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는 Simple Basic Easy
신문판형 줄이고, 웹사이트 깔끔하게 변신
중앙일보의 판형이 변경됐다. 현재 조간신문 사이즈인 대판과 지하철 무가지가 사용하는 타블로이드판으로 알려진 컴팩트판의 중간 사이즈쯤 되는 ‘베를리너’ 판형을 도입한 것이다. 판형 변경은 세계적인 추세이자 비용절감의 효과도 크다. 따라서 침체기를 겪고 있는 신문 시장에 어떤 판도 변화를 가져올 지 귀추가 주목된다.
중앙신문 판형 교체, 광고단가 변동있나?
지난해 말부터 불거져 나온 신문판형 변경에 대해 지난 3월 16일 중앙일보가 첫 스타트를 끊었다. 기존 대판 판형(375㎜×595㎜)을 베를리너 판형(323㎜×470㎜)으로 교체한 것이다. 베를리너 판형은 대판의 71%크기로 이미 일요판 중앙선데이를 통해 선보인바 있어 어느 정도 테스트 과정은 끝난 셈이다. 이 같은 판형 변화는 이미 세계 유수 일간지들이 채택한 트렌드이면서 비용 절감의 효과도 크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용지 가격이 지난해 세 차례에 걸쳐 20%가 인상되고 잉크 값도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판형 축소는 신문시장 위기에 대처하는 거스를 수 없는 추세가 됐기 때문이다.
또한 독자를 위한 서비스 제고 차원에서의 의미도 있다. 기존의 대판 신문이 공급자 위주였다면 작은 판형은 소비자인 독자 중심의 신문이라는 것이다. 중앙일보가 인쇄매체인 신문이 외면당하는 원인에 대해 각종 뉴미디어의 발달 등의 외부요인이 아닌 ‘신문 자체’를 본질적인 원인으로 결론 내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용자의 ‘편이성’과 기사 내용면에서의 ‘신뢰성’을 강조한 중앙일보는 광고 효과에 대해서도 기대를 걸고 있다. 사이즈는 줄었지만 광고 주목도 나 회상률, 재인률 등의 데이터에서 대판을 압도하는 것으로 리서치 결과 나타났기 때문이다. (닐슨컴퍼니, 한국리서치, 2009년 2월 2일~6일간) 하지만 광고단가의 변화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구체적인 언급이 없다. A광고대행사의 관계자는 “아직은 사이즈가 작아졌다고 해도 기존 유사 형태를 기준으로 들어 기존 단가대로 게재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앞으로 한 두 달간 광고 단가를 둘러싸고 광고주, 광고대행사 간의 밀고 당기기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B사의 광고주는 “신문광고의 단가는 1단 1cm 당 측정되고 있는데, 사이즈가 줄어들면 그만큼 단가 역시 싸져야 정상이다. 하지만 현재 중앙일보는 광고 주목도가 높아졌고 재질이 우수해졌다는 강점을 들어 대판 신문의 단가를 그대로 유지하려고 한다. 우리 입장에서 보면 가격이 인상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조선일보나 동아일보 역시 광고 단가를 높일 우려가 있어 염려된다. 광고 예산은 정해져 있는데, 단가를 올릴 경우 광고를 집행할지 장담할 수 없다. 좀 더 긴밀한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앙일보의 새로운 판형 시도는 광고주뿐만 아니라 타 경쟁지에서도 초미의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게 사실이다. 중앙일보의 3월 20일자 광고 게재 숫자는 35개 안팎이며, 조선일보는 30개 안팎이다. 분명 새로움은 반짝 효과를 가져다주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이 같은 변화가 신문 광고시장의 어려움을 기회로 바꿀 시발점이 된다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들이 독자들이 원하고 도움이 되는 기사와 타 매체와의 차별화된 정확하고 깊이 있는 기사로 채워진 신문이어야 할 때, 달라진 신문 시장의 판도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사용자 중심으로 포털사이트 얼굴 뜯어고쳐
사용자 중심으로의 변화의 바람은 웹사이트에도 불고 있다. 네이버(NAVER)가 ‘개방’과 ‘공유’라는 목적의식을 가지고 지난 1월 첫 화면을 과감하게 바꾼 것이다. 기존의 화면에서 불필요한 요소들을 과감히 잘라내 깔끔해지고 간결해졌다. 특히, 역기역자 형태의 로그인 형태에서 벗어났으며, 로그인 여부에 상관없이 모든 이용자들이 쉽고 편하게 첫 화면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또한 뉴스캐스트 실시와 함께 언론사들과 지속적인 협의와 개선을 통해 서비스 안정성과 건전한 뉴스정보 유통 환경 조성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더군다나 ‘오픈캐스트’ 서비스로 독립 사이트들로 트래픽 이전이 이뤄졌다. 게다가 실시간으로 자신이 보고 싶은 정보가 업데이트된다.
네이트 역시 이 같은 변화에 동참했다. 새롭게 개편된 네이트의 메인 UI는 간결하고 명확한 정보기반 포털 서비스의 모습을 담기 위해 한결 시원스런 느낌의 레이아웃 디자인으로 설계됐다. 무엇보다 검색서비스에 대한 의지를 적극 반영하기 위해 상단 검색창을 대폭 확대한 점이 눈에 띈다. 기존 3단 레이아웃은 2단 구조로 변경됐다. 2단 구조는 최근의 글로벌 트렌드인 간결함을 반영한 것은 물론 오픈 이후 지속적으로 적용 예정인 신규 서비스 구성에도 보다 신축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특히 이번 네이트의 개편은 엠파스와의 합병으로 검색 기능이 강화된 점이 눈에 띈다. 엠파스와 코난의 검색기술력에 싸이월드 컨텐츠와 네이트온 메신저가 결합했다. 그 결과 실시간 지식검색을 필두로 동영상 음원검색, 색상 검색, 피사체 검색 등 검색 기술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멀티미디어 검색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동영상 음원검색 서비스. 내용 기반 검색으로 중복데이터를 제거하고, 동영상 자체의 영상 및 음향정보를 분석해 배경음악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했다. 가령, 김연아를 검색하면 갈라쇼 동영상과 함께 배경음악도 검색해 준다.
이미지 검색도 크게 강화됐다. 싸이월드가 보유하고 있는 동영상, 이미지 등 국내 최대 규모의 콘텐츠를 바탕으로 색상별로 이미지를 찾아주는 색상검색과 인물 혹은 사물 중심의 이미지를 선별해 주는 피사체 검색도 선보였다. 검색실험실도 새롭게 선보였다. 검색실험실에서는 시맨틱 검색, 얼굴사진 검색, 기간별 검색, 모양인식 검색 등 현재 SK컴즈가 개발 중인 다양한 신규 검색 기술이 소개됐다. 이에 대한 사용자들과의 의견도 공유할 수 있다.
고객 편이 극대, 기업사이트 심플하게 변신
일반 기업들의 마이크로사이트에도 이런 심플의 변화가 불고 있기는 마찬가지. 최근 광고를 통해 자신들의 홈페이지가 바뀐 것을 알리고 있는 현대카드가 그 주인공이다. ‘홈페이지 3.0’이란 슬로건으로 현대카드는 1년여 간의 치밀한 준비 끝에 개인고객 대상 부문뿐만 아니라 법인, 가맹점, M포인트몰, 프리비아 등 홈페이지 전 부분을 새롭게 개편했다.
광고를 통해서도 볼 수 있겠지만 홈페이지 3.0의 가장 큰 특징은 고객의 이용 편의를 극대화한 간결함이다. 현대카드는 전체 내용을 최근 1년간의 월별 카드 사용내역과 분야별 카드 사용패턴 등을 그래프를 통해 입체적으로 제공하는 My Account와 알파벳과 컬러를 활용해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카드 선택 방법을 알려주는 Cards, 국내 최다인 약 70만 곡의 음원을 보유하고 있는 ‘엠넷(M-net)’과 제휴, Services 코너에서 MP3 파일 다운로드 서비스가 제공되는 Services 등 3가지 부문으로 간결하게 구성하고, 그림과 아이콘을 활용해 원하는 정보에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또 PC에서 인터넷 브라우저에 접속하지 않고 간편하게 카드명세서와 가계부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위젯(widget) 서비스도 새롭게 도입했다. 중요한 것은 이 같은 변화가 기업의 입장이 아니라 고객의 입장에서 이뤄졌다는 점이다. 고객의 인사이트를 찾아 내고,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기가 트렌드가 된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