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a Insight] 마케팅 생태계 전체에 어떠한 바람이 불고 있을까
글 ┃ 이구환 옐로모바일 마케팅연구소 소장
디지털 마케팅일까? 모바일 마케팅일까?
인터넷 열풍이 불어 닥쳤을 때 모두들 그랬던 것 같다. 이제 마케팅 역시 디지털로 모두 전이가 될 것이라고. 그리고 거의 20년이 흘렀다. 그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흔한 말로 강산이 두 번 정도 바뀔 시간이 흘렀는데 마케팅 생태계에 괄목할만한 디지털로의 전이가 일어났을까?
컴퓨터의 도입으로 인간의 지적활동은 간편해지고 다양해졌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이러한 지적인 활동은 서로 연결되었고 증폭현상은 더욱 빨라졌다. 컴퓨터와 인터넷만으로는 사람의 일상 전체가 디지털화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듯하다. TV는 TV대로, 신문은 신문대로, 라디오는 라디오대로 그 영역을 지키면서 생태계의 한 축의 역할을 해온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건 기존 마케팅 생태계에 큰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인터넷포털로 대별되는 검색 서비스가 사람들을 모으고, 디지털 마케팅 생태계의 일부를 담당하는 것처럼 보이고, 퍼포먼스 마케팅이라는 새로운 장을 열고 확산시키는 데에는 큰 공헌을 했다 하지만 수많은 온라인 마케팅 회사들을 만들어내고 성장시켰어도 근본적인 변화의 물꼬를 트기에는 역부족이었던 듯하다. 이는 컴퓨터라는 디지털 디바이스가 갖는 이동성의 한계와 사람의 일상속으로 들어가기에는 부족한 무언가가 있었다는 증거다.
스마트폰과 함께 시작된 변화는 이제 모든 것을 바꾸어 놓고 있다. 스마트폰은 디지털 세상이 일상화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산업계 전 영역의 지평을 흔들고 있다. 이제 진정한 디지털 세상으로의 전이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산업계 일각에서 보여주고 있는 다양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의 등장과 이를 둘러싼 갈등들은 이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기존의 생태계-아날로그판-와 새로운 생태계-디지털판-와의 거대한 충돌이 급격히 일어나고 일상화되면서, 전 방위적으로 디지털 판으로 그 축이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혁명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현상들을 설명하고 있지만 그 기저에는 디지털화되어 가는 우리네 일상이 있고, 그 일상의 변화는 사용자의 동선변화로 이어지고, 그 동선을 따라가야하는 마케터의 일상변화 역시 함께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바일혁명이야말로 진정한 디지털로의 전이며, 컴퓨터와 인터넷 세상에서도 끄덕 없었던 많은 생태계들에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마케터들 역시 예외일 수는 없을 것이다. 모바일 마케팅을 넘어서는 진정한 디지털 마케팅 시대가 어느새 우리 곁에 바짝 다가와 있다. 모바일 마케팅 시대를 넘어서는 디지털 마케팅 시대의 본질에 대해 알아보는 기회를 가져보고자 한다. 디지털 마케팅 시대는 우선은 미디어 및 미디어의 소비형태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고, 여기에 부합하는 광고 크리에이티브들의 변화가 수반될 것이며, 이를 지원하기 위한 광고 플랫폼의 변화, 그리고 디지털의 총아인 수치화는 반드시 따라올 것이다. 근래 페이스북 등이 보여주고 있는 변화는 이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변화의 칼바람
몇일 전 모 일간지에 실린 기사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빨간불 켜진 광고업계’라는 제목하의 기사였는데 국내 최대 마케팅 업체의 실적부진, 감원사태, 그리고 미래 먹거리창출을 위한 노력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었다. 광고계의 성장이 둔화된 것의 주요 원인을 전반적인 국내 경기 침체에 큰 비중을 둔 것이다.
출처: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5020480011#AA.9570790.1
또한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14년도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 결과에 따르면 전체 광고 시장에서 방송광고 시장의 비중은 ‘13년 37.2%로 ‘12년38.4%에서 감소하였다. 반면 온라인(인터넷+모바일)은 ‘13년에 25.7%로 ‘12년 대비 2.6% 증가했다.
출처 : 방송통신위원회 2014년도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 결과보고서
위 일간지의 보도에 따르면 전체 광고 시장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긴 하나 성장은 지속되고 있으며, 눈에 뛰는 변화는 방송광고사업자의 광고매출 점유율이 꾸준하게 하락하고 있다는 것과 온라인이라 불리는 ‘디지털 마케팅’ 영역은 전체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꾸준히 높여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국내 시장 뿐만이 아니라 디지털 마케팅 시장의 바로미터 역할을 해주고 있는 미국 시장 역시 모바일광고 시장의 점유율 확대로 디지털 마케팅 전체 시장의 비중이 점점 커져 가고 있다는 것이다.
www.eMarketer.com
지난번 기고에서 모바일에서의 서비스와 미디어의 경계가 사라지고 서비스를 미디어답게 해주는 광고 플랫폼이 적당히 갖추어지면 서비스 역시 미디어로서의 기능을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미디어의 변화 추이를 정확하게 읽고 이에 대응해가는 마케터야 말로 이 변혁의 시기에 생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미국 디지털 마케팅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페이스북과 이와 연관된 시장을 보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들 듯 하다. 페이스북이 모바일 광고 시장의 상당히 큰 부분을 가져가며 검색 시장 위주로 형성되어 있는 디지털 마케팅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구글의 모바일광고 시장에서의 고전은 디지털 마케팅 시장의 본질이 지금과는 상당히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암시하는 징조가 아닐까 한다. 물론 이러한 모든 변화가 단기간에 일어나서 시장 생태계 전체의 역전현상이 일어나진 않겠지만 그 방향성만큼은 확실하지 않을까 한다.
페이스북의 도미노 효과
모바일의 일상화를 이끌고 있는 서비스는 메신저에서 SNS로, SNS에서 동영상사이트로, 그리고 이제는 새로운 컨텐츠 미디어로 옮겨가고 있다. 2014년을 마감하며 페이스북이 공개한 페이스북의 현주소는 아래와 같다.
www.facebook.com/markzuckerberg
정말로 어마무시한 숫자이며 영향력이다. 70억 지구상의 인구 절반에 가까운 서비스 리치, 페이스북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용자 숫자를 산술적으로 합하면 약 37억. 페이스북만 봐도 약 14억, 단일 서비스를 사용하는 플랫폼으로 지구상 어떠한 나라보다 크다. 인스타그램 역시 성장속도가 빠르다. 현재 3억. 젊은 세대들이 대부분이니만큼 인스타그램이 중장기적으로 봤을 땐 서비스로서의 영향력 확대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러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사용자 확대의 본질은 사용자들이 정보를 접근하고, 소비하고, 공유하는 행태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는 것이다. 가수 싸이가 유튜브를 통해 어마어마한 유통 파급효과를 가져왔듯이, 이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공유되지 않는 정보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페이스북을 본다는 것은 미래의 정보 가공 및 유통 형태를 보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해도 될 것이다.
그러나 페이스북을 이렇게만 바라보는 것은 왠지 밋밋하다. 미디어의 변화적 관점에서 페이스북을 다시보자. 이러한 관점은 유튜브,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을 볼 때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페이스북은 그 자체로서 거대한 콘텐츠 유통 서비스이고 플랫폼이며 미디어다. 서비스로는 사용자를 모으고, 플랫폼으로는 다양한 스타들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이들의 상호 시너지를 통해 거대한 디지털 마케팅을 펼치는 미디어인 것이다.
새로운 미디어들
페이스북에는 이런 말들이 있다. 1%의 콘텐츠 생성자와 99%의 컨텐츠 소비자가 존재한다고. 이게 어느 정도는 사실인 듯하다. 실제로 정보를 생성하는 집단 또는 개인이 존재하고, 페이스북의 공유기능을 통해 순식간에 정보리치율을 높여가는 메카니즘이 존재한다. 이러한 콘텐츠를 생성하는 집단 혹은 개인들을 ‘콘텐츠 크리에이터라고 칭하는 듯하다. 여기에는 Wikitree, Buzzfeed, Pikicast, Moncast등과 같은 수 많은 버티컬 콘텐츠 제공자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페이스북을 콘텐츠 유통 플랫폼으로 하여 성장하고 독립적인 미디어로서의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피키캐스트는 페이스북에서 5백만, 카카오스토리에서 2백만이라는 구독자를 가지고 있었다. 이를 기반으로 피키캐스트라는 앱을 출시하여 단기간에 5백만 이상의 다운로드수를 기록하며 새로운 미디어로서의 가능성을 키워가고 있다. 페이스북이 가진 콘텐츠 유통 플랫폼, 사용자 접점으로서의 가치를 최대한 활용하여 독자적인 디지털 콘텐츠 미디어로 성장하고 있다.
몬캐스트는 페이스북에서 다양한 버티컬 서비스로 구독자를 확보한 페이지들을 통합하여 구독자 600만 명을 확보, 카카오스토리 누적 구독자 400만 명등으로 비디오 서비스 몬캐스트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디지털 미디어들이 추구하고 있는 디지털 콘텐츠의 형식과 유통 방식은 기존 미디어들과는 상당히 다르다. 사용자들의 콘텐츠 접근방식 및 소비형태의 변화를 이끌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은 결국 디지털 마케팅 전반에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페이스북이 동영상광고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고, 기존 미디어들이 제공할 수 없는 광고효과 측정방법들을 제공하겠다고 하는 것 등은 디지털 마케팅으로의 전환이 어떻게 전개되어 갈지 단서들을 보여주는 시작에 불과할 것이다.
모바일 마케팅이 이끌고 있는 디지털 마케팅의 본격적인 도래는 어쩌면 우리에게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지 모른다. 특히 미디어를 바라보는 관점, 크리에이티브를 바라보는 관점, 그리고 마케팅 효과를 측정하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디지털 네이티브를 요구하고 있는 게 아닐까? 미디어 생태계에 새로운 주자들이 얼굴을 내밀 듯, 마케팅 업계에도 새로운 안목과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새로운 관점을 가진 진정한 디지털 에이전시에 대한 기대치가 커지고 있는 듯 하다.
미디어빅뱅 ·
디지털 ·
모바일 ·
스마트폰 ·
방송광고 ·
구글 ·
페이스북 ·
SNS ·
인스타그램 ·
유투브 ·
블로그 ·
콘텐츠 ·
피키캐스트 ·
카카오스토리 ·
몬캐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