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a Insight 1] 방송광고의 트렌드와 인사이트
광고계동향 기사입력 2015.06.11 11:35 조회 8773
글 ┃ 이현정 제일기획 미디어 플래닝1팀 팀장 
 
방송광고의 트렌드와 인사이트  

몇 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얘기되고 있는 방송 생태계의 변화상에 대해서는 모두가 주지하고 있기에 새삼스럽게 ‘TV 시청률이 떨어지고 있다’, ‘N스크린 이용이 대세다’ 이런 얘기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미디어 인사이트’라는 이 지면에서는 현상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거기서 도출되는 인사이트를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러기 위해서 방송을 둘러싸고 일어나고 있는 3가지 Big 트렌드를 우선 정확하게 짚어보자. 
  

미디어 이용의 총량 증가 현상 

가장 주목할 만한 현상은 미디어 이용의 총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일기획 ACR 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소비자의 일평균 미디어 이용시간은 2012년 261분에서 2013년 297분, 2014년 373분으로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에서도 공통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미국의 일별 미디어 사용시간 보고에서도 TV의 이용 시간이 유지되면서 디지털 미디어의 이용이 큰 폭으로 늘어나 전체 미디어 총 사용 시간이 증가하고 있다. 
 
 
 
미디어 동시 접속 현상 

두 번째 트랜드는 미디어 동시 접속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2014년 기준, 복수 미디어 동시 소비 경험을 물어본 질문에 약 68% 정도가 ‘그렇다’고 응답하고 있으며(제일기획 ACR, 2014), 어떠한 미디어 조합으로 복수 미디어를 동시에 사용하는지를 조사한 결과, 예상대로 TV-모바일 조합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패턴은 전 세계 어디에서나 일어나고 있는 현상으로 미국 TV 시청자들의 63%도 TV 시청 중 온라인(모바일)을 이용하고 있다고 응답한다(2014. EMarketer, June).
 
미디어 접촉의 개인화 현상 

전통적으로 주부들은 아침 시간대 TV를 보고, 낮 동안은 케이블을 활용하며, 저녁 식사 후 일일극 그리고 밤 시간대가 되면 가족들과 함께 지상파의 예능을 보고 잠자리에 들기 전 케이블TV를 시청하는 패턴을 보였다. 하지만, 이제는 이러한 정형화된 시청 패턴은 점점 없어져 간다고 봐야 한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시간대, 원하는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모바t일이라는 Almighty한 디바이스가 그들에게 주어졌다. 소비자들은 점점 더 개인화된 미디어 소비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미국에서는 최근에 ‘Binge Viewing’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Binge’는 사전적으로 폭음, 폭식을 의미하는 단어로서, TV프로그램의 시리즈 여러 편을 한 번에 몰아보는 패턴을 Binge Viewing이라고 이른다. 미국의 온라인 DVD 유통업체인 Netflix는 자사 서비스 이용자 2,700만 유저들의 선호도를 분석한 결과, Binge viewing의 트렌드를 감지하였고 1억 불을 투자하여 ‘House of Cards’의 모든 에피소드를 사전 제작해 1시즌 13화를 한 번에 release하는 파격적인 방법을 선보였다. 
 
트렌드별 Insight 

이런 3가지 빅트렌드는 당분간 지속 또는 가속화될 현상이다. 그 결과로 TV 시청률은 고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며, 소비자들은 점점 더 미디어를 개인적 패턴으로 소비할 것이다. 이 3가지 트렌드에서 작지만 도움이 될 인사이트들을 도출해 보았다.
미디어 이용의 총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짧.은 자투리 시간대의 미디어 이용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에 느긋하게 TV를 볼 수 있는 시간대 이외에 이동 중 전철 안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시간의 카페에서, 잠자기 전 이불 속에서 잠깐씩 미디어를 이용하는 시간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스낵 컬쳐’라고 명명하기도 하는 이러한 콘텐츠 소비 행태는 이제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소비자들은 마치 스낵을 먹듯이 가볍고, 쉽게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어제 못 본 TV 영상을 인터넷을 통해 화제가 된 부분만 짧게 감상하고, 짤방에 열광하며, 피키캐스트와 같은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 등을 가볍게 즐긴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콘텐츠 소비 행태는 분명 방송 서비스에 인사이트가 있다. 예능은 비교적 호흡이 짧기에 짧게 끊는 편집이 가능하지만, 비교적 호흡이 긴 드라마의 경우 이러한 소비자들의 미디어 소비 행태에 불리하다. 좀 더 방영 시간이 짧은 드라마, 14부작이 아닌 10부작 미만의 미니 시리즈 등 이러한 것들이 어쩌면 더 통하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두 번째 트렌드인 미디어 동시 소비 증가는 광고업계에는 심각한 이슈이기도 하다. 동시 접속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소비자들의 미디어에 대한 주목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TV만 접촉할 때에 대비, 다른 미디어를 동시 접촉할 때 소비자들의 기억에 미치는 영향력은 큰 폭으로 떨어진다. 따라서 이런 동시 접속 시대의 광고는 더욱 정교하게 주목도를 높이는 방법들을 고안해야 한다. 최근 ARF의 연구에 따르면, 단일 미디어보다는 미디어를 Mix할 때 광고 효과가 더욱 커지며, 특히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노출의 순서도 중요하다고 한다. TV만 집행하는 것보다, TV와 다른 미디어를 Mix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며, TV를 먼저 노출한 후 다른 미디어에 노출하는 것이 인지도를 높이는 데 더욱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이다. 따라서 광고를 집행하는 매체사와 대행사 사이드에서는 이런 동시 접촉 시대의 주목도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고안하여야 할 것이다.

 
 
광고의 주목도를 높일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광고가 콘텐츠의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디지털에서의 Native ad 광고와 같은 형태의 광고들이 방송에서 많이 활용되어야 할 것이다. 광고보다는 콘텐츠의 주목도가 높으며, 콘텐츠는 다양한 스크린을 통해 지속 재생되므로, 광고의 효과는 점점 더 콘텐츠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 효과적이다. 최근 총량제와 함께 규제가 어느 정도 해소된 지상파의 가상광고 확대안도 떨어지는 광고 주목도를 높일 수 있는 적절한 규제 개혁이라고 할 수 있다. 
 
세 번째 트렌드인 미디어 접촉의 패턴 탈피 현상, 점점 더 개인적으로 미디어를 소비해 가는 현상에 대한 인사이트다. 소비자가 보고 싶은 시간대에 보고 싶은 콘텐츠를 몰아보거나, 개인적으로 소비하는 패턴이 늘어난다는 것은, 이제 콘텐츠 간 무한 경쟁의 시대가 열렸다는 것이다. KBS가 야심차게 준비한 ‘프로듀사’의 경쟁 상대는 동 시간대 다른 채널의 드라마가 아니라, 시리즈 미드인 ‘왕좌의 게임’일 수도 있고, 몇 년 전 방영된 ‘별에서 온 그대’일수도 있으며, 며칠 전에 못 본 ‘삼시세끼’일 수도 있다. 

이렇게 콘텐츠 간 무한 경쟁하는 시대에 더 이상 시청률은 콘텐츠와 광고의 효과를 측정하는 지표일 수가 없다. 방송국은 이제 시청률 이외에 콘텐츠 파워를 측정하는 별도의 지표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그것은 검색량 일 수도 있고, Buzz량일 수도 있으며, 긍정·부정 비율일 수도 있고, 짧은 형태라도 얼마나 많이 재생되는지의 지표일 수도 있다. 이것이 마케팅 타깃별로 정교하게 산출되면 될수록 이들 콘텐츠의 가치는 올라갈 것이다. 현 시점의 콘텐츠뿐만 아니라 적어도 1~2년 내 콘텐츠들은 모두 경쟁상대로 보아야 한다. 방송계에 빅데이터 분석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Netflix가 그들 서비스 이용자의 선호도를 철저히 분석하여 그에 맞는 방송을 내보내는 것도 그런 데이터에 기반한 방송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어디로 가야 하나? 

최근 1/4분기 방송 광고 시장에 ‘모바일 게임’ 업종이 기여한 바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 광고주에 대응함에 있어 여기저기 현장에서는 만만치 않다는 소리가 들려온다. 전통적인 업종과 달리 디지털 세상에서 퍼포먼스 기반으로 마케팅을 하는 광고주들은 디지털의 광고 논리에 보다 익숙한 것이다. 점점 더 이런 디지털 기반의 광고주들은 늘어날 것이다. 2014년 배달 앱과 모바일 게임이 광고시장을 어느 정도 견인했다면, 2015년 하반기에는 콘텐츠 큐레이션, 핀테크 업종 등이 광고비를 대폭 증대시킬 것이다. 
 
 
  (왼쪽부터) 출처 : 슈퍼셀, 알지피코리아/요기요, 피키캐스트  
따라서, 방송은 실시간으로 변해가는 디지털 광고시장에 대해 유연히 대처하는 미디어가 돼야 할 필요가 시급하다. 좀더 디지털에 적합한 호흡의 콘텐츠 생성을 고민하고, 광고 주목도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고안하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콘텐츠의 가치를 평가하고 이를 편성에 반영하는 방향이 점점 더 디지털화되어 가는 현 시점에서 방송에 필요한 일이 아닌가 한다 
  

이현정 제일기획 미디어 플래닝1팀 팀장
- 1991~1995 서울대학교
- 1995~ 2001 광고팀, AE
- 2002 성균관대학교, CPBM(Cheil Program of Brand Manager)
- 2011 Wharton School, GCWP(Grobal Cheil Wharton Program)
- 2001~ 2013 미디어디자인팀, 미디어플래너
- 2014~ 미디어플래닝1팀, 팀장
- 2014~ Cannes 광고제 미디어 분야 심사위원
방송광고 ·  트렌드 ·  인사이트 ·  제일기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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