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에 바란다
구색 갖췄지만 우려 여전... 운영에 각계 시선 집중
많은 기대와 우려 속에 최근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이하 평가위)가 정식 출범했다. 허남진 한라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선임한 평가위는 입·퇴출을 심사하는 1, 2소위원회(위원장 배정근, 김병희)를 구성, 12월 중으로 포털의 제휴평가기준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힌 상태이며, 포털도 조만간 마련될 기준안을 바탕으로 제휴평가 업무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업계 안팎에서는 평가위가 포털의 뉴스 유통으로 인해 제기되어온 수많은 문제들을 제대로 해소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그 동안 제기되어 온 포털의 문제점들을 살펴보자. 정치권에서는 올해 상반기 네이버·다음의 모바일 뉴스 메인 화면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포털의 편향성 문제를 제기하였고, 조선일보에서도 자체조사 결과를 통해 포털의 자의적 뉴스 취사선택 및 편집 문제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허승호 한국신문협회 사무총장은 한 토론회에서 “취재할 인력이 없는 매체의 뉴스가 포털 메인에 위치하는 경우가 30% 이상”이라며 포털의 편집원칙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으며, 기업들도 포털의 언론으로서의 책임감 결여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는 등 각계에서 앞 다퉈 포털의 뉴스 서비스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포털은 뉴스 유통의 80%를 차지할 만큼 국민의식과 여론에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위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포털에서의 뉴스 유통 폐해는 국민들로 하여금 전체 언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확산될 우려가 크다. 광고시장을 교란한다는 점에서도 심각한 문제다. 이에 광고총연합회 등 광고 3단체와 광고학회는 ‘포털의 뉴스 유통 서비스에 대한 법률 제정 청원’을 시작으로 인터넷 언론 생태계 정상화를 위한 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이러한 기조를 바탕으로 평가위에 바라는 세 가지를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포털의 제휴 언론사 평가에 대한
엄격한 심사 기준이 마련되어져야 한다.
현재 1,000여 개의 인터넷 언론사가 포털과의 뉴스 제휴를 맺고 있다. 이들 중에는 매체로서의 낮은 인지도를 만회하기 위해 어뷰징을 일삼고, 질 높은 뉴스 콘텐츠를 통한 공정한 경쟁보다 선정적이고 흥미 위주의 낚시성 기사를 통해 클릭을 유도하고 있다. 심지어 과거 기사를 베끼거나 왜곡하여 이를 빌미로 기업을 압박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에 새롭게 출범한 평가위에서는 제휴 매체 입·퇴출 심사 시 언론사의 취재 여력 및 기사 수준, 매체 신뢰도 등이 반영될 수 있는 엄격한 심사기준을 마련하고, 유사언론행위가 근절될 수 있도록 부당한 광고 및 협찬 강요를 받은 기업 의견 등이 적극 수렴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둘째, 포털에서의 뉴스 어뷰징 근절을 위한
실질적인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
현재 일부긴 하지만 적지 않은 수의 인터넷 언론사들은 포털의 뉴스 유통 구조 속에서 뉴스 어뷰징 등을 통해 언론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신뢰성이 담보된 양질의 자체 취재기사보다 선정적이고 의도적인 어뷰징 기사가 더 많이 노출되는 변질된 언론 환경은 결국 주요 매체들까지 비상식적인 트래픽 경쟁에 뛰어들게 하는 상황을 야기하고 말았다. 이러한 작금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평가위가 어뷰징의 정의와 범위 등을 규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포털 측에 어뷰징 행위 전수조사를 실시토록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조사결과를 분기별·반기별로 발표, 문제 매체에 대해서는 매체명 발표와 함께 제휴 해지 등의 강력한 제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셋째, 평가위는 포털의 ‘조력자’가 아닌
뉴스 환경 개선의 ‘길라잡이’가 되어야 한다.
포털은 그동안 뉴스 유통으로 인한 폐해를 자신들은 “언론사가 아니다”며 “해당 언론사와 직접 해결하라”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 왔다. 지금도 포털은 평가위 활동진행 과정에 대해 “평가위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는 식의 답변을 내놓는 등 관망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평가위가 포털의 눈치를 보고, 포털의 입맛에 맞는 결과만 내놓는다면 결국 평가위도 포털의 비정상적인 뉴스 비즈니스 모델을 옹호해 주는 역할에 그칠 위험이 크다. 따라서 평가위는 ‘국내 인터넷 뉴스 생태계의 건강한 발전’이라는 구성 취지를 살려 포털의 본질적인 문제점을 정확히 짚어내고,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결단력 있는 움직임을 취해야 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포털의 의지다. 포털이 인터넷 뉴스 생태계가 혼탁해진 주요 원인이 뉴스제휴 정책 실패와 뉴스 유통 언론으로서의 책임회피에서 비롯되었음을 직시하고,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하려는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자세를 보여준다면 우리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우려의 시선들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국내 인터넷 뉴스 생태계의 건강한 발전’을 위한 뉴스제휴평가위원회와 포털의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KAA 진단]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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