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미래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1974년 네트워크와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인터넷(Internet)의 개념이 제안된 이후 35년의 긴 시간 동안에 인터넷은 전통적인 매스 미디어(Mass Media), 더 나아가서는 미디어라는 큰 틀을 다시 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90년대 중반 이후 인터넷의 대중화에 따라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채널로서 활용되기 시작된 인터넷은 수많은 마케팅, 광고 형태를 제시해 왔고 이제는 인터넷 테크놀로지가 전통적 방송 미디어인 TV, 라디오 또 신문과 잡지와 같은 지면 미디어에 이르기까지 흡수, IPTV(Internet Protocol Television), 인터넷 라디오(Internet Radio)와 같은 뉴미디어로 재탄생시키고 있기도 하다.
글·사진 | 유승철 W브랜드커넥션 차장
인터넷 마케팅의 다가올 빅뱅, ‘가상세계’
인터넷의 또 다른 빅뱅으로 최근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3D 그래픽 인터페이스 기반의 가상세계는 인터넷의 가능성을 또 다른 형태로 확장하고 있으며 미래 인터넷 플랫폼으로 현재의 인터넷을 대체할 것으로까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MMORPG(Massive Multiplayer Online Role Playing Game: 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온라인 비디오 게임과 세컨드라이프(http://secondlife.com/) 또는 데어닷컴(www.there.com/)과 같은 명확한 스토리가 없이(Non-narrative) 유저에 의해서 자연 확장되는 가상의 소셜 네트워크로 대표되는 가상세계(假想世界)는 가장 개인화된 미디어 환경을 제공하면서도 가상세계를 통한 또 다른 사회적 상호작용을 제공하기에 유저들에게 더욱 매력적인 미디어로 다가서고 있다.
특히 비디오게임과 유사한 3D 그래픽 인터페이스는 이제 10대부터 40대 초반에 이르는 비디오게임 인구를 자연스럽게 가상세계로 유인하는데 효과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2003년 세컨드라이프의 등장 이후 ‘프렌주(www.frenzoo.com/)’나 ‘비사이드(www. vside.com/)’, ‘기가온라인(http://gaiaonline.com/)’과 같은 다양한 후발 가상세계들이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MTV와 같은 뉴미디어 마케팅 선두주자들은 독자적인 가상세계인 ‘버추어 라구나 비치(VLB: Virtual Laguna Beach: http://virtual.mtv. com/homepage/)’를 구축, 충성도 높은 유저를 확보하는 동시에 다가올 커뮤니케이션 혁명에 일찌감치 대비하고 있다.
지속적인 가상세계 유저의 증가와 3D 가상세계 기반의 차세대 인터넷에 대한 부푼 기대로 인해 이미 나이키, 도요타, IBM, 닛산 등 글로벌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가상세계라는 새로운 마케팅채널에 진출했고 가상세계를 마케팅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가상세계에 일정 공간을 임대, 홍보공간을 구축하는 브랜드 스페이스 전략, 이벤트를 통한 가상 프로모션, 아바타 의상에 대한 스폰서쉽, 유저들이 몰리는 공간에 광고 또는 제품을 게재하는 PPL (Product Placement)까지 마케팅 활동의 종류는 무한하다.
실제로 가상세계는 무어의 법칙(Mooer’s Law)을 따라 매년 두 배 이상 이용자 수와 가상세계를 통한 상거래 규모를 불려나가고 있으며 유저의 증거에 따라 마케팅 채널로서의 활용도 또한 높아지고 있다.
1990년 이후 약 20년 간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 인터넷을 통한 대중미디어의 재편이라는 ‘I-Marketing(Internet Marketing)’의 시대였다고 정의한다면 향후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I-Marketing을 감각적으로 또는 체험적으로 확장시킨 형태인 ‘V-Marketing(Virtual Marketing)’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가상세계 마케팅의 핵심, ‘아바타’
현대의 소비 사회에서 ‘나(I)’ 또는 ‘자아(ego)’라는 가치는 그 무엇 이상으로 중요하게 간주된다. 상품을 구매하고 소유하고 타인에게 보이는 행위는 모두 ‘확장된 나(Extended Self)’로서 기능하며(Belk, 1988), 이런 자아표현적 소비는 단지 현실 세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가상세계(Virtual World)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가상세계의 소비자(또는 유저)들은 그들의 가상세계에서의 분신인 아바타(Avatar)에게 대단한 집착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소비자가 백화점에서 귀금속과 의류를 구매하는 것처럼 점차 가상세계를 통해 아바타(Avatar)를 위한 액세서리나 특수 아이템을 구매하는 것과 같은 가상세계 아바타를 통한 ‘V-commerce (Virtual Commerce)’의 규모는 광고수익 외에 또 다른 수익원으로 가상세계를 견인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아바타를 통한 가상세계 상거래의 가장 큰 가능성은 단순 아바타를 꾸미는 액세서리에 대한 구매를 넘어서 현실세계의 상거래와 연결되는 것이다. 3D환경이라는 새로운 인터페이스에 적응하는데 유저들에게 일정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우리가 과거 인터넷에 익숙해진 속도를 생각해본다면 3D환경에의 완전한 적응도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2D인터넷 기반의 상거래 (예를 들어 Amazon이나 e-Bay와 같은 온라인쇼핑)가 3D인터넷 기반으로 전환된다면 과거 인터넷 상거래가 현실세계의 상거래의 많은 부분을 대체한 것과 같이 2D기반의 상거래의 많은 부분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3D인터넷을 향한 인터넷의 대이동은 현재까지 걸음마 단계라고 볼 수 있지만 그 속도는 가속화될 것이 분명하고 과거 많은 비즈니스들이 2D인터넷에서 금광을 발견했던 것처럼 3D인터넷을 향한 골드러시는 또 많은 인터넷 기업들을 흥망으로 이끌 것이다.
세컨드라이프가 가상세계의 선발주자로 초기 많은 유저를 단번에 확보하기는 했지만 유저들의 로열티, 가상세계 체류시간, 인터랙션(Interaction), 아이템 구매량 등 다면적인 평가요소를 고려할 때 향후 가상세계 경쟁에서의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후발 가상세계들은 가상세계의 주인공인 ‘아바타(Avatar)’를 보강, 젊은 유저들을 확보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들의 아바타에 대한 투자는 아바타를 통해 가상세계의 안정적인 수익원을 마련할 것이라는 전략적 판단에 근거하고 있다.
종국 미래에 가상세계의 아바타를 통한 현실세계의 상품구매가 활성화된다면 가상세계는 상거래의 대안적인 플랫폼이 될 것이다. 가상세계에서 내 아바타가 입고 있는 옷을 현실세계에서 주문하는 날이 멀지 않게 느껴진다.
아바타 마케팅의 현실과 도전
아바타가 가상세계의 핵심으로서 차세대 수익원이 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가상세계라는 뉴미디어가 손에 잡히는 수익으로 이어지는 것이 생각처럼 쉽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우선적으로 가상세계를 통한 마케팅 활동에 대한 유저들의 부정적인 태도를 불식시키는 것이 필수적이다. 특히 부분적인 유료화는 투자비용이 막대한 3D 가상세계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 필수적이며 이러한 과정을 무리 없이 추진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신중한 고객관리가 더 없이 중요하다.
소비자가 선택 가능한 가상세계의 대안들이 늘어가고 있고 따라서 이용자 입장에서 경험한 작은 불만도 현재 이용하는 가상세계를 버리고 다른 가상세계로 옮겨가는 결정적인 동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의 온라인에서의 사이트 로열티(Site Loyalty: 특정 웹사이트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한 것처럼 가상세계에서도 신규 유저를 유치하는 것 이상으로 실제 활동하는 유저(Active User)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가상세계 성공의 핵심일 것이다. 실제 활동하는 유저가 불러들이는 다양한 네트워크와 커뮤니티를 통해 가상세계가 안정적인 유저수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 가상세계 마케팅은 아직까지 효용성에 대해 논란이 분분하다. 많은 방문자 수와 대단한 PR효과를 기대하며 급히 가상세계 마케팅에 달려들었던 광고주들은 기대에 못 미치는 방문자 수와 불확실한 홍보효과에 대해 실망하고 있으며 다수는 가상세계에서 이미 철수한 바 있다.
또 5개월의 베타운영 이후 사업을 철수한 구글의 라이블리(www.lively.com)의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가상세계 사업은 신규 사업으로서 많은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인터넷 이상으로 높은 상호작용(Interactivity)을 요구하는 가상세계는 유저 입장에서의 인터페이스(Interface)와 가상세계 이용에 대해 명확한 효용을 제공하지 못하다면 곧 유저들이 돌아서버림을 명심해야 한다.
성공적인 아바타 마케팅을 향해서
가상세계는 정량화가 용이해서 마케터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통제 가능범위가 넓어졌고 따라서 정교한 프로모션이 가능한 것도 사실이지만 전통적인 미디어의 논리로는 설명되기 힘든 가상세계를 단선적인 마케팅 방법론으로 접근한다면 실패는 자명할 것이다. 분명한 것은 미디어의 틀은 바뀌었지만 광고의 목표는 소비자의 자아(Ego)에 영향을 주는 것이라는 맥락에서는 결국 가상세계도 다르지 않다. 또 가상세계의 아바타는 그 어떤 광고 미디어보다 소비자의 자아에 맞닿아 있고 영향을 주고받기에 적합한 채널임이 분명하다.
이러 맥락에서 가상세계의 아바타 마케팅에서는 가상세계의 소비자 심리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유저들이 가상세계에서 본인들의 분신인 아바타들 통해 활동하고 있지만 현실에서 느끼는 것과 유사한 심리적 경험을 하며(참조: Mel Slater 연구), 또 때로는 제약이 없는 가상세계의 특성상 현실에서 보다 더 극단적인 행태를 보이는 경우도 많다 (예: 폭력, 정보 조작 등, 강박적 구매행동).
가상세계에서의 소비자 심리에 대한 이해를 통해 기업들은 거부감을 최소화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수 있을 것이며 더불어 소비자에게 효용을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마케팅 채널로서 가상세계의 비중은 향후 크게 증가할 것이고 그에 따라 아바타 역시 시행착오를 통해 기업들의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 잡아 갈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간 논란이 되어왔던 마케팅 채널로서 가상세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미디어와는 차별화되는 마케팅 성과에 대한 효과 측정이 필수적일 것이다. 향후 가상세계의 아바타가 유저들에게 또 다른 자유를 주면서 동시에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에 목마른 기업들에게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