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을 맞이해 방송, 서적 등 다양한 채널에서 가장 많이 눈에 띄는 단어, 바로 ‘트렌드’입니다. 2016년은 ‘마이 리틀 텔레비전’으로 대표되는 1인 미디어의 급부상, B급 감성에 기반을 두어 다양하고 은밀한 취미를 공유하는 ‘취향 공동체’ 등 다양한 트렌드가 있었는데요. 그렇다면 2017년 트렌드는 어떨까요? 우리는 어떤 것들을 먹고, 입고, 사게 될까요? 김난도 교수와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가 소개한 ‘트렌드 코리아 2017’ 10가지 트렌드 중에서 의식주(衣食住)와 관련된 대표적인 3가지 키워드를 선정하여 만나봅니다.
2017년 트렌드 무엇을 먹을 것인가? 1코노미 세대의 가성비 식사법
올해 9월, 통계청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1인 가구의 비율은 27.2% 수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가구 유형에서는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새해에는 1인 가구를 타깃으로 하는 1인 시장, 이른바 ‘1코노미(1인 가구+이코노미)’가 지금보다 더 빠르게 성장할 예정입니다. 그중 음식 분야는 가장 눈에 띄게 변화하는 것은 물론, 2017년에도 가장 많은 변화를 보여 줄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입니다.
2017년 다양한 변화를 기대해볼 만한 메뉴 중 하나는 바로 편의점 도시락인데요. 도시락은 2016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였던 ‘가성비’의 대표주자로, 다양한 메뉴, 저렴한 가격으로 ‘혼밥족’을 사로잡았습니다. 주요 편의점에 출시된 ‘장어 덮밥’과 같은 프리미엄 도시락은 앞으로 변화할 도시락 시장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죠.
프리미엄 도시락은 일반 편의점 도시락보다 상대적으로 2~3배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높은 인기를 얻었습니다. 이를 통해 요즘 세대가 원하는 ‘가성비’란 단순히 저렴한 가격만으로 성립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라면 과감히 지갑을 여는 1코노미 피플은 ‘저렴한 가격’이 아닌 ‘품질에 걸맞은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새로운 명제를 기업에 던졌습니다. 이처럼 가격에 맞는 품질을 충족할 때 성립되는 1코노미 시장의 가성비 원칙은 외식업계 전반의 기준이 되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갈 것으로 기대됩니다.
2017 트렌드 무엇을 입을 것인가? 프로 일반인과 B+ 프리미엄
그렇다면 새해 패션 분야에는 어떤 소비 트렌드가 두드러질까요? 그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첫 번째 키워드는 ‘프로 일반인’입니다. 얼핏 서로 대립하는 의미를 가진 두 단어, ‘프로 일반인’이란 1인 미디어의 확산에 따라 SNS, 유튜브 등에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는 ‘리뷰어’입니다.
직접 경험을 토대로 한 사용 후기는 그 자체로 공감과 확산을 불러일으키는데요. 최근에는 많은 기업이 전통적인 매체 광고와 함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의 MCN(Multi Channel Network) 크리에이터와 함께하는 리뷰의 형태로 네이티브 광고를 집행하고 있습니다.
프로 일반인의 생생한 리뷰 활동은 패션 분야 두 번째 키워드인 ‘B+ 프리미엄’과 맞닿아 있습니다. B+ 프리미엄은 평범한 제품에 특별한 ‘가치’를 더한다는 개념입니다. 소위 ‘A급’ 럭셔리 브랜드, 그리고 대중적인 중저가 브랜드 ‘C급’, 그 사이의 B급 브랜드에 ‘플러스’를 더해 나만의 특별한 브랜드 가치를 만드는 것이죠.
B+ 프리미엄의 대표적 브랜드로는 스위스 브랜드 ‘프라이탁’이 있습니다. 소위 명품 백 등으로 대변되는 럭셔리 브랜드와 달리, 프라이탁은 자동차의 안전띠, 폐자전거의 고무 튜브 등 재활용 소재를 활용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가방을 만듭니다.
빗물에 젖지 않는 것은 물론 때가 타도 티가 잘 나지 않아 실용적이고요. 모든 제품은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며,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므로 같은 패턴의 가방은 하나도 없습니다. 아울러 합리적인 가격대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가방 하나하나마다 유니크한 매력을 가진 프라이탁은 평범한 B급 브랜드에 가치와 스토리를 플러스해 프리미엄을 창출한 대표적인 예입니다.
프라이탁과 같이 새해에는 과연 어떤 브랜드가 우리에게 ‘플러스’를 갖고 다가올까요? 프로 일반인과 B+ 프리미엄의 활약을 지켜보며, 그 안에서 대중은 어떤 만족을 느끼고 어떤 메시지를 발신할지 지켜보는 일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2017 트렌드 무엇을 살 것인가? YOLO 라이프 세대가 사는 법
사는(live) 것은 사는(buy)것이다
익숙한 표현이지만 들을 때마다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말입니다. 이 문장은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이 결국 ‘무엇을 소비하는가’로 극명하게 정의된다는 현실을 알려주죠.
2016년에 이어 2017년 트렌드는 사람들이 삶을 대하는 태도, 구체적으로 말해 ‘무엇을’, ‘왜’ 소비해야 하는가에 대한 관점의 변화를 보여줍니다. IMF 외환위기와 장기 경제침체를 겪어낸 세대는 이미 절약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삶은 계속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들은 가성비를 따지고, 스스로 판단한 가치를 부여해 나만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만듭니다.
이러한 라이프 스타일은 2017년 트렌드 키워드, ‘YOLO 라이프’로 대변할 수 있습니다. ‘You Only Live Once’의 약자인 YOLO는 ‘인생은 한 번뿐, 순간에 충실하자’는 의미입니다. YOLO 라이프를 추구하는 현대인은 자신의 모든 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단순하고 명쾌한 가치를 좇는 소비문화를 만들어 갑니다. 이는 ‘충동구매’와는 다릅니다. 현실을 직시하고, 불확실한 미래의 약속하기 어려운 즐거움보다는 지금, 바로 여기에서 나를 충족시키는 경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죠.
YOLO 라이프는 한 번 사는 인생, 남과 같은 가치에 매몰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삶을 뜻합니다. 여행하는 삶, 딩크의 삶, 평범한 일상에 나만의 가치와 이야기를 담아 특별한 프리미엄을 창출하는 삶…. 이 모든 것이 YOLO 라이프의 일면입니다.
2017년 새해를 맞이하는 당신의 ‘트렌드 키워드’는 무엇인가요? 트렌드를 짚어보며 ‘맞아, 맞아!’ 공감하기도 하고, 때로는 ‘에이~ 이건 아닌 것 같은데’ 생각할 때도 있는데요. 지금 이 순간, 우리 사회의 단면을 들여다보는 돋보기 역할을 하는 소비 트렌드를 살펴보며 ‘나’만의 공감과 또 다른 의견을 생각해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