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2004년은 인터넷 및 인터넷 광고 전반에 있어서 커다란 전환을 이룬 한 해였다. 무엇보다 인터넷 인구가 3천만 명을 넘어서면서 그야말로 경제활동인구의 거의 대다수가 인터넷을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싸이월드로 대표되는 블로그 열풍과 국내외 포탈들간의 검색, 커뮤니티, 메일, 메신저 등의 핵심 서비스 경쟁은 2005년에도 변함없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매체의 급성장을 바탕으로 2005년에도 인터넷 매체를 통한 광고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이번 칼럼에서는 2005년 1/4분기에 주목을 끌었던 캠페인을 중심으로 어떻게 온라인 광고가 진화하고 있는 지를 살펴보기로 하자.
1. 2005년 1/4분기 ? 새로운 방법의 모색
2004년을 지나면서 인터넷이 신문매체를 뛰어넘는 중요 매체로 성장을 하고 있지만, 기존 광고주들이 인터넷 매체를 바라보는 시각은 사실 기존 4대 매체의 서브 매체 정도 였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집행하는 광고는 기업 인지도나 브랜딩의 측면보다는 고객 DB의 확보나 특정 타겟을 겨냥한 고객세분화에 기반한 기대들이 광고목적의 주류를 이루었다.
무엇보다 인터넷 매체에서의 브랜딩 광고에 대해 광고주들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었던 이유중의 하나는 바로 광고 지면의 한계 때문이었다. TV나 인쇄광고 같은 기존 4대 매체 광고에 비해 턱없이 작아 보이는 광고의 사이즈와 퀄리티(용량)의 제한은 바로 크리에이티브의 제한으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뉴미디어 광고전략이 기존 광고전략에 비해서 가장 다른 점이 무엇이겠는가? 그것은 매체에 대해서 고민을 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광고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가에 대해서 주로 고민을 했다면 인터넷 광고에 있어서는 그것과 함께 메시지를 어떤 형태로 어디에 전달할 것인가를 함께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에 진행된 대형기업들의 동영상 광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올 1/4분기에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었던 삼성전자 애니콜의 “애니모션”, BMW의 “BMW3stories”, 지오다노의 ‘그와 그녀의 이야기” 등이 그것이다.
2. 통합마케팅과 크로스미디어
크로스미디어와 온,오프라인 통합 마케팅 전략은 전혀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몇 년 전부터 수도 없이 이야기 되어 온 것이고 수많은 기업들이 이미 실행하고 있는 전략이다. 하지만, 그 한계도 분명했다. 검색엔진에 ‘~을 쳐보세요’ 나 이벤트에 대한 온오프간의 상호 공지 정도가 사실 크로스미디어의 대부분이 아니었던가. 하지만 앞서 얘기한 애니콜이나 지오다노, BMW의 사례를 보면 최초 기획단계부터 통합마케팅에 대한 철저한 매체 플래닝이 있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약간씩의 차이는 있지만 세 광고가 모두 비슷한 형태의 마케팅 전략을 취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우선 TV광고나 인쇄광고에서는 전체 제작물의 티저광고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동시에 PR을 통해서 이러한 제작물의 실체가 온라인을 통해서 서비스 되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또 온라인에서는 오프라인에서 소화하지 못하는 긴 분량의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소비자의 주목을 오랫동안 잡아두는데 성공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동영상들은 최초의 기대처럼 스트리밍, 다운로드, 스틸컷 등의 다양한 형태로 블로그와 카페, 메신저를 타고 멀리멀리 퍼져나가고 있다. 바야흐로 인터넷이 서브매체(sub media)가 아닌 대안 매체(alternative media)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3. 이제 광고도 흥행이다
여기서 또 하나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것은 그 동영상들이 광고라기 보다는 컨텐츠에 가깝다는 것이다.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마케팅’의 개념으로 소개되고 있는 이러한 광고 동영상들을 보면 제품이나 기업이 아주 소극적으로 소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애니모션에서는 애니콜 제품이 전체에 비해 아주 잠깐 비추고 있고, BMW나 지오다노의 사례에 있어서도 자사의 제품은 전체 스토리를 이끌고 가는데 필요한 소품일 뿐이다.
여기에서 바로 마케터의 고민이 엿보인다. 제품을 자주 보여주고 그 제품이 가지는 다양한 장점을 최대한 노출하고 싶은 마음이 왜 없겠는가? 하지만 이러한 동영상을 통한 브랜딩 광고에 있어서 제품에 관한 메시지는 강하면 강할수록 소비자의 수용성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즉 소비자가 이것을 광고라고 인식하는 순간 그것의 매력은 반감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제품과 기업에 대한 긍정적 체험과 세일즈를 목적으로 하는 광고에서 그것을 최대한 억제해야 광고가 성공한다는 것 아이러니컬 하지만 사실인 것을.
다시 보면 이것 역시 새로운 전략이나 광고기법은 아니다. 눈치챘겠지만 이미 영화나 드라마, 뮤직비디오의 PPL 광고가 오래 전부터 존재하지 않았는가. 달라진 것이 있다면 기존에는 엔터테인먼트 컨텐츠 자체가 가지고 있던 주도권을 기업이 가지게 되었다는 것뿐이다.
4. 동영상 브랜딩 광고의 한계와 과제
이제 광고도 흥행이라면, 광고가 가지는 리스크 역시도 커지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특징이 바로 대박과 쪽박으로 구분되는 흥행 리스크와 시장 예측에 대한 불확실성이 아닌가. 이제 남은 숙제는 바로 이러한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수억을 투자해서 만든 광고 컨텐츠가 생각처럼 떠주질 않는다면 그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 이러한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 가장 손쉬운 방법 중에 하나가 바로 빅모델이나 스타감독을 활용하는 것일 것이고, 앞서 말한 사례들도 이러한 공식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정답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현재의 이런 광고 컨텐츠가 가지는 한계 중에 가장 중요한 점은 아직까지 크리에이티브의 제작이 기존 오프라인 프로덕션 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아직까지 완전하게 온라인의 특성들을 흡수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즉 온라인의 최대 강점인 고객과의 인터액션을 통해 참여를 유도한다던가, 고객 스스로 컨텐츠를 확대, 재생산하게 만드는데 미흡함이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온라인을 고려한 정교한 스토리텔링이 아쉬운 것이다.
5. 동영상 브랜딩 광고를 만들고 싶다면
새로운 매체 환경 속에서 온라인 광고에 대한 기대 가치를 높이고, 동영상 등의 엔터테인먼트 컨텐츠를 동한 광고를 만들고 싶다면,
첫째, 광고제작에 있어서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 목적이 세일즈 프로모션인지, 인지도 제고를 위한 것인지 Date Base의 확보인지, 아니면 다른 것인지를 분명히 이해하고 그 목적에 부합하는 크리에이티브와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미디어에 대한 철저한 이해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매체는 점점 세분화, 전문화 되고 있고, 매스 미디어의 영향력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특히나 인터넷 매체의 경우에는 매체에 따라 지역별, 성별, 연령별 등의 인구지리통계학적 특징 외에도 매체의 서비스별로 강약점등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이러한 매체에 대한 부분은 광고를 만들고 나서 고민한다면 이미 늦다. 작가가 특정 배우를 고려하고 시나리오를 쓰듯이 광고의 최초 기획단계에서부터 매체에 대한 고려는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광고효과에 대한 과학적 측정이다. 인터넷 광고는 노출과 클릭, 가입, 구매등 기존의 오프라인 광고들이 정확히 해내지 못했던 데이터들을 비교적 정확하게 측정해 내고 있다. 하지만 그 역사가 짧은 만큼 그것들이 의미하는 바를 분석해 내는 툴과 기존 매체와의 비교, 그리고 자연스럽게 바이럴을 통해 확산되는 것들에 대한 데이타화 등은 취약함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광고주에서 광고비를 더 받아내고 싶다면 인터넷 광고가 기존 광고에 비해 효과적임을 증명해 내는 방법 외에는 없다.
나가면서
미국에는 Tv anytime이나 Tivo가 있고, 한국에는 P2P와 Divx Player가 있다. 인터넷을 시작으로 모바일, 디지털TV 등 뉴미디어가 확산되면 될수록 소비자의 광고에 대한 선택권은 확대되고, 또 광고에 대한 기피현상은 더욱 가속화 될 것이다. 이제 마케터나 광고 기획자는 좀 더 정교하고 교묘한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파고들 방법을 찾을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광고의 흥행산업화, 엔터테인먼트 컨텐츠화는 더욱 가속화 될 것이다. 2005년에는 빅모델이 아니어도 재미있고, 볼만한 광고 컨텐츠가 인터넷에 많이 떠돌기를 기대해 본다
이 제 면 비욘드마케팅그룹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