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광고를 보면 새로운 한 해가 보여요”
신문광고저널 기사입력 2010.05.28 03:39 조회 10315

 
이화자 I 호남대 광고홍보이벤트학과 교수

 
연초의 신문광고를 보면 한 해를 알 수 있다. 새해가 시작되기 전, 혹은 새해가 시작되면 사람들은 신년운세를 보기도 한다. 새해에 자신에게 가족에게 어떤일이 생길까 궁금해서다. 때로는 재미 삼아서, 때로는 심각하게 운세의 결과를 받아들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새로운 해의 경제를 미리 알 수 있는 신년운세는 없을까? 아마도 매년 1월과 2월의 광고를 보면 그 해에 기업들이 추구하는 방향과 주력하는 제품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신년 초에 집행되는 기업들의 신년광고들을 살펴보면 그 해 기업들의 신년사에 반영된 기업의 철학과 한 해의 사업방향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식 투자자들에게도 기업들의 신년광고는 광고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도 한다.

환경을 화두로

지구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해 탄소배출량에 대한 합의서가 만들어지고, 각국이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현실에서 기업들도 기술적인부분, 사회적인 책임 부분 등에서 환경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들을 신년광고 속에 담아냈다.

삼성의 경우에는 IT 첨단기업이라는 이미지에 친환경이라는 세계적인 트렌드를 담아 삼성이 준비하는 다음 기술이 친환경이라는 내용의 광고를 집행했다.

반도체·휴대폰·평판TV 분야에서 최고의 기업으로 평가 받고 있지만,예전처럼‘ 세계일류’나‘ 최고’와 같은 수식어를 사용하기보다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함께 친환경 기술이 새로운 기술 경쟁의 장이 될 것이라는 생각과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비주얼적인 측면에서도 부드럽고 친근감 있는 일러스트 기법을 활용해 어렵고 딱딱한 첨단기술이라는 면의 반대 측면에서의 긍정적인 시너지를 얻어내고 있다. 웅진도‘ 사랑은 뜨겁게 지구는 차갑게’라는 슬로건으로 친환경에 힘쓰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광고를 집행했다.

녹색 배경을 바탕색으로 사용해 비주얼없이 카피만으로 구성된 광고로, 사무환경에서 화상회의 등 탄소배출을 줄이는 친환경 경영을 통해 환경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다하겠다는 내용을 표현하고 있다.

롯데칠성은‘ 저탄소’로 대변되는 친환경과는 조금 다르게 우리나라를 맑고 깨끗하게 지키는 데 앞장서겠다는 광고를 집행했다. 평소에도 우리나라의 깨끗한 자연환경을 광고의 소재로 사용해 왔던 칠성사이다의 아이덴티티를 환경에까지 연계해 기업의 의지로 표현해 낸 것이다.

UAE에 원전을 수출하게 되면서 원자력 발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졌다.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는 클린 에너지 생산이라는 측면에서 자동차·반도체·휴대폰에 이어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갈 또 하나의 축이 세워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에 한국수력원자력에서는 원자력 발전이 친환경적인 산업이라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 신년광고도 눈사람 비주얼을 소재로 하여 지구 온난화를 해결해 달라는 메시지의 광고를 집행했다.

경제의 불투명을 걱정하다

새해 벽두부터 집행된 이마트의 신문광고는 마트 간의 가격전쟁을 불러일으켰다. 흔히‘ 지라시’라고 불리는 전단지광고를 하지 않고 신문광고만을 통해 특정 제품을 최저가로 판매하겠다는 이마트의 새로운 가격정책에, 롯데마트는 이마트보다 10원이라도 싸게 팔겠다고 맞불 광고를 집행한 것이다.

이로써 마트간의 최저가 광고전쟁이 불을 뿜었는데, 이는 단순히 마트간의 경쟁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다. 향후 편의점사업으로의 진출을 염두에 두고 경쟁 우위 이미지를 갖기 위한 목적, 그리고 최저가 상품이라는 방문유발 요인을 통한 추가구매에 대한 포석이 담겨있는 것이었다.

이 최저가 가격 격전쟁을 바라보면서 어떤 마트가 소비자들의 인식 속에 더 뚜렷하게 자리 잡을가 향후 벌어질 편의점사업에서의 우위를 가늠하게 할 수 있지 않나 보이기도 했다.

물론 이런 최저가 전쟁 덕에 소비자들은 삼겹살 100g을 580원이라는, 원가도 안 되는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즐거웠지만…. 최저가 제품의 품절과 과열 경쟁의 마지막은 결국 서로가 얻는 것이 없는 출혈경쟁이 될 수밖에 없었기에 휴전으로 끝맺음되었다.
 
하지만 최저가에 쏠린 관심은 가히 폭발적이었고, 그 모든 과정은 앞으로의 경제에 대한 전망이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다는 것을 대변해 주는 것이기도 했다.

소비자의 권리가 더 강해질 것

미국에서 발생한 도요타 자동차 리콜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자발적 리콜을 통해 제품의 이미지를 더 좋은 쪽으로 전환시킨 타이레놀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리콜은 시기적절성이 그 내용보다 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신속하고 전면적인 리콜은 제품 불량에 대한 시각보다는 그에 대처하는 기업의 태도로 생각이 전이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언론의 힘을 빌리지 않고서는 소비자들은 자신들에게 오는 부당한 대접을 표현할 길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인터넷의 발달로 작은 소비자들의 불만도 유투브(U-tube)에 올리면 바로 전 세계로 퍼져나가 는 시대가 되었다. LG전자도 드럼세탁기의 문제점을 발견해 자발적으로 리콜을 실시함으로써 좋은 제품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의 자세와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신뢰로 연결되도록 조치했다.

향후 소비자들의 제품에 대한 불만과 리콜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기에 이데대처하는 기업의 자세와 그것을 광고적으로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 하는 점도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

한편 지난해 말부터 이어져온 영화 <아바타> 열풍의 영향으로 이제 3D 기술분야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영화관에서만 즐겼던 3D 영상을 안방에서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할리우드에서는 과거의 영화들을 다시 3D로 제작하려 하고, TV방송도 3D 제작준비에 들어갔다고 한다.

이에 한국의 전자업체들도 앞 다투어 새로운 분야로의 본격적인 진출을 서두르고있다. 이제 어느 기업의 3D기술 제품이 정상에 서게 될지 궁금해지는 한 해가 될것 같다.

이러한 시점에서 집행된 LG전자의 3D 광고는 아직 충분한 방송 콘텐츠가 준비되지는 않았지만, 3D 기술에서의 선두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의지의 반영으로 보인다.
 

활짝 펼쳐진 신문광고

2009년 말, 초대형 광고를 접하고 사람들은 많이 놀랐다. 양면 스프레드 광고를 넘어서 4개 면을 이은 4전면 스프레드 광고가 집행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년 초 에도 호랑이해를 맞이해 호랑이가 포효하는 그림에‘ 어흥’이라는 헤드라인으로 여러 기업들이 공동으로 제작한 신년광고가 집행되어 눈길을 사로잡았다. 삼성·현대자동차·SK·효성이 공동광고를 제작한 것이다.

기업들이 하나의 목소리로 공동광고를 낸다는 것도 특이한 일이었지만, 그 형식 또한 새로운 접근이었기에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는 신문광고 형식의 측면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아마도 4개 면을 이어 만들기 때문에 특정한 제품이나 사업 분야에 대한 광고를 싣고 뒤쪽의 기사 면을 활용한다면 더 훌륭한 광고매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여하튼 신문광고도 진화한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 광고로 새해 신문광고가 활짝 열렸다.
신문 ·  환경 ·  경제 ·  소비자 ·  권리 ·  컨셉 ·  변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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