고 있다. 의료 분야도 웹을 통해 소비가 결정되는 시대가 언제가는 올 것이다. 헬스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은 이러한 변화에 대해 충분히 준비를 하고 헬스 2.0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기법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송 대표 헬스 커뮤니케이션은 건강, 즉 헬스와 커뮤니케이션이 만나 형성된 독특한 산업구조이다. 지금까지의 헬스 커뮤니케이션은 의사를 비롯한 전문 부분에 의존되어 왔지만, 앞으로는 환자와의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해질 것이다. 이제 국내 헬스 커뮤니케이션 시장은 그 시작 단계이다.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제약회사, 정부,의사, 미디어, 환자 등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스테이크홀더들이 관심을 갖고 서로에게 오픈 마인드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