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TV 광고 더 큰 시너지 효과를 위한 무한도전
대홍커뮤니케이션, 2009년, 01-02월, 200호 기사입력 2009.02.06 10:51 조회 8247
21세기에 접어들며 미디어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다양한 미디어의 출현으로 수용자들은 취향대로 미디어를 선택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에 따라 광고환경도 급변하고 있다. TV, 신문과 같은 전통적 미디어에 집행되는 광고비는 현저하게 감소하는 추세다. 이러한 추세 속에서 특히 TV 광고의 경우 뉴미디어의 발전과 더불어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전통적으로 여러 광고매체 중에서 TV 광고는 가장 효과가 큰 광고 형태였다. 그러나 케이블TV, 위성방송, 그리고 인터넷과 같은 뉴미디어의 발달은 지상파TV 광고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지상파TV 광고에서 과거와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다. 케이블TV와 위성방송 등의 방송계열 뉴미디어는 기존 지상파TV 광고에서 불가능하던 세분화된 타깃 마케팅을 가능하게 하였다.

인터넷의 발달은 시청자가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다양한 방송프로그램을 광고 없이 접할 수 있게 했으며, 특히 젊은 세대는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정보 및 오락을 제공받고 있다. 이런 현상은 광고매체로서 TV가 지닌 장점을 급격하게 잠식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고용량의 녹화가 가능한 DVR의 보급이 증가하면서 시청자가 광고를 보지 않고 방송 컨텐츠만을 시청하는 사례(Ad Skipping)가 증가하고 있다. 테크놀로지의 발달이 Ad Skipping을 촉진했고, 이는 과거 리모트 컨트롤의 등장으로 시청자가 손쉽게 광고를 회피하는 현상(zapping) 이후 TV 광고 효과에 엄청난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케이블비전(Cablevision)이라는 회사에서 제공한 고용량의 DVR 서비스를 여러 대의 TV에 연결하여 사용하는 것을 합법화하는 법원의 결정이 있었다. 케이블비전의 DVR 서비스가 TV 광고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판단한 미국의 거대 방송 네트워크들, 즉 Fox, CBS, NBC, ABC에서 제기한 소송에 대한 미국 법원의 결정이었다.

미국 법원의 이런 결정은 시청자의 Ad Skipping을 더욱 촉진하고 궁극적으로 미국 TV 광고산업에 큰 타격을 가져올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리버 위먼(Oliver Wyman) 이라는 컨설팅 회사에서 미국과 유럽, 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DVR을 소유한 시청자의 85%가 광고를 시청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미디어가 등장한 이후 지상파TV 광고시장에 닥친 이러한 위기는 현실적인 광고 물량의 감소로 나타났다. 미국 TV 광고시장의 거대 광고주인 켈로그는 전통적인 미디어에 집행한 광고에 비해 디지털미디어에 집행한 광고의 효과가 투자 대비 두 배의 효과를 거두었다는 자체적인 연구결과에 따라 TV광고 등 전통적 미디어에 집행하던 광고비를 줄였다.

애드에이지(Ad Age)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광고주의 60%가 전통적 미디어 광고를 줄이고 디지털미디어 광고를 늘리고 있다. TV 광고의 감소와 뉴미디어 광고의 증가 추세는 미국뿐 아니라 대부분의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이러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각국의 TV 광고계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기존에 상상할 수 없었던 파격적인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 TV의 영향력이 막강하던 과거에는 웃음거리가 되었을 다양한 시도는 특히 상업방송이 방송시장을 주도하는 미국에서 활발하게 시도되고 있다.

미국의 Fox 네트워크에서는 방송 프로그램에 집행되는 광고의 숫자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방안을 시도하고 있다. 중간광고가 허용된 미국에서는 프로그램 사이에 많은 광고가 삽입되어 광고 혼잡도가 높다. 이는 결국 광고효과의 감소로 이어진다. 뉴미디어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TV 광고효과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방안이 절실했고, Fox에서 고안한 해결책 중의 하나가 광고의 숫자를 줄여 혼잡도를 낮추고, 그 결과 집행되는 광고의 가치와 효과를 높이는 것이다.

광고 숫자를 줄인다는 것은 곧 수익의 감소와 직결되는 문제이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TV 광고가 뉴미디어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TV 광고의 효과를 높여야 한다는 절박감이 반영된 결과다.

또한 광고효과를 높이기 위해 과거 획일적이던 30초 분량의광고에서 탈피해 15초, 20초, 혹은 1분 이상의 광고까지 다양한 광고가 제작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그동안 금지되었던 중간광고를 허용하도록 제도가 바뀌고 있는데, 미국의 사례를 한 번쯤 참고해볼 필요가 있다.

NBC에서는 훨씬 더 획기적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NBC는 최근 구글과 제휴를 통해 자사의 광고시간을 판매하고 있다. 즉 NBC의 광고시간을 구글에서 판매하는 것이다. 과거에도 이베이(e-Bay)를 통해 TV 광고시간을 판매한 적이 있지만, 미국의 주요 네트워크사가 인터넷을 통해 자사의 TV 광고시간을 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NBC의 시도는 향후 TV 광고시장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역사적인 결정이라는 것이 미국 광고계의 중론이다.

현재로서는 NBC의 지상파 방송 광고가 아니라 케이블 채널의 광고시간을 판매하는 것이지만, 앞으로 지상파 광고시간을 구글에서 판매하는 것은 미국 내에서 시간문제로 여겨지고 있다. 이는 미국 광고시장의 지각변동을 야기하는 시발점이라는 것이 미국 광고계의 인식이다.

미국 TV 업계의 또 다른 시도로는 유튜브(YouTube)를 견제하기 위한 Hulu를 들 수 있다.

NBC와 News Corp.가 합작해 만든 웹서비스인 Hulu는 지상파방송의 비디오클립을 제공하고 있으며, 접속자들이 자신이 원하는 광고를 시청할 수 있게 만든 시스템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Hulu는 최근 미국의 비디오 사이트 중 톱 15에 진입했으며, 광고 수익 측면에서 볼 때 오히려 유튜브를 능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기반의 뉴미디어가 가진 장점을 TV 광고에 접목하는 시도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방송 광고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는 상황에서 인터랙티브TV는 방송 광고의 미래로 꼽히고 있다. 인터랙티브TV를 통해 인터넷과 같이 ‘클릭’으로 시청자가 정보나 광고에 접근할 수 있는 방안이 시도되고 있으며 이러한 시도는 궁극적으로 TV가 특정한 타깃 마켓을 공략할 수 있는 효율적인 광고수단으로서 개발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개인에게 맞게 제작된 광고를 특정한 TV수신기에서 특정한 시간대에 집행할 수 있는 소위 ‘어드레서블 광고(addressable Ads)’ 기법을 개발하고 곧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모든 TV 시청자에게 똑같은 광고를 집행하던 과거의 TV 광고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TV 광고에서 타깃 마켓을 선별해 맞춤형 광고를 집행할 수 있다는 것은, 인터넷과 같은 뉴미디어의 장점을 TV 광고에 접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새로운 기술은 TV 광고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고 있으며, 미국의 방송산업계에서는 ‘TV산업의 르네상스’를 점치고 있다.

각국의 TV 광고계는 기존에 상상할 수 없었던 파격적인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 영상을 사용한 광고라는 특징을 공유한 TV 광고와 UCC 광고는 서로의 장점을 결합해 더 많은 소비자에게서 구전 효과를 이끌어내는 등,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향후 TV 광고시장의 주요한 흐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 발달에 따른 TV 광고시장의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전통적 개념의 TV 광고는 새로운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다양한 광고매체의 특성을 적용한 새로운 개념의 광고로 진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인터넷 광고의 특성을 TV 광고에 접목하는 사례가 보편적이다.

2008년 칸국제광고제는 이러한 변화를 잘 보여주고 있다. 기존의 TV 광고에 국한되던 필름 부분이 다양한 매체 장르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UCC와 연계한 TV 광고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여 칸광고제에서는 UCC비디오광고부문을 신설하였다.

2008년 칸에서 가장 화제를 모은 작품은 BBDO 뉴욕에서 제작한 HBO ‘Voyeur’ 광고다. Voyeur 광고는 다양한 광고 장르의 특성을 혼합한, 새로운 광고환경에서 태어난 새로운 형태의 광고다. TV, 옥외광고, 인터넷 UCC 등을 모두 아우르는 참신한 기획이 돋보이며, 향후 TV 광고가 인터넷 UCC 등의 뉴미디어와 어떻게 연계하여 광고를 집행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뉴욕의 한 건물 벽을 스크린으로 이용해 프로젝션을 통해 옥외광고를 집행하고, 인터넷 UCC 형태를 통해 인터랙티브 버전의 광고를 접할 수 있게 했다. 기타 다양한 채널의 미디어를 통해 집행된 이 광고는 2008 칸국제광고제에서 옥외광고, 프로모션, 미디어, 사이버, 필름 등 다양한 부문에서 수상을 했다. 매체 간 경계가 완전히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여러 매체의 장점을 결합해 광고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 Voyeur 광고는 향후 TV 광고가 다양한 미디어와 연계하여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을 예시하는 좋은 사례다.

특히 영상을 사용한 광고라는 특징을 공유한 TV 광고와 UCC광고는 서로의 장점을 결합해 더 많은 소비자에게서 구전 효과를 이끌어내는 등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향후 TV광고시장의 주요한 흐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매체 형태의 변화와 광고환경의 변화에 따른 TV 광고의 변화뿐 아니라, 최근 국제적 경기 악화로 인한 TV 광고의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경기 침체의 결과로 TV 광고에서 크리에이티브가 강조되고 있다. 경기 침체로 투자 광고비 대비 최대의 광고 효과를 위해 뛰어난 크리에이티브가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인포머셜 광고의 증가도 미국 TV 광고시장의 새로운 경향이다. 특히 지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오바마 후보의 30분짜리 인포머셜을 3,350만 명이 시청하는 등, 인포머셜의 효과가 확인되면서 인포머셜은 미국 TV 광고에서 새로운 경향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과거 주로 케이블TV에서 심야시간에 집행되는 것으로 인식되던 인포머셜이 지상파TV 광고의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일련의 외국 TV 광고의 변화를 살펴보면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TV 광고가 모색하고 있는 변화의 방향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외국 TV 광고의 변화는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의 TV 광고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며,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데 좋은 참고사례가 될 것이다.

전영우(인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UCC ·  광고 ·  매체 ·  오바마 ·  인포모셜광고 ·  칸국제광고제 ·  광고시장 ·  해외광고사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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