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거인들의 전쟁
맥주는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술(Beverages) 중의 하나로, 기록에 의하면 BC6000년경 고대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에서 제조되기 사작되었다고 한다. 한편 맥주에 대한 최초의 화학적 증거는 이런 서부에 위치한 자그로스(Zagros)산맥에 있었던 고딘 테페(Godin Tepe)라는 유적지에서 발견되었는데, BC3500에서 31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맥주는 각종 곡물(보리, 밀, 옥수수, 쌀 등)에서 추출한 녹말을 발효시키고 양조과정을 거쳐 만든 술로 대부분이 홉(Hops)에서 풍기는 약간 씁쓸한 맛을 기본적으로 하되, 양조과정에서 추가되는 허브, 과일 등에 따라서 다양한 풍미(Flavour)를 갖게 된다.
축구와 맥주 소비의 상관 관계
맥주는 가장 오래된 술인 동시에 가장 많이 소비되는 술이자 물과 차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음료라고 할 수 있다. 유럽은 맥주 생산과 소비에서 세계 상위권으로 맥주 생산은 독일이 세계 1위이고 인당 소비는 체코가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표1~2). 영국은 생산에서는 3위를 그리고 인당 소비에서는 6위에 올라 만만치 않은 맥주 왕국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 실제 영국의 펍(Pub)에 가보면 전 세계적으로 지명도가 있는 웬만한 유명 맥주는 다 맛볼 수 있다. 특히 영국의 프로축구 리그인 프리미어 리그의 주요 경기가 있는 날이면 대부분의 펍이 TV중계와 맥주를 동시에 즐기기 위에 북적거리고 동시에 그날 경기의 재미와 강도에 따라 맥주의 소비도 동시에 올라가는 장면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맥주 거인들의 팽팽한 자존심 대결
그럼 실제 영국에서 가장 잘 팔리고 있는 맥주는 무엇일까? 2007년 11월 닐슬(Nielsen)미디어가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스텔라 아르투아(Stella Artois)가 1위, 칼링(Carling)이 2위, 포스터(Foster)가 3위 그리고 칼스버그(Carlsberg)와 버스와이저(Budweiser)가 각각 4위와 5위를 차지하고 있다.(표3)
한편, 슈퍼마켓에서 팔리는 수입 맥주 중에서는 코로나 엑스트라(Conora Extra), 라바트 블루(Labatt Blue)가 그 뒤를 잇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4).
이 중 특히 업계의 두 거인인 스텔라와 칼스버그의 시장 리더십경쟁이 치열한데, 2008년 3월 AC닐슨의 세일즈 통계를 인용해 칼스버그가 처음으로 스텔라를 누르고 라거(Larger)시장에서 1위를 달성했다고 대대적으로 발표(칼스버그가 4억 9500만 pints, 스텔라가 4억 9100만 pints)하자, 업계 리더인 스텔라 측은 칼스버그 측에서 통계에 다른 종류의 맥주도 포함시켰다며 즉각 반박(다른 종류의 맥주를 빼면 스텔라가 16.9%의 시장 점유율이고 칼스버그는 4.9%에 불가하다고 발표)하는 등 두 거인의 자존심 대결이 한치의 양보 없이 팽팽하게 진행되고 있다.
전통적인 국민 맥주 – 스텔라 아르투아
1990년대 한국에서 OB와 하이트의 대대적인 맥주 전쟁이 있었듯, 영국의 대표적인 맥주 거인들 역시 지속적으로 자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심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스텔라는 1926년 처음 소개된 알코올 도수 5.2%의 벨기에 맥주로 영국에서는 지난 20년간 업계 리더를 놓친 바 없는 실질적인 국민 맥주이다. 스텔라 아르투아는 유럽의 오래된 영화를 모방한 것과 같은 스타일로 유명한데, 실제 조나단 글레이저(Jonathan Glazer)와 같은 유명한 영화감독을 활용해 TV광고를 만들어 뭔가 오래되고 정교한 것을 좋아하는 유럽의 문화적 정서와 같은 맥락에서 스텔라의 이미지를 전달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채널 4(film 4)의 영화 프로그램과 장기 스폰서십을 체결, 지나간 영화를 집중적으로 방영해 주는 금요일 밤에서부터 주말 동안 주요 영화의 중간중간에 스텔라의 브랜딩 영상물을 지속적으로 노출되도록 하고 있다.
‘필름 크레딧(Film Credit, 영국에선 보통 영화 중간에 세 번의 시간이 있어, 총 55초 동안 스폰서십을 체결한 브랜드를 노출 할 수 있게 한다.)’ 이라고 하는 이 매체 기법의 장점은 반복되는 노출을 통해 비교적 거부감 없이 핵심타깃을 자연스럽게 브랜드와 연동(Engagement)되도록 만든다는 점(영화보는 시간 = 영화의 한 장면과 같은 스텔라의 영상물 = 스텔라를 먹는 시간)이다.
스텔라는 오랫동안 그들의 라거(Lager)광고에 ‘Reassuringly Expensive(안심할 만큼 비싼)’란 슬로건을 유지시켜 오다가 2007년 갑자기 뺐는데 그 이유는 재미있게도 영국에서 라거맥주가 폭력(욕구불만에 의한) 및 폭음(Bingedrinking)을 연상시킨다는 여론 때문이라고 한다.
Probably the best beer in the world – 칼스버그
칼스버그는 1847년 창립되어 덴마크 코펜하겐에 본사를 둔 칼스버그 그룹의 대표적인 브랜드(글로벌-칼스버그, 영국-칼스버그 엑스포트)로 1973년 이래 ‘Probably the best beer in the world(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좋은 맥주)’란 브랜드 메시지(Tagline)를 글로벌로 적용해 오고 있다.
단 영국에서는 ‘Ice-Cold in Alex(1958)’란 영화에서 주인공이 사막을 건너온 후 칼스버그 라거를 정말 실감나고 맛있게 마시는 장면이 인구에 회자(Buzz)되면서 ‘Worth waiting for(기다릴만한 가치가 있는)’란 멘트가 원래 슬로건보다 더 많이 알려지는 등 PPL효과를 톡톡히 본 바 있다.
칼스버그의 또 다른 대표적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툴은 스폰서십이다. 1988년 이래 칼스버그는 꾸준하게 축구와 관련된 투자를 늘려오고 있는데, ‘UEFA Euro 2004’에 이어 ‘UEFA Euro 2008’을 공식 후원하였고 영국의 대표적인 프로 축구 클럽인 리버풀FC와 1992년 이래 17년째 후원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칼스버그는 축구 이외에 골프와 스키 등 타 스포츠도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있는데, 종목이 무엇이건 간에 ‘Probably the best beer in the world’란 브랜드 메시지를 프로모션 슬로건으로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