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Issue/Interview] 더 넓게, 더 가까이 파고들기
뜨겁다. 여름이라 더 뜨겁다. 올해 국내 맥주시장은 롯데주류 클라우드의 본격 출시와 함께 수입 브랜드의 맹공까지 가해지며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저도주 경쟁을 벌이는 소주시장의 팽팽한 줄다리기 역시 여전하다. 소수가 각축전을 벌이는 과점 형태의 주류시장에서 제대로 살아남기 위한 마케팅 생존 전략은 과연 무엇일까?
어카운트솔루션8팀은 어떤 브랜드를 담당하고 있나?
장현웅 선임 : ‘클라우드’는 롯데주류가 오랜 준비 끝에 야심 차게 출시한 새로운 맥주 브랜드다. 맥주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는 만큼 기존 국내 맥주와 확실한 차별화 포인트를 잡아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그동안 국산 맥주는 맛이 밍밍하다는 평을 많이 들었는데, ‘클라우드’는 오리지널 그래비티(Original Gravity) 공법으로 물을 타지 않아 진하고 향기롭다는 점을 직접 화법으로 전하고 있다. 전지현을 모델로 선정한 것도 성공적인 한 수였다.
양영철 수석 : ‘처음처럼’은 2006년 혜성처럼 등장했지만, 현재 수도권 점유율 40%대에 이를 만큼 빠르게 성장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알칼리 환원수, 천연 암반수로 만든 ‘부드러운 소주’라는 컨셉트를 이어가고 있다. 소비자가 점점 더 순한 소주를 찾는 만큼 부드러움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오민석 대리 : 1986년 처음 출시된 ‘청하’는 주류시장의 장수 브랜드로 꼽힌다. 무엇보다 마케팅에 큰 힘을 쓰지 않아도 지속적인 매출을 창출하는 캐시 카우(Cash Cow)이기도 하다. 하지만 올드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젊은 층을 새로운 타깃으로 삼고자 2011년부터 ‘좋은 술자리’라는 컨셉트로 다가가고 있다. 독주와는 완전히 선을 그으며 저도주 시장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주류시장만의 특징이 있다면?
김경호 팀장 : 주류시장은 몇몇 대표 브랜드끼리 경쟁하는 과점 형태로 형성되어 한마디로 ‘전쟁’이다. 소주는 두 브랜드가 치열하게 맞서고 있다. 맥주시장은 국내 맥주가 삼파전 양상을 띠게 되었고, 다양한 외국 맥주까지 저렴한 가격에 들어오면서 생존 경쟁이 치열해졌다. 공격적인 마케팅이 필요하지만, 최근 규제가 강화되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주류시장은 한마디로 ‘전쟁’이다. 소주는 두 브랜드가 치열하게 맞서고 있고, 맥주시장은 클라우드의 본격 진출로 삼파전이 시작됐다. 여기에 수입 브랜드까지 공격적으로 가세해 생존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주류는 소비자의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 쉽게 움직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를 뚫고 들어갈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
이주석 대리 : 지역 브랜드 소주는 이제 싸움의 판을 서울과 경기권까지 넓히고 있다. 수도권 대형 마트나 주점으로 유통처를 폭넓게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는 업주가 권하는 브랜드를 자연스레 취했다면, 이제는 소비자가 직접 자신이 원하는 브랜드를 지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 때문에 주류 마케팅에서는 브랜드명을 명확하고 강렬하게 주입함이 중요하다.
손민 선임 : 주류는 소비자의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 쉽게 움직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를 뚫을 전략이 필요하다.
오민석 대리 : 술은 여럿이 마시기 때문에 그중 누군가 권하면 브랜드 스위칭(Brand Switching)이 크게 일어나기도 한다.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광고의 역할이 중요하다.
노출이 제한적인 주류 마케팅은 광범위한 전략이 필요할 것 같다.
김경호 팀장 : 정부 규제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제한한 TV와 라디오 주류광고 금지 규정이 내년 하반기부터는 인터넷(IP) TV, 이동방송(DMB) 등에도 확대 적용되고, 대중교통수단과 옥외 광고물에도 주류광고가 제한된다. 지금부터 다양한 채널을 고민하고 있다. ‘처음처럼’은 ‘투 트랙(Two Track)’ 전략을 세우고 있다. 조인성과 고준희를 모델로 한 동영상 광고가 메인 트랙이라면, 서브 트랙은 20대 영타깃을 대상으로 SNS, 유튜브, 온라인을 활용한다. 이는 고객 접점에서 인터랙티브하게 피드백받을 수 있는 채널로, 20대의 공감을 유도하며 브랜드에 대한 친밀감을 키우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주석 대리 : 2012년 12월 당시, 소주시장은 영타깃을 잡는 게 관건이었다. ‘처음처럼’은 SNS상에서 구하라, 현아, 효린의 댄스 배틀 캠페인을 진행하며 단숨에 400만 클릭을 유도했다. 자연스럽게 젊은 층 사이에서 붐업이 됐다. 이후 경쟁사도 비슷한 캠페인을 펼쳤다. ‘처음처럼’은 시장 점유율에서 아직 No.2다. 하지만 마케팅에서는 늘 한발 앞서는 No.1으로 꼽힌다.
양영철 수석 : 주류법 때문에 프로모션에도 규제가 많다. 제품을 직접 제공하는 것이 아닌 소비자를 모이게 한 다음 체험하도록 하는 이벤트를 자주 하는 편이다.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접점에서 적극적으로 마케팅할 수 있다는 게 주류 마케팅의 특징이기도 하다.
김나경 대리 : 새로 출시된 브랜드 클라우드는 소비자의 직접 경험을 늘리기 위해 젊은 타깃 중심으로 클럽 파티도 주최했다.
모델 선정은 어떤가?
양영철 수석 : 모델의 이미지와 잘 매칭함이 중요하다. ‘처음처럼’이 모델 활용을 잘한 경우다. 이효리와 함께한 ‘흔들어라’ 캠페인은 효리주가 생길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고, 매출 역시 급격하게 올랐다. 하지만 이미지가 모델 한 명으로 굳어져서도 안 된다.
지민지 사원 : 지역주는 해당 지역 출신이나 그곳에서 특별히 호의적 모델을 쓰는 것도 전략이다.
김나경 대리 : 이번 ‘클라우드’ 론칭에 전지현을 모델로 기용한 것도 성공적으로 평가한다. 기존 맥주광고는 남성적 이미지를 강조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었다. ‘클라우드’는 이 공식을 깼다. 여자 모델을 과감히 기용해 브랜드가 품고 있는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담을 수 있었다.
향후 주류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나?
김경호 팀장 : 사회 분위기가 금연만큼 금주를 유도하고 있다. 경기도 쉽게 활성화될 것 같지 않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소주 같은 저가의 술이 도움을 받는 측면이 있다. 대신 위스키 같은 고가의 술은 고전을 면치 못한다. 양극화 현상이 점점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의 트렌드는 저도주화다. 소주는 도수의 영역 파괴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도수를 지속적으로 낮추는 추세지만, 앞으로 기존 저도주 영역을 침범할 정도로 도수를 파격적으로 낮추는 시도가 이어지지 않을까 예상된다. 양주 역시 칵테일용으로 도수를 낮추고 있다. 양주 40도, 소주 20도, 맥주 4~5도라는 정형화된 틀이 깨지고 있다. 맥주시장은 ‘클라우드’가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해 브랜드 경쟁력을 확보하는 중이다. 조만간 국내 맥주시장의 견고한 철옹성을 흔들며 본격적인 삼파전이 벌어지지 않을까 싶다.
장현웅 선임 : 광고 규제가 심해지면서 그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예전에는 영상매체에 힘을 모았다면 앞으로는 다양한 소비자 접점을 발굴해 직접 찾아 나서야 한다.
김나경 대리 : 다양한 수입 맥주가 우리 삶에 친숙하게 파고들고 있다. 선택의 폭이 넓어진 소비자는 이제 자신에게 맞는 브랜드를 가리고 있다. 이를 놓쳐서는 안 된다.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소통하며 브랜드를 명확히 인식시켜야 선택받을 수 있다.
손민 선임 : 음주를 즐기는 분위기도 변하고 있다. 웰빙에 대한 관심,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술 자체를 흥청망청 즐기는 게 아니라 좋은 술을 여유롭게 즐기며 마시는 분위기다. 결국 품질 좋은 브랜드가 선전하리라고 본다.
광고인으로서 나만의 원칙이 있다면?
김나경 대리 : 소비자 이야기를 많이 듣고, 직접 소비자가 되어본다. 내 브랜드, 내 광고에만 빠져 있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다양한 제품을 만나고, 다양한 광고를 접하며 객관적 시선과 사고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손민 선임 : 트렌드가 전반적으로 어떻게 흘러가는지 항상 주시하고 있다. 재미있는 광고, 눈에 띄는 광고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어필하는 광고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
이주석 대리 : 광고를 기획, 제작하는 광고인으로서 ‘내가 만일 소비자라면?’이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하는 것 같다. 광고인의 관점이 아니라 소비자의 기준으로 내가 만든 광고, 또 경쟁사 광고를 보려고 한다.
장현웅 선임 :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제품에 대해 제대로 공부하는 것이다. 젊은 광고인은 트렌드만 좇다 정작 제품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광고인의 기본, 제품을 제대로 아는 것을 제1원칙으로 삼는다.
양영철 수석 : 자신이 맡은 브랜드를 사랑하는 것도 기본이다. 나는 ‘처음처럼’을 진심으로 사랑한다. 그렇다고 주류팀이 술을 잘 마실거라는 오해는 없었으면 한다. 소주 한 병이면 취하는 사람이다.
Word by 강현숙(편집부) Photographer 정수원
대홍기획 주류 브랜드 AE
롯데주류 모든 브랜드의 마케팅 전략은 어카운트솔루션8팀에서 나온다. 소비자 입장에서 제품을 제대로 보고, 무엇보다 브랜드를 사랑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라는 그들. 공격적이되 유연한 전략으로 한발 앞선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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