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력 무한한 신소비층 10대
대홍커뮤니케이션즈, 2009년 03월 기사입력 2009.04.02 12:00 조회 13992

WRITTEN BY이병관(광운대학교 산업심리학과 교수)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형성하는 10대가 소비 주체로 주목 받고 있다. 기업은 이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한다. 10대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가치관, 핵심 소비 트렌드를 알아보고, 이를 성공적으로 활용한 몇 가지 국내외 마케팅 사례를 통해 10대 소비자를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본다.

C(Contents) 세대, N(Network) 세대, 글로벌 D(Digital) 세대. 모두 10대를 표현하는 신조어들이다. 10대는 인터넷에 익숙하며 IT 기기를 자연스럽게 다루는 세대로 인터넷상에서 사진, 음악, UCC 등의 컨텐츠를 다른 사람과 자유롭게 공유한다. 이들은 변화와 유행을 선도하고 재미와 새로운 자극, 개성을 추구하며, 또래의 영향과 입소문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세대로 경제적 책임과 부담감이 적다. 10대가 잠재력과 파워를 가진 신소비층으로 부상함으로써 이들의 특성과 가치관을 이해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10대 소비자 휴대폰, 제과광고 즐겨 봐

맞벌이 가구와 1인 자녀 가구 수의 증가로 10대의 구매 영향력이 커졌다. 10대의 가처분 소득이 높아지면서 이들의 구매력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생활 전반에서 인터넷과 디지털 정보 기기의 활용도가 높아짐으로써 이에 능숙한 10대의 정보 제공력이 증가하면서 10대가 소비 생활에서차지하는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미국의 경영 컨설턴트인 돈 탭스콧(Don Tapscott)은 세계 10대의 생활양식, 사고와 가치관을 총체적으로 조사한 보고서인 <디지털 환경에서 자라난 세대(Grown Up Digital)>에서 10대의 핵심적인 특징을 세 가지로 꼽았다.
첫째, 언제 어디서나 재미를 추구한다. 둘째, 하루에도 수십 통의 이메일을 주고 받고 메신저, 홈피, UCC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최신 정보를 공유하며, 정보나 의사소통의 스피드를 중요시한다. 셋째, 우리나라 10대 청소년 소비자의 특성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 특징을 살펴보면 첫째, 10대는 다른 세대보다 자신의 개성과 주장이 강하다. 둘째, 10대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탐색하고 선호한다. 한국방송광고공사가 2008년에 발표한 소비자행태조사(MCR) 결과, 10대가 패션과 최신 트렌드를 중시하고 신제품을 조기에 수용하는 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10대는 자신들의 문화를 공유하며 또래의 영향과 입소문에 민감하다

예를 들면, 팬클럽과 홈피, 온라인 커뮤니티를 형성해 동질감과 또래 의식을 다진다. 문자와 메신저, 입소문은 10대 또래 문화와 동류 의식을 유지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넷째, 10대는 오락과 재미를 추구한다. MCR에 응한 연령대의 대부분이 주로 습관적으로 TV를 시청하지만 10대 남자의 48%, 10대 여자의 53%는 흥미와 오락을 위해 TV를 시청한다고 답했다. TV광고도 10대는 ‘재미(3.94점)’ ‘감각적(3.90점)’ ‘써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는(3.90점)’의 측면을 높이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섯째, 10대는 인터넷과 디지털 공간에서 소비 활
동을 많이 한다. 10대는 인터넷을 이용한 구매 경험이 85% 이상이며, 특히 디지털 관련 제품은 소비와 구매 의사 결정에서 높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섯째, 10대는 스타에 열광하며 광고를 관심 있게 본다. 지난 1월 30일부터 3일간 열린 아이돌 그룹 빅뱅의 공연은 4회에 5만2,000명의 관객을 끌어 모았다. 발매 10분 만에 모든 좌석이 매진되었고, 입장료와 기념품을 판매해 약 4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또한 빅뱅의 자기계발서 『세상에 너를 소리쳐』는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3주 만에 25만여 부가 팔렸다.

10대는 광고의 영향도 많이 받는다. MCR 결과에 따르면 10대는 다른 연령대보다 광고를 선호하며, 유머광고, 유명 연예인 등장 광고, 애니메이션 광고, 외국 스타와 동물 등장 광고를 즐겨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별로 광고 관심도를 살펴보면 10대는 휴대폰(84%), 제과(81%), 음료(77%), 식품(76%), 컴퓨터(74%), 유제품(73%), 초고속 통신(73%), 디지털 기기 (71%) 광고를 관심 있게 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한편 한국CM전략연구소에서 2008년 4월까지 1년간 광고 효과가 우수한 TV광고를 대상으로 소비자의 성별·연령별 호감 요인의 특징을 분석한 결과 10대 남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모델이 등장한 광고나 관심 있는 제품에 대한 광고를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기기와 새로움에 대한 끝없는 도전 정신, 거칠 것 없는 소비로 무장한 10대. 트렌드세터로 부상하는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 기업은 다양한 10대의 요구에 맞춘 마케팅 전략을 시의적절하게 사용해야 한다. 동시에 장기적 관점에서 10대에게 자사 브랜드 가치와 이미지를 제고하는 것도 필요하다."

떠오르는 트렌드세터 10대 청소년

이러한 10대의 라이프스타일과 가치관을 잘 활용해 성공한 국내외 마케팅 사례를 알아보자. 디지털 시대에 익숙하고 빠르며 자극적인 것에 관심 있는 10대의 특성에 맞춰 리바이스는 Levi’s Engineered Jeans을 홍보하기 위해 마이크로 사이트를 구축했다. 이 사이트는 ‘자유롭게 움직인다(Free to Move)’는 주제로 빠른 이미지와 다양한 사운드 트랙을 이용해 10대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게임을 통해 진을 선물로 제공하고 10대를 위한 춤 강습도 진행했다. 이 사이트는 10대의 속도보다 더 빠르게 10대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제품을 알리는 데 성공한 사례다.

2004년에 진행된 펩시와 애플의 공동 브랜딩은 10대의 라이프스타일과 감성 코드를 잘 활용한 또 다른 마케팅 성공 사례다. 이 캠페인은 펩시를 마시면 10대 소비자에게 애플의 아이팟(iPod)을 통해 인터넷에서 음악 파일을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이 캠페인은 비록 한시적이었지만 합법적으로 인터넷 음악을 다운로드할 수 있게 해 10대의 관심과 이목을 끄는 데 성공했다.

P&G는 유행에 민감한 10대를 트렌드세터(Trend Setter)로 활용해 신제품의 매출액을 증가시키는 데 성공했다. P&G의 자회사인 트레머는 13~19세 청소년을 선발해 출시 예정인 신제품의 샘플을 써보고 친구들에게 이야기하기, 새로운 음악과 광고 음악 듣고 평가하기, 매장 오픈 행사에 참석하기 등의 활동을 통해 입소문을 내고 트렌드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수행하게 했다. 2004년 당시 28만 명의 10대 청소년이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20여 개의 다양한 입소문 캠페인을 진행한 결과 신제품 매출액이 10~30% 증가하는 성과를 보였다.

10대가 좋아하는 트렌디 드라마와 순정 만화 주인공은 10대를 공략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의 매우 중요한 수단이다. 최근 LG텔레콤은 10대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끈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주인공을 모델로 청소년 대상의 요금제 서비스 ‘틴링(teenring)’ 광고를 선보였다. 꽃미남을 내세운 이 광고는 방영 하루 만에 유명 포털 검색 순위 1위를 기록하는 등 10대에게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LG생활건강의 10대를 위한 화장품 브랜드인 ‘나나스비(nanas’B)’도 10대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이름을 딴 샤이니 비비크림을 출시하면서 ‘순정 만화’ 시리즈 광고를 집행하고 있다.

최근 들어 아웃도어 의류에도 10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노스페이스와 코오롱스포츠에서 생산하는 등산복과 아웃도어 의류가 점차 10대에게 일상복이자 패션 의류로 사랑 받고 있다. 이는 <무한도전>이나 <1박2일> 등 야외 버라이어티 TV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자 출연자들이 입은 아웃도어 의류가 인기를 끌게 된 데 따른 것이다.

10대 눈으로 세상을 보라

디지털 기기와 새로움에 대한 끝없는 도전 정신, 거칠 것 없는 소비로 무장한 10대.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며 시장의 변화를 넘어 진화하는 10대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은 과연 무엇일까?

첫째, 그 해법은 10대 소비자의 행동을 관찰하고 분석해 숨어 있는 욕구를 이해하는 데서 찾아야 한다. 청소년 연구 전문가인 이르마 잰들(Irma Zandl)은 10대가 자주 가는 쇼핑센터, 레코드점, 콘서트장 등을 다니며 10대의 행동과 모습을 관찰함으로써 10대의 욕구를 파악하는 참여 관찰(Ethnographic)로 유명하다. 라이크라 자전거용 반바지, 번진 물감 무늬 셔츠 등은 이러한 숨어 있는 10대의 욕구가 성공적으로 반영된 제품이다.

둘째, 10대는 늘 새로운 것, 감각적인 것을 원한다. 기업은 이러한 10대의 욕구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신제품을 개발하거나 이를 시장 확대에 반영해야 한다. 10대 소비자를 트렌드 세터로 활용해 혁신층이자 여론 선도자로서의 역할을 맡기는 것이 효과가 있다.

셋째, 10대는 유명 연예인이나 스타를 열망하며 이들을 준거 집단과 역할 모델로 삼고자 한다. 유명인을 기용한 스타 마케팅은 현재도 많이 사용되는데, 특히 10대를 대상으로 한 스타 마케팅은 앞으로도 매우 활용 가치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넷째, 디지털 공간에서 끊임없이 정보를 만들어내고 수용하는 창조형 소비자인 10대의 특성을 이용해 체험 위주의 참여형 마케팅을 제품 개발과 커뮤니케이션 전략에 접목한다.

다섯째, 10대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차별화된 맞춤형 마케팅 서비스를 구현한다. 10대의 문화를 마케팅에 접목한 빼빼로데이, 밸런타인데이 등과 같은 이벤트 마케팅도 활용해 볼 수 있다.

한편, 모든 10대 소비자의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이 똑같지는 않으며, 그들이 언제나 비합리적이고 충동적인 구매 성향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MCR 결과를 보면 10대의 절반가량은 광고에 의해 제품을 구입하는 트렌드 추종 성향이 강하지만, 나머지는 현실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환경과 조건에 순응하는 경향성이 있다. 그러므로 기업은 개성 추구와 도전, 그리고 합리성과 현실 순응이라는 10대 소비자의 양면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기업은 다양한 10대의 요구에 맞춘 마케팅 전략을 시의적절하게 사용함과 동시에 장기적 관점에서 10대에게 자사 브랜드 가치와 이미지를 제고하는 것도 필요하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이들을 바라보고 브랜드에 투자하는 것이 기업에게 더 큰 이익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10대 ·  라이프스타일 ·  마케팅전략 ·  스타 ·  꽃남 ·  샤이니 ·  트렌드세터 ·  디지털 ·  유행 ·  컨슈머인사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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